믿었던 도끼에 발등을 찍힌 격이다. 한미약품의 기술수출 계약반환과 공시지연 논란에 대한 실망감으로 그동안 극찬을 이어왔던 증권가에서도 재평가 움직임이 일고 있다.
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한미약품의 목표주가를 상향했던 유진투자증권, 대신증권, SK투자증권, HMC투자증권, KTB투자증권 등은 불과 1거래일만에 목표가를 줄줄이 하향 조정했다.
증권업계는 지난달 30일 제넨텍에 대한 한미약품의 표적항암제 기술수출에 대해 “고기도 먹어본 놈이 잘 먹는다”, “기다리던 또 한번의 쾌거”라며 그동안 ‘기술수출 선도주’라고 분석해왔던 한미약품에 대해 극찬을 이어갔다.
하지만 당일 개장 29분 후 한미약품이 지난해 베링거인겔하임으로 기술수출했던 내성 표적항암제의 개발권리를 반환받았다는 공시로 그동안의 기대에 대한 실망감은 배가 됐다. 한미약품의 목표가를 지난달 30일 각각 109만원, 100만원으로 올려잡았던 유진투자증권과 대신증권은 4일 목표가를 각각 70만원, 74만원으로 30% 이상 낮췄다.
증권가에서는 한미약품의 기술수출 반환은 병가지상사(兵家之常事)라 할지라도 공시방법이 적절치 못했으며 이에 따른 투자신뢰도 하락이 문제라는 데 의견이 모이고 있다.
정보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호재에 뒤따른 악재 공시, 더군다나 장 시작 직후라는 공시 시점으로 시장에 논란이 일고 있다”며 “작년 2분기 기술수출 계약에 잇따른 적자실적 발표로 주가 폭락사태를 낸 후 2번째 사례라는 점에서 한미약품 자체에 대한 신뢰도 떨어졌다”고 말했다.
이혜린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17시간의 시차를 두고 대규모 호악재가 공시돼 혼란을 준 점과 글로벌 임상 중 발생한 중대한 부작용이 공시이전에 공론화되지 않은 점은 투자심리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디지털뉴스국 윤호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