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0년된 고려불화의 최고 걸작인 ‘수월관음도’가 한 국내 기업인의 역사와 문화재 사랑에 힘입어 고국 품으로 돌아오게 됐다.
26일 한국콜마에 따르면 이 회사 윤동한 회장은 일본에 반출된 국보급 고려불화인 수월관음도를 사재 25억원을 들여 구입한 뒤 국립중앙박물관에 영구기증한다.
윤 회장은 지난 6월 미술품 중간상을 통해 일본의 한 골동품상이 보유하고 있던 수월관음도를 구입했으며 소유권 이전 절차를 마무리한 뒤 이달초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 의사를 전달했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이달안에 기증을 받기 위한 내부 행정절차를 끝낸 후 10월초께 수월관음도를 기증받을 예정이다.
윤 회장은 미술품 중간상이 일본에 있는 수월관음도를 살 사람을 알아보고 다닌다는 사실을 올 봄 지인을 통해 듣게 됐다. 이 중간상은 한국내에서 구매 희망자가 나타나지 않으면 일본에서 판매처를 찾을 예정이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윤 회장은 즉시 구매를 결정했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한국에서 누군가 사지 않을 경우 계속 일본에 남을 수 밖에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직접 구입하기로 했다”며 “처음부터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을 염두에 두고 구매하신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국보급 문화재는 개인이 아니라 국가가 소유하고 관리해서 국민들이 모두 볼 수 있어야 한다는게 윤회장의 평소 지론”이라고 덧붙였다.
윤 회장은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 의사를 전하며 기증자의 외부공개 금지를 조건으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립중앙박물관 관계자는 “박물관 안에서도 몇사람만 알고 진행되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윤 회장이 기증키로 한 ‘수월관음도’는 14세기 고려불화의 백미로 꼽히는 작품이다. 전세계적으로 고려불화는 현재 약 160점 정도가 남아있다. 이중 130여점은 일본에 있고 나머지 20여점은 미국과 유럽의 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다. 고려말 왜구가 약탈해 가져간 것이 많고 일제시대 때 유출되기도 했다. 이미 일본은 고려불화의 가치를 알아챘던 것이다.
고려불화 중 최고 걸작인 ‘수월관음도’는 전세계적으로 40여점 밖에 남아있지 않고 국내에는 삼성 리움미물관, 호림박물관, 용인대박물관 등 일부 사립 박물관만 소장하고 있을 뿐 국·공립 박물관은 한점도 없다.
한국콜마 관계자는 “윤동한 회장께서 국립박물관이 우리 미술의 최고 걸작품을 한점도 보유하고 있지 않다는 사실을 알고 국립박물관에 기증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동인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