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D전문기업 서울반도체(대표 이정훈)가 미국 대형 글로벌 유통회사 K마트를 상대로 특허 전쟁에 나섰다.
서울반도체와 자회사 서울바이오시스는 K마트에 대해 미국 캘리포니아 연방법원에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했다고 11일 밝혔다. K마트는 연매출이 30조 원에 달하며 1000여개 매장을 갖추고 있는 대형 글로벌 유통회사다. 서울반도체 관계자는 “기존 특허소송들은 주로 LED 제조업체들을 대상으로 한 반면, 이번 특허소송은 유통·판매회사를 대상으로 한 것”이라면 “특허를 침해한 회사의 LED 제품을 유통·판매한 회사에도 책임이 있다는 걸 명확하게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반도체는 K마트가 판매하고 있는 LED 제품들이 8종의 특허를 침해했다고 보고 있다. 그 특허는 고연색성 구현기술, 형광체 조합기술, 멀티칩 실장기술, LED 에피층의 성장 및 칩 제조기술, 전방향성(옴니디렉션) LED 전구기술, 아크리치 MJT 기술 등 서울반도체가 원천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LED 제조 관련 핵심 특허 8종이다. 침해된 특허 중에는 2014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인 나카무라 슈지 교수의 LED 관련 특허와 그의 동료인 스티븐 덴바스 석좌교수가 개발한 LED 관련 특허도 포함됐다. 또 백열전구를 연상시키는 디자인으로 최근 미국 시장에서 각광받고 있는 LED 필라멘트 전구도 특허소송 제품 중 하나에 포함돼 있다.
이번 소송에는 글로벌 로펌 중 하나인 레이섬&왓킨스(Latham & Watkins)의 로렌스 갓츠(Lawrence Gott)가 수석 변호인으로 선임됐다. 갓스 변호인은 최근 서울반도체가 일본 렌즈기업 엔플라스를 상대로 한 특허소송에서도 엔플라스가 서울반도체의 특허를 고의적으로 침해했다는 판결을 얻어내며 소송을 승리로 이끈 바 있다. 이 외에도 챔버스(Chambers), 리걸 500(Legal 500) 등 소송 분야 전문 평가기관으로부터 수차례 최고의 특허소송 전문가로 선정된 바 있다.
서울반도체는 2003년 대만 AOT사를 상대로 한 특허소송 승소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50여 개 소송에서 모두 승소했다. 2014년에는 북미의 TV 제조기업 2곳에 특허침해소송을 제기해 침해판결 및 손해배상을 이끌어냈다. 올해는 일본의 렌즈 제조기업인 엔플라스를 상대로 특허 고의침해 및 400만달러의 손해배상 판결을 받아냈다. 자회사인 서울바이오시스 역시 올해 미국 UV 경화기 업체를 상대로 한 특허 침해 소송에서 승소했고, 지난달에는 자사의 고유기술로 지카바이러스를 옮기는 모기들을 최대 13배까지 잡을 수 있는 바이오레즈 기술을 침해한 미국의 UV 포충기 제조회사를 상대로 특허소송을 제기했다. 이 바이오레즈 기술이 적용된 포충기는 최근 지카바이러스로 인해 심각한 피해를 입고 있는 싱가폴 등의 동남아 국가들에 공급되고 있다.
남기범 서울반도체 중앙연구소장은 “특허가 존중돼야 창의적인 제품들이 지속적으로 세상에 출시되고 더욱 살기 좋은 환경이 만들어질 것으로 믿는다”며 “현재 제조·판매되고 있는 많은 특허침해제품들에 대해서 적극적으로 침해기업에 소송을 제기할 것이며, 일단 소송을 시작하면 끝까지 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제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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