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콜레라·C형간염·일본뇌염 환자 발생소식이 잇따르는 가운데, 동남아에선 지카바이러스 환자가 급증하며 감염병 불안이 확산되고 있다. 국무총리실은 4일 오후 감염병 대책 마련을 위한 관계부처 차관회의를 열고 후속조치를 논의했다.
거제에 이어 부산에서도 콜레라 환자가 발생했다. 올 들어 네 번째다. 부산에 사는 A(47)씨는 지난달 24일부터 28일까지 지인 2명과 함께 필리핀 여행을 다녀왔다. 귀국 다음 날인 29일 오후 6시께 부산의 한 식당에서 저녁을 먹은 뒤 오후 8시께 설사 증상이 발생했고 지난 3일 콜레라 판정을 받았다.
A씨의 가족, 필리핀 여행 동행자 2명, 식당 관계자와 의료진 등 환자와 접촉한 15명은 모두 음성 판정을 받았다. A씨는 필리핀 현지의 한 식당에서 제공한 물을 마신 것으로 알려졌다. A씨가 필리핀에서 감염됐다면 올해 첫 해외 유입 콜레라 환자가 된다.
보건당국은 A씨가 걸린 콜레라가 올해 발생한 다른 3가지 사례와 동일한 유전형인지 확인하기 위해 유전자지문분석(PFGE)중이다. 결과가 나오는 2~3일간 예의주시할 방침이다.
지난달 30일에는 광주에서 올해 첫 뇌염모기 환자가 발생했다. 51세 남성인 이 환자는 약 보름간 고열 증세를 보여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일본뇌염 모기가 10월까지 활동할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태국 등 동남아 국가의 지카바이러스 확산도 심상치 않다. 이들 나라는 우리나라 여행객들이 즐겨찾는 지역이어서 주의가 요구된다. 싱가포르에서는 지난달 27일 지카 환자가 첫 발생한 지 일주일만에 200여 명이 확진판정을 받았다. 이 중 2명은 임산부다. 싱가포르 당국은 지카바이러스 유전자를 분석한 결과 브라질의 지카바이러스 유전자와 다른 것으로 판명났다고 밝혔다.
이에 전문가들은 소두증을 유발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에 희망을 걸고 있다.
말레이시아는 싱가포르를 다녀온 여성이 확진판정을 받은지 이틀만에 해외 나간 적 없는 60대 남성이 지역감염 환자로 판명돼 긴장하고 있다. AFP통신은 말레이시아 보건부를 인용, 이 남성이 지카바이러스가 아닌 심장관련 합병증으로 목숨을 잃었다고 보도했다. 태국 북부에서도 최근 일주일새 9명이 지카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고, 올 상반기에만 97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한편 일본 간사이공항에선 카운터 업무를 보는 직원 30여 명이 집단으로 홍역에 감염됐다. 한국으로 하루 20편의 항공편이 운행중이라 감염 확산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신찬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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