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열을 차단하는 동시에 전기도 생산할 수 있는 반투명 태양전지 기술을 개발했다.
유승협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와 박남규 성균관대 화학공학부 교수 공동 연구진은 가시광선은 통과시키고 적외선은 반사시키는 태양전지를 개발했다고 1일 밝혔다.
태양전지는 빛을 흡수해 전기를 생산한다. 하지만 기존 상용화된 실리콘 기반 태양전지는 반투명하기 때문에 효율이 떨어진다. 연구진은 차세대 태양전지 재료로 주목받는 ‘페로브스카이트’를 광전변환 재료로 이용해 이같은 문제를 해결했다. 페로브스카이트는 도체, 부도체, 반도체의 성질과 초전도 현상까지 보이는 금속 산화물로 빛을 전기로 바꾸는 광전환효율이 높아 차세대 태양전지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연구진은 페로브스카이트 양면에 투명전극을 사용한 반투명 태양전지를 구현했다. 금속은 통상적으로 빛이 투과되지 않는다. 하지만 수십 나노미터 두께의 얇은 막으로 만든 뒤 그 위에 반사를 줄이는 절연층을 적층하면 반투명한 태양전지가 만들어진다. 유승협 교수는 “투명 전극 각 층의 두께를 세밀하게 조절해 사람의 눈에 보이는 가시광선 대역의 빛은 투과시키고, 눈에 보이지 않는 대역의 빛은 반사되도록 설계했다”며 “차량용 선팅 필름과 비슷한 수준인 7.4% 평균 가시광선 투과율을 갖는 동시에 13.3%의 광전변환효율을 보이는 반투명 태양전지 제작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이 만든 태양전지는 반사를 통해 열을 차단하기 때문에 빛에 노출되도 온도가 올라가지 않는다. 유승협 교수는 “열 차단 기능성 반투명 태양전지는 추가적인 광학 설계를 통해 색 조절도 가능하고 궁극적으로는 필름형으로도 제작 가능하다”며 “태양전지가 친환경 에너지를 생산은 물론 새로운 부가가치를 갖출 때 더 큰 시장을 개척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연구결과는 에너지분야 국제학술지인 ‘어드밴스드 에너지 머티리얼즈’ 지난달 20일자 표지논문으로 선정됐다.
[원호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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