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상사가 LG그룹의 물류창구를 일원화해 수익 안정성을 확보한 상황에서 삼성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을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삼성SDS의 물류BPO(비즈니스 프로세스 아웃소싱) 사업부문을 분할해 삼성물산 상사 사업부문과 합병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두 회사의 사업부문을 합병해 시너지를 내겠다는 전략으로 보고 있다. 또 삼성물산 상사부문의 새 둥지로 삼성SDS가 있는 서울 잠실 향군타워 동관이 낙점됐다는 점도 합병설에 힘을 싣고 있다. 상사부문 임직원 900명은 다음주 이곳으로 이동한다.
다만 삼성 측은 “합병설에 대해 확인해 줄 수 없다”는 공식입장을 내놨다.
삼성SDS는 물류관리 솔루션인 ‘첼로(Cello)’를 개발해 물류 BPO 사업에 적용하고 있다.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활용한 실시간 트래킹 서비스,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수요 예측, 데이터 분석 기술 등을 지원하는 4자물류(4PL) 서비스를 지원한다.
지난 2012년 삼성전자 물류를 맡았으며 세계 주요 지역에 물류 거점을 구축하고 있다. 현재 28개국 140여개 거점을 잇는 인프라가 만들어진 상태라고 전해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SDS는 당초 올해까지 인프라 구축을 완료해 1차 미션인 삼성전자의 물동량을 소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며 “이를 끝낸 후 다른 삼성 관계사나 다른 업체로부터 수요에 대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LG 계열사인 LG상사는 지난해 그룹 내 물류기업 범한 판토스의 지분 51%를 사들였고, 같은해 10월 범한 판토스가 LG전자의 물류 자회사 하이로지스틱스의 지분 100% 인수했다. 이를 통해 범한 판토스를 중심으로 육상·해상·항공 물류 등 LG 물류창구를 일원화하면서 효율성을 높였고 LG상사는 재무 구조를 개선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 올해 1분기 LG상사의 물류 사업부문 영업이익은 260억원으로 전체 영업이익의 58.3%를 차지했다. 범한 판토스의 실적은 크게 늘어나지 않았지만 LG상사가 캐쉬카우를 확보했다는 평가다. 범한 판토스는 올해 초 벌크사업팀을 신설해 상사와의 시너지 효과를 증대시키기 위해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삼성SDS의 물류BPO 사업부문도 성장성이 높다는 점에서 삼성물산 상사부문과 합병할 경우 수익성에 기여할 수 있을 전망이다. 삼성SDS의 물류BPO 사업부문의 1분기 영업이익은 220억원으로 전년 동기 100억원보다 2배 이상 성장했다. 향후 계열사 내 물류 비중 확대를 고려하면 물류BPO 사업부문의 성장세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진성혜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 삼성전자와 삼성 관련 업체들의 물류비는 약 3조원 후반대 수준일 것으로 추정한다”며 “장기적으로 삼성SDS의 물류BPO 매출은 약 4조5000억원 내외까지 성장 가능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편, 삼성물산이 보유하고 있는 삼성SDS 지분율은 17.08%로 2대 주주다. 1대주주는 22.58%의 지분율을 기록하고 있는 삼성전자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지분율은 9.2%이며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3.9%), 이서현 삼성물산 패션부문장(3.9%) 등 오너가의 지분율 합계는 17%에 달한다.
[디지털뉴스국 박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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