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구글, 페이스북 등 글로벌 기업들이 가상현실(VR) 시장에 잇따라 뛰어들고 있는 가운데 애플은 이미 21년 전에 가상현실(VR)을 개발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인터넷 경제매체 비즈니스인사이더는 지난달 29일 애플이 21년 전 VR 기술인 ‘퀵타임 VR’(QuickTime VR)을 개발했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퀵타임 VR’은 1995년 애플 내 개발 그룹인 ‘휴먼 인터페이스 그룹’이 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퀵타임 VR’의 기술은 현재 360도 영상과 비슷한 방식으로 사용자가 마우스를 움직이면 공간을 3차원으로 볼 수 있다. 다만 영상이 아니고 수백만번 촬영한 사진들을 한 장씩 이어 붙여 만드는 방식이다. 당시 애플은 이를 위해 슈퍼컴퓨터 크래이(Cray)를 구입해야 했다.
당시 퀵타임 VR 개발자 중 한명이었던 댄 오설리번(Dan O‘Sullivan) 뉴욕대 교수는 “수백만장의 사진을 하나로 이어 붙여서 생동감 있게 만들었다”며 “렌즈가 하나인 카메라 한 대로 모든 작업을 처리했다”고 밝혔다. ’퀵타임 VR‘은 지난 1994년 당대 이슈였던 OJ 심슨 사건에 활용되면서 큰 관심을 얻었다.
당시 미국 방송사 NBC의 방송 프로듀서였던 데이비드 보맨(David Bohrman)은 “핏자국, 발자국 등이 발견된 사건 현장 골목을 10~12군데를 촬영했다”며 “이를 통해 분석한 결과 심슨의 차로 향했거나 해당 차가 심슨이 있는 곳으로 향했다는 것을 알아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OJ 심슨 사건은 백인 여배우 니콜 심슨과 그의 애인 애일론이 숨진 채 발견되자, 니콜의 남폄인 OJ 심슨이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됐던 사건이다.
이후 퀵타임 VR팀은 스티브 잡스가 애플로 돌아온 뒤 1997년 기자회견을 마지막으로 해산됐다. 하지만 2006년 후반까지 아이팟 등에 기술이 적용됐다.
존 스컬리(John Sculley) 애플 전 CEO는 “애플은 데이터를 활용하는 구글과 페이스북과 비교하면 IT 기술을 선도하는 기업은 아니지만 사용자 경험 측면에서는 세상을 이끌고 있다”며 “퀵타임 VR이 가장 훌륭한 사례가 아닐까 싶다”고 밝혔다.
[디지털뉴스국 홍두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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