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액 상태로 보관이 쉽고 특유의 향도 강한 더치커피의 카페인 함량이 일반 아메리카노보다 월등히 높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8일 한국소비자원은 시중 대형마트와 커피전문점, 온라인 쇼핑몰 등을 통해 판매되는 더치커피 30개 제품을 상대로 성분조사와 제품 표시사항 등을 조사했다고 밝혔다.
그 결과 더치커피 모든 제품의 평균 카페인 함량은 1.7㎎/㎖로 일반 커피전문점 아메리카노 커피(0.4㎎/㎖)보다 4배 이상 높았다. 물론 더치커피는 보통 원액에 물을 희석해 마시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아메리카노 350㎖ 1잔에 카페인 140㎎이 포함된 반면 더치커피 원액을 물과 1대3 비율로 섞어 마실 경우(희석액 350㎖), 카페인 함량이 평균 149㎎으로 아메리카노 한 잔보다 더 높았다.
카페인이 100㎖당 15㎎ 이상 함유된 액상음료는 고카페인 음료로 분류된다. 따라서 더치커피를 많이 마시면 카페인 하루 섭취권고량(성인 400㎎ 이하, 임산부 300㎎ 이하)을 초과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시중 더치커피 제품 가운데 고카페인 함유를 경고하거나 임산부·카페인 민감자의 섭취 주의를 제품 포장에 표시한 경우는 극히 적었다. 30개 제품 중 커피 유형으로 허가 받은 27개 가운데 22개(81.5%)는 고카페인 음료임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표시를 누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카페인 함량이 표시된 14개 제품 중 4개는 표시 허용오차 기준(표시함량 대비 120% 미만)을 초과한 카페인을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위생 또한 불량한 제품이 적발됐다. 커피 유형 3개 제품(10%)은 일반 세균 기준치(1㎖당 100개)를 최소 17배에서 최대 9900배 초과했고 1개 제품에서는 대장균군도 나왔다. 더치커피는 저온에서 장시간(3~24시간) 추출하는 등 숙성 과정을 거쳐 유통되기 때문에 커피원두나 물, 용기, 작업자 등의 비위생 관리가 세균 오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일반 세균 기준치를 초과한 제품은 투멤버(제조사 더치원), 콜드 프레소 케냐(씨큐브·코디아 아이앤티), 딥앤더치 더치커피(딥앤더치) 등 모두 온라인몰에서 판매되는 제품이었으며 이 가운데 딥앤더치 더치커피에서 대장균군 양성 반응이 나왔다.
소비자원은 비위생 제품 제조사와 제품표시 기준 위반 업체에 대해 제품 회수와 판매 중단, 표시사항 개선 등을 각각 권고 조치했다. 아울러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더치커피 제조·유통 위생관리 강화를 정식 건의하기로 했다.
[서진우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