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업 불황으로 고전하고 있는 현대상선이 벌크선 전용사업부를 매각해 1000억원 가량의 현금확보에 나선다. 현대상선은 지난해 보유 현대증권 매각에 실패한 이후 재무구조 개선에 힘을 쓰고 있는 상황이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은 벌크선 사업부를 에이치라인해운에 1000억원 안팎에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상선과 에이치라인해운은 이번 딜을 성사시키기 위해 해당 선박 운송계약을 맺은 화주들과 더불어 선박금융을 내준 금융사 등을 대상으로 동의를 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대상선 벌크선 사업부는 지난해 3분기 기준 매출액 8057억원을 기록해 현대상선 주요 매출 중 17.35% 비중을 차지했다. 이는 현대상선내에서 컨테이너부문(매출액 3조4845억원) 비중 75.02%에 이어 두번째다.
에이치라인해운은 현대상선 벌크선 사업부를 인수하며 국내 벌크선 부문에서 확고한 강자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에이치라인해운은 사모투자펀드(PEF) 한앤컴퍼니가 보유하고 있는 벌크선 전문 선사로 지난해 초 한진해운 벌크선 사업부가 분사되며 설립된 회사다.
벌크전용선 사업은 현대상선이 지난 2103년 자구안을 마련하며 이 사업 등을 담보로 영구채를 발행하겠다는 계획을 세운바 있다. 이를 위해 지난해 10월 재무구조 개선차원에서 현대벌크라인이란 자회사를 만들어 벌크전용선 사업부를 매각했고, 현대벌크라인을 담보로 3000억원대 영구채 발행을 추진 중이었다. 그러나 현대상선은 지속적으로 기업 신용등급이 하락하고, 해운업황도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아 영구채 발행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런 상황에 결국 벌크전용사업 매각이라는 선택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우람 기자 / 윤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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