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격히 추워진 겨울 날씨 탓에 관절이 새삼스럽게 시리고 아픈 관절통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보통 관절에 극심한 통증이 있다면, 관절염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퇴행성 관절염일 확률이 높고 사람들도 퇴행성 관절염을 의심한다. 하지만 이제는 류마티스 관절염도 의심해 봐야 한다.
실제로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류마티스 관절염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2010년 7만 3000명에서 2014년 9만 5000명으로 연 평균 6.6% 증가했다. 또한 류마티스 관절염 진료 환자들 중 80.9%(2014년 기준)가 여성이었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통증이 퇴행성 관절염과 비슷해 속단하는 경향이 있지만 매우 위험하다. 류마티스 관절염과 퇴행성 관절염은 발생 원인과 예후가 매우 다르다.
류마티스 관절염은 대표적인 자가면역질환으로 내 몸을 지켜야할 면역 세포가 뼈와 뼈 사이의 활막을 공격해 지속적으로 염증을 일으키는 만성 전신 염증성 질환이다. 활막 염증은 연골과 뼈로 번져 관절의 파괴와 변형을 일으키며, 극심한 통증을 유발하고 전신 피로감과 체중감소를 동반하기도 한다. 허리를 제외한 모든 관절에서 나타날 수 있지만, 주로 무릎, 어깨 등과 같은 큰 관절보다는 손목과 손가락과 같은 작은 관절에서 많이 발생한다. 통증은 아침에 가장 심하고 관절 마디가 붓고 누르거나 움직일 때 통증이 악화된다.
퇴행성 관절염은 노화로 연골 조직이 닳아 없어지면서 뼈와 뼈가 맞닿게 되고 염증이 생겨 관절이 파괴되는 질환이다. 관절염이 발생한 부위에만 통증이 나타난다. 퇴행성 관절염은 대부분 고령에서 많이 발생한다.
하지만 류마티스 관절염은 모든 연령대에서 발병한다. 노인 뿐만 아니라 젊은 여성 심지어 어린 아이에게서도 나타난다.
소아 류마티스 관절염은 전신에 증상이 나타난다. 특징적으로 39도 이상의 고열이 수 주 내지 수 개월간 지속되고 심장에는 심낭염, 폐에는 늑막염, 몸에 패혈증과 같은 전신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아이가 아픈 경우 성장통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 진단시기를 놓치기도 하는데, 증상이 6주 이상 지속된다면 반드시 전문의를 찾아 치료를 받아야 한다.
가톨릭관동대 국제성모병원 류마티스내과 박희진 교수는 “자가면역으로 발생한 염증은 주로 관절을 공격하지만, 방치할 경우 폐, 심장, 신장 등 주요 장기에도 관절 외 증상을 가져올 수 있다”고 말했다. 박희진 교수는 이어 “단순히 통증이라는 증상 하나만 가지고 퇴행성 관절염이라고 판단하고 스스로 치료법을 결정지어 버리면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며 “류마티스 관절염의 진단과 치료가 늦어질수록 관절의 파괴가 진행되어 영구적인 관절기능 손상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조기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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