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성폐쇄성폐질환은 전세계 사망원인 3위인 심각한 질환임에도 불구하고 의사나 환자 모두 이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 필요한 검사와 처방을 제대로 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2014년 5월부터 2015년 4월 만성폐쇄성질환을 앓고 있는 외래환자를 진료한 전국 6691개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환자 10명 중 4명 이상이 필요한 검사를 제 때 받지 못했고 필수적인 약 처방률도 70%를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
40세 이상에서 주로 나타나는 만성폐쇄성폐질환은 주로 기관지가 좁아지고 폐실질이 파괴돼 숨이 차는 호흡기 질환이다. 2013년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40세 이상 중 13.5%, 65세 이상은 31.5%가 이 질환에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만연된 질환임에도 불구하고 연간 1회 이상 실시한 폐기능검사 시행률은 58.7%로 매우 낮았고 핵심적인 치료약제인 ‘흡입기관지확장제’ 처방률 또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낮은 67.9%을 기록했다.
반면 만성폐쇄성폐질환으로 인한 입원은 인구 10만명 당 212명으로 OECD 평균(198.3명)을 크게 앞질렀다.
심사평가원 관계자는 “만성폐쇄성질환에 대한 정기 검사와 적절한 처방이 이루어지지 않아 입원 환자 비중이 높게 나타났다”며 “기침이나 호흡곤란이 있더라도 질병이 상당히 진행될 때까지 환자가 증상을 가볍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만성폐쇄성폐질환 진단 이후에는 적어도 1년에 한 번 이상 검사를 실시해 질환이 얼마나 심한지, 치료는 잘 되고 있는지 등 객관적인 측정을 통해 치료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심평원 윤순희 평가2실장은 “국민을 대상으로는 정기적인 폐기능 검사를 받도록 하고, 흡입기관지확장제 사용을 적극 홍보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기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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