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유유 중국중의학연구원 명예교수의 노벨생리의학상 수상은 노벨상 과학부문에서 중국 여성으로는 최초다. 중국 국적으로는 1957년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양첸닝과 리쭝다오가 최초다. 이들은 후에 미국 국적을 취득하면서 중국인 노벨상 수상과 거리가 멀어졌지만 중국계 과학부문 노벨상 수상은 이미 상당한 역사를 갖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중국계 과학인들은 이미 여러차례 과학 부문 노벨상을 수상했다. 1976년 딩자오중(물리), 1986년 리위안저(화학), 1997년 주디원(물리), 1998년 대니얼 추이(물리), 2008년 첸융젠(화학), 2009년 가오쿤(물리) 등 6명이다.
물론 중국 국적으로서 수상은 아니다. 딩자오중, 리위안저, 대니얼 추이, 가오쿤 등은 중국에서 대학 교육까지 마치고 후에 미국 국적을 취득한 중국·대만계 미국인이다. 양첸닝과 리쭝다오와 함께 투유유 수상자까지 포함하면 역대 중국계 노벨상 과학부문 수상자는 총 9명이다.
양첸닝과 리쭝다오는 소립자 간 약한 상호작용에서 비대칭이 일어나는 이론을 제시한 업적으로 1957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다. 이들은 현재 미국 국적자이지만 노벨상 수상 당시에는 중국에서 대학 교육과정까지 마친 중국 토박이 출신이었다. 1922년 중국 안후이성 허페이에서 태어난 양첸닝은 베이징에서 고등학교를 마치고 중일전쟁 발발 후 운난성 쿤밍에서 대학을 졸업했다. 이후 칭화대 석사를 거쳐 미국으로 건너가 시카고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함께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리쭝다오도 양첸닝과 비슷한 과정을 밟았다. 중국 상하이에서 태어난 그는 역시 운난성에서 대학을 마치고 미국으로 건너가 시카고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노벨물리학상 수상 당시 나이가 30세로 지난해 말랄라 유사프자이가 17세로 노벨평화상을 받기 전까지 노벨상 최연소 수상자였다.
이후 중국계 노벨상 수상자들 국적은 미국이지만 대부분 중국에서 대학 과정을 마쳐 실질적으로 중국인 과학자들이라고 할 수 있다. 1976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인 딩자오중은 미국 출생이지만 어릴 때 대만으로 돌아가 고교까지 마쳤다. 1986년 노벨화학상 수상자인 리위안저도 대만에서 태어나 대만국립대에서 석사과정까지 마쳤다.
1998년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추이는 중국 허난성에서 태어난 홍콩계 중국인으로 홍콩에서 중·고교를 마치고 대만국립대를 다녔다. 2009년 광섬유에서 빛이 전송되는 과정을 규명해 통신기술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가오쿤도 중국 상하이에서 태어난 홍콩계 과학자다. 10대 때 홍콩으로 이주해 홍콩 그리니치 대학을 졸업하고 영국 런던 칼리지대에서 박사를 취득했다.
박인규 서울시립대 물리학과 교수는 “중국은 이미 양첸닝과 리쭝다오 수상 이후 저명한 과학자들이 본국으로 돌아가 기초과학을 강조하며 투자한 역사도 오래됐다”며 “중국계 과학자 노벨상 수상자들이 많이 배출되고 있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중국계 노벨상 수상자들을 감안하면 중국의 과학기술의 미래를 가늠해 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김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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