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의 해외 생산공장 가운데 ‘미운오리새끼’ 취급을 받던 미국 미시간주 홀랜드 공장이 상업생산을 시작한지 2년만에 화려하게 ‘부활 스토리’를 쓴다. 총 3억달러가 투자돼 2012년 6월 준공된 홀랜드 배터리 공장은 기공식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직접 참석했을 정도로 미국 산업계에서도 큰 기대를 모았던 LG화학의 대표적인 해외 생산기지다. 하지만 당초 기대와 달리 북미 전기차 시장 침체로 2013년 7월 상업생산이 시작된 이후 3개 생산라인 가운데 1개 라인만 가까스로 가동되며 ‘잘못된 투자’라는 국내외 평가를 받아왔던게 사실이다.
전기차 배터리를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육성하며 홀랜드 공장에 과감하게 투자했던 LG화학은 북미 시장의 부진과 홀랜드 공장의 가동률 부진으로 적잖은 속앓이를 해야 했다. 홀랜드 공장의 생산부진과 낮은 고용률로 인해 한미 외교관계에도 정치적 부담을 준다는 얘기가 흘러나왔을 정도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북미 전기차시장의 수요 회복 추세와 완성차 업체들의 신차 출시, LG화학의 끈질긴 고객확보 전략이 맞물리면서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2일 현지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의 홀랜드 공장은 가동 초기 GM 전기차 볼트에만 의존했던 공급 루트가 다변화되고 최근에는 캐딜락 ELR 하이브리드를 비롯해 2~3개 신규 공급라인을 새롭게 확보하며 올 하반기부터 3개 생산라인을 풀가동 할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홀랜드 공장이 최근 수주한 전기차 배터리 신규 계약은 약 2500만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예정대로 3개 생산라인이 풀가동 되면 홀랜드 공장에서는 연산 4만대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가 생산하게 된다. LG화학 관계자는 “홀랜드 공장은 최근 100명 직원을 더 고용해 230명이 근무중인데 생산주문이 늘어남에 따라 올 하반기 100명을 추가로 더 고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기존 2교대 근무 시스템도 3교대로 변경하며, 현재 설치돼 있는 3개 라인 이외에 2개 생산라인을 추가로 증설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홀랜드 공장의 이같은 변화는 최근 GM과 캐딜락 이외에도 주요 완성차 업체들이 앞다퉈 차세대 전기차 모델 양산을 발표하면서 현지 배터리 공급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LG화학과 공급계약을 체결한 GM도 차세대 전기차 모델인 볼트2세대 출시를 공식 발표하며 이르면 올해 하반기부터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에 나설 예정이다. 이같은 변화 속에서 LG화학의 해외 생산 시설 가운데 ‘미운오리 새끼’로 취급받던 홀랜드 공장은 오랜 역경을 딛고 ‘백조’로 변신할 수 있는 발판을 구축하게 됐다.
홀랜드 공장은 2년전인 2013년만 해도 배터리 생산라인이 제대로 가동되지 않는 가운데 공장직원들이 근무시간 중 비디오 게임을 하거나 영화를 보며 시간을 보낸 것으로 밝혀져 현지 여론의 질타를 받은 바 있다. 또 미국 에너지부로부터 받은 정부 보조금 때문에 직접 조사를 받아 일부를 반납했는가 하면, 미의회가 오바마정부를 공격하는 계기가 됐던 프로젝트였다.
LG화학은 가동률 80%대로 순항중인 충북 오창 공장에 이어 미국 홀랜드 공장이 풀가동 되고 올해 연말 연산 10대 배터리 생산능력을 갖춘 중국 난징공장이 완공될 경우 ‘한-중-미로 이어지는 글로벌 3각 생산체제를 갖추게 될 것으로 보인다. LG화학은 현재 현대기아차, GM, 포드, 폭스바겐, 르노, 볼보, 아우디, 중국 상하이기차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 20여개사를 고객사로 확보하며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채수환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