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18일 밤 삼성서울병원을 찾아가 메르스 환자 치료 현장을 살펴보고 이번 사태에 대한 사과와 조속한 사태 해결을 약속했다. 이 부회장의 이번 사과는 이건희 삼성 회장이 경영현장을 떠난 만큼 삼성을 대표한 그룹 총수의 첫 공식 사과인 셈이다.
□이 부회장은 이날 오후 7시반께 삼성서울병원을 찾아가 5층 병원 상황실에서 메르스 병원 현황을 보고 받고 근무중이던 의료진과 직원들에게 메르스 사태를 끝까지 책임지고 빨리 해결하자고 독려했다.
이 부회장은 곧이어 16층 격리병동을 방문해 근무중이던 간호사들에게 진료하면서 힘든 점 등을 물었다. 간호사들은 “레벨D 방호복을 입고 근무하는 것도 힘들지만, 더 힘든 것은 메르스 환자를 진료하면서 어쩔 수 없이 많은 동료들이 노출돼 격리되는 상황”이라고 어려움을 털어놨다. 이 부회장은 별관 7층 격리병동으로 이동해 이동형 음압기 설치공사 현장도 살펴봤다.
이어 이 부회장은 삼성서울병원 본관 지하 1층에 설치된 민관합동 메르스대책본부를 찾아가 삼성서울병원이 확산을 제대로 방지하지 못한 점과 병원 소속 의사의 부적절한 발언에 대해 사과했다.
아울러 이 부회장은 “삼성서울병원에서 메르스가 확산돼 죄송하다”며 “최대한 사태를 빨리 마무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앞서 삼성사장단은 지난 17일 이번 사태에 대한 반성과 함께 사태 수습을 위해 모든 역량을 총동원하겠다고 약속했다. 삼성 사장들은 사장단협의회 말미에 최지성 삼성 미래전략실 실장(부회장)을 비롯해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 등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은 메르스 사태와 관련해 의견을 나눴으며 삼성서울병원이 메르스 사태 진원지가 되고 있는데 대해 내부 반성과 함께 우려를 표명했다. 그룹 관계자는 “삼성 사장단 사이에서 ‘고개를 못들 정도로 부끄럽고 참담한 심정이다’, ‘깊이 반성하고 국민 앞에 송구하기 그지없다’는 의견이 많이 나왔다”고 전했다.
삼성사장단은 “그룹 임직원들이 말과 행동 하나하나에 자숙하고 더욱 근신하는 자세를 갖자고 다짐했다”면서 “메르스 감염 환자들이 조속히 쾌유하고 고통과 불편을 겪고 있는 국민이 빨리 정상을 되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뜻을 모았다.
[김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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