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고기 가격이 계속 하락해 양계농가의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공사에 따르면 이달 닭고기 1kg 중품의 평균 소매가격은 4985원으로, 최근 5년간 가격 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닭고기 가격이 4000원대로 떨어진 것은 2009년 10월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닭고기 가격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유행할 즈음을 전후해 낮게 형성되긴 했으나, 2010년 이후에는 5년간 한번도 5000원 밑으로 내려간 적이 없었다.
올 들어 조류인플루엔자(AI)가 전국적으로 유행하면서 닭고기 사육두수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오히려 사육 두수가 늘어나면서 가격 하락이 시작됐다. 양계농가에서는 AI이후 살처분한 물량과 여름 보양식 수요, 월드컵 특수 등을 감안해 병아리를 평소보다 크게 늘렸다. 이 때문에 올해 2분기 육계 사육 수는 전분기보다 30% 증가해 1억 마리를 돌파하기도 했다.
생산량이 늘어난 반면 소비는 부진해 팔지 못하고 냉동 비축한 물량만 지난해보다 2배 이상 증가한 1000만 마리에 육박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닭고기 소비를 늘리기 위해 먼저 일반 닭보다 가격이 비싸 재고가 많은 토종닭을 할인판매하기로 했다. 25일부터 10월1일까지는 하림과 사전기획해 백숙용과 볶음용으로 조리할 수 있는 토종닭(1마리당 1kg이상)을 시세 대비 반값 수준인 5500원에 판매한다. 준비한 물량은 총 8만 마리, 80t에 달한다.
김환웅 롯데마트 닭고기MD는 "닭고기 공급 과잉으로 가격이 하락해 산지 농가 피해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며 "농가 피해를 최소화하고, 소비자들에게는 우수한 물건을 저렴하게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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