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가수 조성모씨는 '우리도 이럴 줄 몰랐어요'라고 적힌 화환을 받았다. 웅진식품이 조씨가 출연한 프로그램과 콘서트에 총 2700여개의 매실 음료를 무상 지원함과 동시에 이같은 내용이 적힌 사과 화환을 보낸 것. 지난 1999년 웅진식품이 '초록매실'을 출시하면서 조씨와 진행한 광고가 계기였다.
16일 TVCF(www.tvcf.co.kr)에 따르면 사과 화환을 받은 조씨는 15년만에 웅진식품과 광고 재계약을 체결했다.
'널 깨물어 주고 싶어'라는 광고 문구로 1999년 제품 출시 당시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켰던 초록매실은 출시 1년만에 소비자가 기준 매출액 190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이듬해 드라마 '허준'에서 그 효능이 언급되면서 열풍은 한동안 계속됐지만 커피, 에너지음료, 이온음료, 기능성음료 등에 점점 밀려 최근에는 점유율이 크게 축소됐다.
웅진식품 측은 "그러던 중 조성모가 컴백했고 초록매실에게 조성모의 컴백은 '조매실의 컴백'과 같은 것이었다"며 "기존에 확실하게 각인돼 있던 기억을 회상시키는 것만큼 소비자에게 광고를 빠르고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방법은 없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조씨를 '녹색 트라우마'에 빠뜨린 것에 대해 위트 있는 사과 화환을 보낸 것도 소비자에게 좋은 반응을 얻었다. 결국 업체 측은 계획에 없던 초록매실 광고를 진행하게 됐다.
초록매실 광고 관계자는 "광고 제작 방향을 잡으면서 가장 컸던 고민은 '15년 전 조매실을 그대로 재현할 것인가, 아니면 완전히 새롭게 갈 것인가?'였다"며 "결국 기존 '오글거림'에 대한 재해석을 통해 진화된 이미지를 비롯, 그동안 조매실 이미지로 고생한 조성모에게 사과의 뜻을 전하는 광고주의 마음까지 전부 담기로 했다"고 전했다.
촬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조씨의 연기였다. 15년 전에는 풋풋함만으로도 음료의 상큼함을 충분히 표현했지만 이젠 그에게서 자연스러운 연기를 얼마나 끌어낼 수 있을 지에 대한 고민이 컸다는 게 광고 관계자의 말이다.
하지만 그는 "촬영에 들어가는 순간 그 모든 것은 기우였다"며 "몸이 포즈를 기억한다던 조성모는 24시간에 가까운 촬영 시간 동안 준비해 온 모든 연기를 토해냈다"고 설명했다.
방송인 홍석천씨와 유병재씨의 카메오 출연 역시 광고 촬영 현장에 활기를 더했다.
해당 광고는 유튜브에 선보인지 2주만에 조회수 100만건을 넘어서기도 했다.
TVCF 관계자는 "최근 비락식혜의 '신토부으리'를 비롯해 배달의민족, 쿠차, 마이비데, 롯데 돼지바 등 셀 수 없는 B급 코드 광고가 쏟아지고 있다"며 "B급 문화를 적극 활용한 광고는 웰메이드 광고보다 직관적인 웃음을 선사하는데다 어설프고 거친 광고가 '내 속의 숨겨진, 혹은 감추고 있는 욕망이나 답답함'을 적나라하게 드러내 제품의 진정성이 더욱 힘있게 전달돼 B급 광고 인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매경닷컴 배윤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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