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는 영업인으로 평가 받았다면 지금부터는 품질관리의 달인으로 평가 받아 소비자들의 신뢰와 사랑을 받기 위해 노력하겠다."
장인수(사진) 오비맥주 사장은 16일 서울 소공동 프라자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같이 말했다. '고신영달(고졸신화 영업달인)'이란 별명으로 유명한 장 사장은 그 동안 '신선도 지키기' 영업전략으로 맥주업계 1위 탈환을 이끌어냈다면 이제부터는 세계 최고의 품질로 승부하겠다고 포부를 밝힌 것.
지난 4월 오비맥주와 AB인베브의 재통합 기자감담회를 가진 뒤 5개월만에 공식석상에 나온 그는 이날 새 경영목표로 '품질 최우선주의'를 선언했다.
장 사장은 "글로벌 1등 맥주기업인 AB인베브와의 재통합을 계기로 생산·구매·물류·유통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에 걸쳐 품질관리 시스템을 글로벌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글로벌 기업에 편입된 만큼 다른 어떤 가치보다 '품질'로 먼저 인정받는 기업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장 사장은 품질 역량을 제고하게 된 계기로 '카스'의 소독약 냄새 논란을 언급했다.
그는 "올 여름 일부 카스 제품에 소비자들의 항의가 들어온 것과 관련해 이 자리를 통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비가 온 뒤 땅이 더 굳어진다는 말이 있듯이 이번 논란을 계기로 (제품의) 품질관리, 품질 역량을 제고하는데 더욱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산화취(식품이 산화돼 발생하는 냄새)와 관련해 행정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도 악성루머가 나와 경찰 수사를 의뢰한 것일 뿐 경쟁사를 비방하고자 한 것은 아니다"라며 더 이상 업계가 이전투구 양상으로 비춰지는 것을 경계했다.
오비맥주는 최근 엄격하고 까다롭기로 소문난 AB인베브의 '글로벌 품질인증 프로그램(VPO)'을 적용, '카스'와 'OB골든라거' 등 오비맥주의 모든 브랜드를 '스텔라 아르투아', '벡스', '버드와이저', '호가든' 등 세계적 톱 브랜드와 똑같은 품질기준에 맞춰 생산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장 사장은 "고객에게 항상 최상의 제품을 제공한다는 더 큰 목표를 위해 '국내 시장 1위'에 안주하지 않고 끊임없는 품질혁신에 나서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와 관련 오비맥주는 품질 관리 부문에만 앞으로 약 1200억원을 투입해 경기 이천·충북 청원·광주광역시 등 3개 지역 공장의 관련 설비 및 운영 시스템을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게 새롭게 확충하고 업그레이드하는 데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장 사장은 품질 강화 방안의 일환으로 ▲각 맥주 브랜드 홈페이지에 맥주 원재료를 상세 공개 ▲맥주 제품 패키지 표면에 생산 담당자의 실명 표기 ▲제품의 신선도를 지키기 위한 '선입선출 물류바코드 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장 사장은 품질 혁신뿐 아니라 600년 양조전통과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겸비한 AB인베브 소속의 세계적인 브루마스터를 국내에 초청하기로 했다.
소규모 맥주전문점(마이크로 브루어리)과 맥주 관련 창업 희망자, 맥주 만들기 동호회 회원, 일반 소비자 등을 대상으로 맥주 양조에 관한 노하우와 기술을 교육하고 전수하는 '상생 프로그램'을 도입하기 위해서다.
장 사장은 "'맥주 분야의 상생협력'을 기본목표로 한 이 교육 프로그램이 잘 정착되면 선진 양조기술의 보급과 저변확산을 통해 국내 맥주산업 전반의 품질 경쟁력도 한 단계 향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매경닷컴 방영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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