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초 전국에 일본뇌염 경보가 발령됐다. 일본 뇌염 경보는 질병관리본부가 전국 38개 지역에서 진행하는 일본뇌염 유행예측사업에서 일본뇌염 매개모기인 작은빨간집모기가 500마리 이상 채집되고, 전체 채집 모기의 50% 이상을 차지할 때 발령된다. 이번 경보는 부산에서 지난달 28~29일 채집된 모기를 바탕으로 내려진 것으로, 총 채집모기 중 작은빨간집모기가 53.3%를 차지했다. 모기가 주로 활동하는 저녁 7~9시와 오전 4~6시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불가피한 경우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모기와 연관돼 일으킬 수 있는 감염질환은 말라리아와 일본뇌염이다. 일본뇌염은 대부분 뚜렷한 증상이 없이 지나가지만, 만약 뇌염을 일으키게 되면 모기에 물린지 1~2주 후에 발열, 두통이 시작되고, 마비.경련발작.혼수상태가 되며 발병환자 수의 약 30%가 사망에 이르는 무서운 병이다.
이승순 한림대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일본뇌염은 현재까지 대증치료 외에 특이할 만한 치료제가 없어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일본뇌염 예방접종 대상이 되는 생후 12개월에서 만 12세까지 아동은 표준 일정에 맞춰 접종해야 한다"고 말했다.
말라리아는 보통 말라리아를 가지고 있는 모기에 물린 후 약 1~4주 사이에 증상이 시작되며 심한 열과 오한, 두통 이외에는 특이할 만한 증상이 없다. 국내에서 유행하는 말라리아는 하루걸러 열이 나는 특징을 가지고 있고 간 내에 잠복 감염되어 있다가 수개월 후에도 발병할 가능성이 있다.
말라리아 유행지역을 여행한 후 수일간 지속되는 열이 있으면 의심할 수 있다. 말라리아는 심한 합병증을 일으키지 않으며 클로로퀸이라는 항말라리아약으로 치료할 수 있고, 간 내에 잠복 감염된 유충을 박멸하기 위해 반드시 프리마퀸이라는 약을 2주간 같이 사용해야 뒤 늦은 재발을 막을 수 있다.
말라리아는 예방약을 복용하여 예방할 수 있고, 일본뇌염은 예방주사로 예방이 가능하다. 에이치플러스(H+)양지병원 소아청소년과 신주화 과장은 "일본뇌염은 5~15일 정도의 잠복기를 거쳐 발병한 뒤 고열, 두통, 구토, 운동장애 등의 증세를 일으킨 뒤 혼수상태 또는 사망으로까지 발전한다"며 "경과가 좋으면 일주일 전후로 열이 소실되지만 바이러스에 대한 특정 치료법이 없어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 고 말했다.
모기에 물리지 않으려면 여행지에서 노출부위 피부에 모기약을 바르거나 해질 무렵부터 새벽녘 사이에는 긴 바지와 긴소매 옷을 입어서 피부 노출을 최소화하는 것이 좋다. 숙소에 모기약을 뿌리고 모기향을 피우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모기에 의한 감염에 취약한 영.유아나 노인을 동반할때는 살충제가 함유된 모기장을 준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병문 의료전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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