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이 아랍에미리트(UAE)의 왕립 종합병원을 위탁운영한다. 병원 관리시스템을 구축하고 한국 의술로 현지 환자를 치료하고 현지 의료인까지 교육하는 등 경영 전반을 모두 맡는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10일 서울대병원이 내년 4월 공식 개원하는 UAE 왕립 '쉐이크 칼리파 전문병원'을 5년간 위탁 운영하는 프로젝트의 최종 운영자로 선정됐다고 10일 밝혔다. 국내 병원이 해외 종합병원급 의료기관의 위탁운영권을 따낸 것은 이번이 최초이다.
쉐이크 칼리파 병원은 아랍에미리트 연방 북쪽 해변인 '라스알카이마(Ras Al Khaimah)'에 위치한 248 병상의 비영리 공공병원이다. 지상5층 지하1층 규모에 진료분야는 암.심장.어린이.신경계질환과 응급.재활의학 등에 중점을 둔 3차병원이다.
서울대병원은 UAE 정부로부터 5년간 약 1조원이 넘는 운영예산을 지원받는다. 의사.간호사.의료기사 등 약 1420여명의 인력 가운데 약 200명(15~20%)을 서울대병원을 비롯한 국내에서 선발한다. 위탁운용 수수료는 성과에 따라 달라지지만 연간 70억~80억원 규모가 될 것으로 서울대병원측은 예측했다. 의료인력의 급여와 한국에서 파견하는 인력규모는 추후 협상을 통해 확정될 예정이다.
이번 수주는 존스홉킨스 등 미국.영국.독일 등 7개의 세계 주요 병원들과 공개모집 경쟁을 통해 얻어낸 성과이다. 서울대 병원은 올해 말 암과 심장질환 진료를 시작으로 1차 개원하고 내년 4월에 모든 진료과와 입원 병동 등을 공식 개원할 계획이다.
위탁운영 범위는 △환자의 진단.치료 등 임상분야 △식당.가운실 운영과 의약품.소모품관리 등 비임상분야 △재무관리와 예산 계획.집행 등 병원경영 △병원 전체 정보기술(IT) 시스템 설치.운영 등 관리시스템 구축 △현지 의료인 교육 등 경영전반이다.
이같은 성과는 2011년 이후 UAE 보건부와 국비 환자 이송계약을 통해 한국 의료의 우수성이 확인되는 등 한국 의료시스템에 대한 신뢰가 쌓인 결과라 할 수 있다.
오병희 서울대병원장은 "서울대병원이 2006년 '한국 의료를 세계로'라는 기치를 앞세운 이래 가장 구체적이고 가시적인 결실"이라며 "서울대병원의 탁월한 의료수준과 병원경영 역량을 인정받은 것"이라고 평가했다.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UAE와 보건의료 협력이 환자의뢰 단계를 넘어 현지에 직접 진출해 공공병원 위탁운영하고 치료를 수행하는 단계로 발전했다는데 의의가 있다"면서 "서울대병원의 위탁운영을 통해 UAE의 의료수준을 높이는 동시에 해외 진출이 가속화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기 바란다"고 말했다.
[박기효/박윤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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