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연구개발(R&D)에 올해 2030억원을 투자한다.
일본을 추격해 세계시장 점유율 2위를 달리고 있는 반도체 시장을 더 육성하는 한편 중국 등 인접국가의 디스플레이 시장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일 경기 판교 반도체산업협회에서 열린 반도체.디스플레이 사업설명회에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R&D에 총 203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는 작년 대비 4% 증가한 수치다. 반도체에 1209억원, 디스플레이에 733억원, 단기 R&D에 87억원 등이 배정됐다.
반도체는 작년 일본을 제치고 사상 처음으로 글로벌 점유율 2위로 올라섰다. 그러나 메모리 위주의 성장, 장비.소재 분야의 취약성을 극복해야 하기 위해서는 모멘텀이 필요한 시기라고 정부는 보고 있다. 한국의 메모리 시장 세계 점유율은 52.4%로 압도적이지만 시스템반도체는 5.8%, 장비는 12.5%에 불과하다.
글로벌 시장에서 11년째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는 한국의 디스플레이 패널도 시장점유율이 2011년 46.4%에서 작년 45.9%로 소폭 하락했다. 김정일 산업부 전자부품과장은 "반도체 분야는 장비와 소재에서 국산화율이 낮아 중국 등 경쟁국의 추격이 거세질 우려가 있다"며 "디스플레이도 중국발 공급과잉, 전세계 시장의 60%를 차지하는 중국 내에서 우리 기업과 현지 기업 간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당장 정부는 올해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장비.소재를 개발하는 데 682억원의 예산을 배정했다. 또 핵심 시스템반도체 국산화에도 491억원, 반도체.디스플레이 인력과 인프라 확충에 186억원 등을 쏟기로 했다. 아울러 이미 경쟁력을 확보한 대기업보다는 중소.중견기업, 대학 중심에 예산지원 초점을 맞추기 위해 올해 대기업 지원 규모는 35억원으로 전체의 1.7%만 지원한다.
[김유태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