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외국 언론을 중심으로 항공사의 좌석이 점차 좁아지고 있다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항공사들이 수익성 극대화에 나서면서 더 많은 승객을 싣기 위해 좌석 간격을 좁히고 있는 것이다.
이에 반해 국내 항공사들은 고급화 전략을 펼치면서 외국항공사보다 좌석 크기를 더 넉넉하게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뉴욕타임즈는 지난 20여년간 항공기의 일반석 좌석 앞뒤간 평균 간격이 34인치(86.36cm)에서 30∼32인치(76.2∼81.28cm)로 10% 정도 줄어들었다고 보도했다. 심지어 일부 항공사들은 28인치(71.12cm)까지 좌석 간격을 좁힌 상황이다.
좌석 간격이 좁아지면 앞 좌석을 뒤로 제칠 경우 뒷 승객은 더 큰 불편을 겪게 된다.
이같은 추세는 저가 항공사는 물론 해외 대형 항공사들도 마찬가지다. 에어프랑스는 B777기종의 일반석 한 줄당 좌석수를 기존 9석에서 10석으로 늘렸다. 이에 따라 일반석 좌석 폭이 기존 47cm에서 43cm로 줄었고, 좌석간 거리도 81cm로 줄었다. 아메리칸항공과 에미리트항공의 B777기종 또한 일반석의 한 줄당 좌석 수를 10석으로 운영하고 있어 좌석간 거리는 78cm~81cm, 좌석폭은 43cm에 불과하다.
이처럼 항공사들이 일반석의 공간을 줄이는 것은 좌석 공급도 늘려 수익성을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다.
반면 국내 항공사들은 해외 항공사 평균보다 넓은 좌석을 제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항공 B777기종 일반석의 한 줄당 좌석수는 9석, 좌석폭이 46cm로 타 외국항공사 일반석 대비 3cm 정도 넓다. 좌석간 거리는 86cm로 에어프랑스와 에미리트항공보다 5cm, 아메리칸에어라인보다는 8cm 정도 넓다.
특히 대한항공은 2009년부터 기존 일반석보다 훨씬 안락한 '뉴 이코노미' 좌석을 항공기에 장착했다. '뉴 이코노미'는 인체공학적 설계로 슬림해진 좌석을 도입해 기존 일반석 대비 좌석 두께를 1cm 줄이고 등받이를 오목하게 파 좌석의 앞뒤 간격이 2cm 더 확보했다.
지난 10월 런던 수면 센터에서 항공기 일반석 좌석의 폭을 조금만 늘여도 승객의 숙면율이 대폭 상승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항공 여행 승객들이 항공사 선택에 있어 가격보다 오히려 편안함과 안전함에 손을 들어주고 있다"라며 "승객이 원하는 접점을 찾아 안락함을 제공하는 고급화 전략이 타 외국 항공사와의 차별화를 이뤄내고 있다"라고 말했다.
[고득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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