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에 대한 실존적 고민에 천착, 삼라만물의 생명력을 새롭게 조망해 화폭에 담은 '생명광시곡, 김병종' 전이 문화역서울284에서 열립니다.
한국공예·디자인 문화진흥원의 'K-판타지아 프로젝트'의 첫 번째 기획전시로 다음 달 24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는 동양화와 서양화, 미술과 문학 등 장르 간 경계 없는 사유를 펼쳐 온 통섭의 예술가, 김병종 작가가 평생에 걸쳐 추구해 온 작품세계를 보여주는 아트 아카이브 형식의 회고전입니다.
김병종 화백의 '생명'연작은 연탄가스로 죽을 고비를 가까스로 넘긴 후 탄생한 작가의 생명 존엄의 철학입니다. 그의 작품에는 숲과 강, 새와 물고기 등 다양한 생명체들이 사람과 차별 없이 생명의 기운으로 생동합니다.
회화, 문학, 지필묵, 오브제 등 다양한 장르의 콘텐츠가 100년 역사의 공간인 옛 서울역사라는 역사적인 건축공간에서 마치 환상적인 광시곡이 연주되듯 선보입니다.
구성 역시 광시곡의 형식을 빌려 총 여섯 개의 '악장'으로 이뤄집니다.
서막 '심상의 숲'은 작가의 신작 '풍죽(風竹)'이 만든 푸른 숲을 통해 관람객에게 사유의 시간을 제공하고 1악장 '동심의 기억'은 '송화분분(松花粉粉)' 등 작가의 대표작이 3등대합실 공간에 펼쳐집니다.
2악장 '덧없는 꽃'은 대표주제인 '화홍산수(花紅山水)' 등과 작가연보를 서쪽 복도에 구현하고 3악장 '감추어진 샘'에서는 한국적 온기가 담긴 숲 테마의 연작을 통해 작가의 수묵과 수제 닥종이에 실현된 실험적 시도를 살펴볼 수 있고, 소장품을 재구성한 작가의 방을 통해 영감의 원천 또한 만날 수 있습니다.
4악장 '단 하나의 존재를 찾아서'는 전시의 절정에 해당하는 공간으로, 90년대 말부터 연재한 문학과 미술의 대장정 '화첩기행' 및 '시화기행' 작업에 담긴 매혹적인 삽화 80여 점과 글, 현장감 넘치는 아카이브 자료가 관람객을 맞이하고 종막 '끝나지 않는 여정'은 작가의 활동과 삶을 시간의 축 위에 올려 차분히 조망할 기회를 전합니다.
9월 대규모 미술 행사들을 연계하는 '2024 대한민국 미술축제' 기간에 맞춰 운영되는 이번 전시는 전시 기간에 매주 금요일 오후 3시, 총 6회에 걸쳐 전시를 기획한 큐레이터와 함께 전시가이드 투어를 전시 관람자에 한해 무료로 체험할 수 있습니다.
[MBN 문화부 이상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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