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견보다 강아지가 더 많이 꿈꾼다
개는 80%가량이 렘수면
개는 80%가량이 렘수면
며칠 전 수리가 우렁차게 잠꼬대를 했다. 평소에도 자면서 눈알을 굴리고 발을 까딱이고 입뚜껑을 들썩이거나 가늘게 으르렁거리기는 해도, 이번처럼 크게 짖은 적은 없었다. 저 짖는 소리에 놀라 깬 수리한테 “왜? 17 대 1로 싸웠어?” 하고 물었다. 수리는 무슨 꿈을 꾼 걸까?
렘수면에서 일상적인 꿈 꾼다
반려인은 으레 반려동물도 꿈을 꾼다고 생각한다. 그들이 자면서 보이는 행동이 사람이 꿈을 꿀 때 보이는 것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개와 고양이가 꿈을 꾼다’는 것이 사실로 증명되지는 않았다. 인간은 열심히 관찰하고 연구해, 말하지 못하는 그들의 진실에 가까이 다가갈 뿐이다.동물의 꿈에 관한 연구로는 고양이가 최초다. 1958년 한 뇌과학자가 고양이 뇌파를 검사해 고양이도 렘수면을 한다는 사실을 밝혀 낸 것. 한 발 더 나아가 렘수면을 조절하는 부분을 마비시키자 고양이가 잠을 자면서도 마치 깨어 있는 것처럼 달리고 점프하고 그루밍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고양이가 꿈을 꾸면서 낮 동안의 일을 반복하고 학습하는 것이라고 했다.
개가 꿈을 꾼다고 추정한 실험도 있다. 20여 년 전, 미국 메사추세츠공과대(MIT) 연구팀이 개의 수면 뇌파를 분석했다. 잠을 자는 동안 개의 뇌파 패턴과 활동성은 사람과 매우 비슷했는데, 꿈을 꾸는 렘수면 단계에서 개 역시 불규칙적으로 호흡하고 근육 경련을 일으켰다. 이런 결과로 연구팀은 개 역시 꿈을 꿀 가능성이 높다고 결론 지었다. 연구팀에 따르면 개는 공을 물어오거나, 택배 기사를 보고 짖거나, 밥을 먹거나, 뼈다귀를 묻는 등 평범한 일상을 꿈으로 꾼다고 한다.
성견보다 강아지가 더 많이 꾼다
(사진 프리픽(freepik))
사람은 전체 수면 시간 중 20%가 렘수면 상태인 데 반해, 개는 80%가량을 렘수면으로 보낸다. 따라서 사람보다는 훨씬 꿈을 많이 꾼다. 흥미로운 점은 꿈을 꾸는 횟수와 꿈이 지속되는 시간에 일정한 경향성을 발견한다는 사실이다.개는 몸집이 작은 소형견일수록 꿈을 자주 꾸고 지속 시간이 짧으며, 대형견들은 소형견보다 꿈을 자주 꾸진 않지만 지속 시간은 10분에 이르기도 할 만큼 긴 편이다. 또 성견보다는 강아지들이 꿈을 더 자주 꾼다고 한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뇌가 한참 성장하는 강아지들은 날마다 새로운 경험과 정보를 입력하느라 바쁘기 때문이라고.
[글 이경혜(프리랜서, 댕댕이 수리 맘) 사진 프리픽(freepik)]
[본 기사는 매일경제 Citylife 제941호(24.8.6)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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