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선 작가의 대형 퀼트 작품 전시회가 오는 18일부터 24일까지 서울 경인미술관 갤러리 제3전시관에서 개최됩니다.
이 작가는 오래전부터 한국의 민간에서 사용했던 조각보에서 예술적 영감을 얻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조각보와 비교되는 서양의 생활 공예로는 '퀼트(Quilt)'가 있습니다.
퀼트는 특히 미국에서 두드러지게 발전한 것으로 영국 식민지 초기 미국 현지의 직물 부족 상황에서 사람들은 이를 효율적으로 활용해야 했습니다.
본래 사용할 수 없는 천 조각을 재활용하자는 취지에서 시작했지만 그것들이 모여져 만들어낸 완성품은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냈습니다.
오늘날 퀼트는 하나의 미술 장르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미국의 섬유 예술가 비사 버틀러(Bisa Butler)는 퀼트 기법으로 아프리카 문화와 감성을 표현하는 작가로 유명합니다.
봉황 (이정선 작)
우리나라에서는 이정선 작가가 돋보입니다.
이 작가는 순수예술(건국대학교 예술대학 졸업)에서 퀼트로 방향을 튼 이래 지난 20년 넘게 이 분야를 고집해왔습니다.
지난 2003년 ‘윤스 퀼트 페스티벌(Yoon's Quilt Festival)’ 출품을 시작으로 서울 국제 퀄트페스티벌 초대작품 전시와 초청작가전 등을 통해 전 세계에 한국의 퀼트 예술을 알렸습니다.
이 작가는 이번 전시에는 퀼트 기법으로 고구려, 백제, 신라 사람들이 일궈낸 문화적 혼을 담은 작품들을 선보입니다.
삼족오에서 드러나는 고구려 사람들의 기상, 하나의 토기에 자신들의 혼을 담아낸 백제인의 정신, 금 장신구로 표현한 신라인의 미적 감각을 특유의 퀼트 기법으로 표현합니다.
이 작가는 이번 전시 작품에 대해 "삼국시대라는 먼 과거를 더듬어보기로 했다"며 "당시 사람들의 정서와 감정, 생활양식이 어떤 문화적 특징으로 드러났는지를, 최대한 그들이 가졌던 마음의 색깔을 상상해 표현해 보고자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덧붙여 "대작만을 고집하다 보니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고, 그 과정 또한 여간 힘든 일이 아나다. 그런 고행의 시간이 통해 오늘날 우리에게 훌륭한 문화유산을 남겨준 고구려, 백제, 신라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다"며 "이번 전시 작품을 통해 우리네 선조들의 정신이 관람객들에게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밝혔습니다.
[ 이동훈 기자 / no1medic@mbn.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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