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1위 멀티플렉스 극장 CJ CGV가 직영점 30%를 줄인다. 지난 18일 관람료 인상을 발표한 데 연이은 비상조치다. 19일 CGV는 코로나로 인해 영화산업이 붕괴 직전까지 내몰리고 있다며, 생존을 위한 자구책을 마련해 시행한다고 밝혔다.
3년 내 119개 전국 직영점 중 35~40개 줄이는 것을 목표로 단계적 조치에 나서는 것이 핵심이다. 운영 상 어려움이 큰 지점부터 임대인들과 임차료 감면 협상 및 법적 분쟁에 나선다. 손실이 큰 지점의 경우 영업 중단 및 폐업까지도 고려한다는 방침이다.
신규 출점도 억제한다. 이미 임대차 계약을 맺고 개점을 앞두고 있는 곳이라도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최대한 뒤로 미루거나, 개점 자체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내년 초까지 계획된 상당수의 상영관 개장이 미뤄진다. 추가적인 신규 점포 개발 역시 전면 중단된다.
기존 상영관 운영도 축소한다. 관객이 줄어드는 주중에는 상영회차를 대거 줄인다. 주중 관람객이 현저히 줄어드는 일부 상영관은 주중 운영을 하지 않고, 주말에만 문을 여는 방안도 검토된다.
CGV가 이같은 조치를 취하는 것은 코로나로 인해 관객은 급감한 데 반해 극장 임차료 부담은 여전하기 때문이다. 지난 상반기 건물주들과 임차료 인하 협의를 진행했으나 별다른 진전이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CGV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70% 하락했고, 3분기 실적도 당초 예상치를 하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상반기부터 선제적 조치를 취해 왔다. 35개 지점에 대한 일시 영업정지, 임원 연봉 반납, 임직원 휴업·휴직, 희망 퇴직 등을 시행해왔다. 유상증자를 비롯해 해외 법인 지분 매각, 국내외 비수익 자산 매각 등을 통해 유동성 확보에도 힘썼다. CGV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전세계 영화시장의 침체가 내년 하반기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라며 "앞으로도 추가 자산 매각 등 비용 절감 및 유동성 확보에 더욱 힘쓸 방침"이라고 했다. 단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언택트 등 미래를 대비한 투자는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
한국뿐 아니라 전세계 영화산업이 모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부분의 할리우드 대작들이 내년 이후로 개봉을 연기했고, 미국의 대표적 극장 체인인 리갈, 유럽의 시네월드 등 세계적인 극장 체인도 문을 닫고 있다.
[서정원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