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실은 저 아닌데요. 그건 남해의 봄날이구요. 저흰 봄.날.의.책이에요."
남해의봄날과 봄날의책, 사월의책과 오월의봄, 시대의창과 미래의창…. 이 출판사 편집자들은 독자들이 번지수를 잘못 찾은 전화를 받는 일이 허다하다.
이런 헷갈리는 이름을 가진 출판사들의 책을 한자리에 모은 이색 기획전이 열린다. 예스24(대표 김석환)가 출판사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쓸모 없지만 재밌는 기획전' 시리즈를 선보이고 있다.
'쓸모 없지만 재밌는 기획전' 시리즈는 인기 신간이나 스타 작가를 조명하는 기존 기획전들과는 달리, 출판사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특집 기획전이다. 기획전은 시리즈 별로 '첩어(동일한 음을 반복한 단어)로 된 출판사', '헷갈리는 이름의 출판사', '책 제목과 비슷한 이름의 출판사' 등의 세가지 주제로 구성됐다. 기획전 페이지에는 출판사들이 해당 주제와 관련해 예스24와 진행한 인터뷰 전문이 게재돼, 주제에 얽힌 출판사의 이야기를 깊이 있게 들어 볼 수 있다.
'첩어로 된 출판사' 기획전에 소개된 출판사는 유유, 심심, 송송책방, 상상출판, 빈빈책방, 리리, 다다서재, 곰곰 등 8곳이며, '헷갈리는 이름의 출판사'에서는 창비와 역사비평사, 남해의봄날과 봄날의책, 사월의책과 오월의봄, 시대의창과 미래의창, 후마니타스와 휴머니스트 등 비슷한 이름의 출판사 10곳이 함께 소개됐다. '책 제목과 비슷한 이름의 출판사' 기획전에는 갈라파고스, 돌베개, 모비딕, 바틀비, 양철북, 연금술사, 호밀밭, 황금가지 등 고전 문학 작품 제목과 유사한 출판사 8곳이 등장했다. 특히, '헷갈리는 이름의 출판사'는 독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어, 기획전 소식이 트위터에서 2600번 이상 공유되는 성과를 기록하기도 했다.
손민규 예스24 인문사회 MD는 "양질의 도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출판사들을 독려하고, 이 과정을 통해 잘 알려지지 않은 출판사들의 도서를 독자들에게 다시 한번 소개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기 위해, 이번 이색 기획전을 열게 됐다"고 말했다.
[김슬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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