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뽀뽀해주세요." "호석 오빠 오늘 1일이야." "데뷔부터 사랑했고 앞으로도 사랑할게."
방탄소년단(BTS)이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서 콘서트를 펼친 11일. 공연장 킹파드 인터내셔널 스타디움 주변에는 한글로 쓰인 피켓을 든 아미(ARMY·방탄소년단 팬클럽)가 가득했다. 오후 7시 30분 시작될 콘서트에 입장하기 위해 팬들은 정오께부터 모여들었다. 몸은 검은색 전통의상 아바야, 니캅, 차도르 등으로 가렸지만 방탄을 향한 팬심(心)만큼은 가려지지 않았다. 공연장 밖으로 방탄소년단 곡이 새어 나올 때마다 이들은 정확한 한국어 발음으로 노래와 랩을 따라 부르고 춤을 추며 열정을 드러냈다.
사우디아라비아 스타디움에서 해외 가수가 단독 공연을 개최한 건 방탄소년단이 처음이다. 폐쇄적인 나라에서 열린 국가로 이미지 변신을 꾀하는 사우디아라비아가 방탄소년단 콘서트를 문화 개방 신호탄 격으로 쏘아 올린 셈이다. 이들이 일으키는 세계적 신드롬은 아랍에서도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공연을 하루 앞둔 10일 밤 킹덤타워와 알 파이살리야 타워 등 리야드 랜드마크 곳곳엔 방탄소년단 상징인 보라색 조명이 켜졌다. 최대 6만8000명이 수용 가능한 킹파드 경기장에서 공연 동선을 고려해 3만석을 오픈했는데, 티켓은 예매가 시작됨과 동시에 매진됐다. 온라인 암표 가격은 100만원 이상.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이끄는 사우디아라비아 신정부는 이번 공연을 위해 규제까지 대폭 완화했다. 이슬람 율법에 따르면 여성은 외출 시 남성 보호자가 동행해야 하지만, 이번 콘서트에 참석한 여성 외국인에겐 규제를 풀었다. 지난달 28일부터는 외국인(한국 등 49개국 국적자)에게 관광 비자까지 발급하고 있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여성의 문화예술 자유를 억압하고 있는데, 방탄소년단을 통해 그것이 어느 정도 풀릴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방탄소년단은 "마싸알 풀(멋진 저녁입니다)"이라는 현지어 인사로 팬들 응원에 화답하며 콘서트를 시작했다. 멤버 진은 "드디어 스타디움 투어다. 믿기지 않는다"며 사우디 첫 단독 공연에 대한 감격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콘서트는 북미를 포비롯한 전 세계에서 62회 공연하는 '러브 유어셀프: 스피크 유어셀프'(Love Yourself: Speak Yourself) 일환으로 열렸다.
퍼포먼스가 돋보이는 힙합곡 '디오니소스(Dionysus)'로 무대를 연 방탄소년단은 앙코르를 포함해 총 24곡을 불렀다. '작은 것들을 위한 시(Boy With Luv)'와 '아이돌(Idol)' '페이크 러브(Fake Love)' 등 이들에게 '빌보드 200' 1위를 안겨준 앨범 타이틀곡을 부를 때 환호성은 영국 웸블리 콘서트 때 못지않았다. 방탄소년단은 현지 정서를 고려해 복근 노출이나 멤버 간 브로맨스(남자끼리 갖는 친밀한 관계)를 과시하는 모습은 자제했다.
"싸나 헬와 야 자밀, 싸나 헬와 야 자밀."(생일 축하합니다, 생일 축하합니다) 팬들은 13일이 생일인 지민을 위한 아랍어 축하 합창을 깜짝 선물했다. 현장을 찾지 못한 전 세계 팬 역시 네이버 브이라이브 생중계 영상을 통해 역사적 순간을 함께했다.
방탄소년단은 26, 27, 29일 3일간 서울 잠실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러브 유어셀프: 스피크 유어셀프(더 파이널)' 공연을 개최하고 지난해 8월 시작한 '러브 유어셀프' 투어의 대미를 장식한다.
[박창영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방탄소년단(BTS)이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서 콘서트를 펼친 11일. 공연장 킹파드 인터내셔널 스타디움 주변에는 한글로 쓰인 피켓을 든 아미(ARMY·방탄소년단 팬클럽)가 가득했다. 오후 7시 30분 시작될 콘서트에 입장하기 위해 팬들은 정오께부터 모여들었다. 몸은 검은색 전통의상 아바야, 니캅, 차도르 등으로 가렸지만 방탄을 향한 팬심(心)만큼은 가려지지 않았다. 공연장 밖으로 방탄소년단 곡이 새어 나올 때마다 이들은 정확한 한국어 발음으로 노래와 랩을 따라 부르고 춤을 추며 열정을 드러냈다.
사우디아라비아 스타디움에서 해외 가수가 단독 공연을 개최한 건 방탄소년단이 처음이다. 폐쇄적인 나라에서 열린 국가로 이미지 변신을 꾀하는 사우디아라비아가 방탄소년단 콘서트를 문화 개방 신호탄 격으로 쏘아 올린 셈이다. 이들이 일으키는 세계적 신드롬은 아랍에서도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공연을 하루 앞둔 10일 밤 킹덤타워와 알 파이살리야 타워 등 리야드 랜드마크 곳곳엔 방탄소년단 상징인 보라색 조명이 켜졌다. 최대 6만8000명이 수용 가능한 킹파드 경기장에서 공연 동선을 고려해 3만석을 오픈했는데, 티켓은 예매가 시작됨과 동시에 매진됐다. 온라인 암표 가격은 100만원 이상.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이끄는 사우디아라비아 신정부는 이번 공연을 위해 규제까지 대폭 완화했다. 이슬람 율법에 따르면 여성은 외출 시 남성 보호자가 동행해야 하지만, 이번 콘서트에 참석한 여성 외국인에겐 규제를 풀었다. 지난달 28일부터는 외국인(한국 등 49개국 국적자)에게 관광 비자까지 발급하고 있다.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여성의 문화예술 자유를 억압하고 있는데, 방탄소년단을 통해 그것이 어느 정도 풀릴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방탄소년단은 "마싸알 풀(멋진 저녁입니다)"이라는 현지어 인사로 팬들 응원에 화답하며 콘서트를 시작했다. 멤버 진은 "드디어 스타디움 투어다. 믿기지 않는다"며 사우디 첫 단독 공연에 대한 감격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콘서트는 북미를 포비롯한 전 세계에서 62회 공연하는 '러브 유어셀프: 스피크 유어셀프'(Love Yourself: Speak Yourself) 일환으로 열렸다.
퍼포먼스가 돋보이는 힙합곡 '디오니소스(Dionysus)'로 무대를 연 방탄소년단은 앙코르를 포함해 총 24곡을 불렀다. '작은 것들을 위한 시(Boy With Luv)'와 '아이돌(Idol)' '페이크 러브(Fake Love)' 등 이들에게 '빌보드 200' 1위를 안겨준 앨범 타이틀곡을 부를 때 환호성은 영국 웸블리 콘서트 때 못지않았다. 방탄소년단은 현지 정서를 고려해 복근 노출이나 멤버 간 브로맨스(남자끼리 갖는 친밀한 관계)를 과시하는 모습은 자제했다.
"싸나 헬와 야 자밀, 싸나 헬와 야 자밀."(생일 축하합니다, 생일 축하합니다) 팬들은 13일이 생일인 지민을 위한 아랍어 축하 합창을 깜짝 선물했다. 현장을 찾지 못한 전 세계 팬 역시 네이버 브이라이브 생중계 영상을 통해 역사적 순간을 함께했다.
방탄소년단은 26, 27, 29일 3일간 서울 잠실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러브 유어셀프: 스피크 유어셀프(더 파이널)' 공연을 개최하고 지난해 8월 시작한 '러브 유어셀프' 투어의 대미를 장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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