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지를 떠돌던 국보 제101호 법천사지 지광국사탑이 고향인 강원도 원주로 돌아간다. 지광국사 승탑(僧塔)의 '110년 만의 귀향'의 배경엔 한국 근현대사의 아픔이 서려 있어 이목이 집중된다. 특히 한 세기 전에 이별했던 국보 제59호 지광국사 탑비(塔碑)와의 해후가 현실화되면서 더 관심을 모은다.
문화재청은 건축문화재분과 문화재위원회 검토를 통해 지광국사탑을 본래의 자리인 강원도 원주시 부론면의 법천사지로 이전하기로 결정했다고 20일 밝혔다.
지광국사탑은 법천사에 세워졌던 고려 국사(國師) 해린(984-1070)의 승탑을 일컫는다. 승려의 사리나 유골을 봉안한 묘탑의 이명이 승탑이다. 일제강점기인 1912년 한 일본인에 의해 일본 오사카로 무단 반출됐던 승탑은 데우라치 총독의 반환 명령으로 1915년 경복궁으로 옮겨졌다가, 궁내에서 다시 여러 자리를 전전했다. 특히 한국전쟁으로 상부 부재가 1만2000조각으로 파손돼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뻔했다. 승탑은 1957년 복원됐지만 이후 균열 등이 발견돼 2016년부터 전면 보수가 시행중이다.
법천사지에는 옛 탑 자리가 그대로 남아 있고, 거의 1000년의 세월을 함께 했던 원주 법천사지 지광국사 탑비가 홀로 자리를 지키는 중이다. 승려의 생애를 적은 비석이 탑비다.
법천사지로의 이전은 확정됐지만 승탑을 원래 위치에 보호각을 세워 복원하는 방안과 법천사지 내 건립을 추진 중인 전시관 내부로 탑과 탑비를 함께 이전해 전시하는 방안 등에 대해서는 아직 결론이 나지 않았다. 문화재청은 보존환경이 지광국사탑에 미치는 영향을 추가로 검토해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원래 위치로의 복원은 승탑과 탑비의 보존 상태를 감안할 때 보호각 설치가 불가피하다. 보호각의 설치로 인한 주변 경관 저해 문제가 제기됐다"며 "반면, 전시관으로의 이전은 최적의 보존환경 구축은 가능하지만 원래 위치에 대한 진정성 측면에서 새 문제가 제기돼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유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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