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사'와 '지리지'를 보면 "고려의 사방 경계는 서북으로는 당 이래로 압록을 경계로 하였고, 동북은 선춘령을 경계로 삼았다. 대개 서북으로는 고구려에 다다르지 못했으나 동북으로는 그것을 넘어섰다"는 기록이 있다. 헌데 이 '압록'이 어디냐에 대해서 의견이 갈린다. 일제는 현재 압록강으로 획정하여 고려의 영토는 현재 압록강에서 원산만 이남 지역으로 인식하고 있다. 그러나 당시 고려와 국경을 맞대었던 요(遼)나라의 역사서인 '요사'에 따르면 이 압록은 현재 중국 요녕성 철령시를 흐르는 현재 요하(遼河)의 지류를 가리킨다는 해석도 있다.
인하대학교 고조선 연구소와 국회 김세연의원실이 "일본에 의해 왜곡된 고려 국경선의 실체"라는 주제로 26일 국회의원회관 제 1세미나실에서 공동학술회의를 연다.
연구소는 이날 고려시대의 국경선이 지금의 원산만 이남 지역이 아니라 중국 요령성 요양 부근이라는 의견을 발표한다. 복기대 인하대학교 융합고고학과 교수는 "최근 정부에서 지원으로 시작 된 한국 고대사 쟁점 사항에 관한 연구를 진행하면서 1945년 일본 조선총독부가 편찬한 '조선사'를 번역하고 원문대조 정밀 해제했다. 이 과정에서 '조선사'에 기록된 고려의 국경선이 '고려사'와 '요사'에 기록된 바와 다르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고려의 서북 국경선으로 추정되는 천리장성과 동북지역 국경인 윤관이 축성한 9성의 정확한 위치를 찾았다"고 설명했다.
학술회의에서는 윤한택 인하대학교 고조선연구소 연구교수의 고려 전기 서북국경선에 대한 고찰을 통하여 사료에 기록된 고려의 천리장성의 위치와 서북국경선을 밝힌다. 이어 ,이인철 경북대학교 교수는 그동안 우리 학계에 많은 논란이 되었던 고려의 동북지역 국경선 연구에 핵심 열쇠를 쥐고 있는 윤관의 동북 9성의 위치에 대한 사료적 검토와 현장 답사를 통하여 확인된 결과를 제시한다. 윤은숙 강원대학교 교수는 고려말 원나라와 고려의 관계에서 앞서 발표된 고려와 요,금지역의 국경선이었던 요,심지역이 어떻게 원나라 영역이 되었으며 고려인들이 왜 그지역에 다시 집단을 형성하면서 살게되었는지를 살펴본다.
인하대 고조선연구소 측은 "이번 연구는 국회 동북아역사특위가 연구를 제의하고 교육부에서 연구비를 지원했다"며 "이번 학술회의는 연구결과의 일부 중 문제가 없는 것을 공개하여 전문가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보완해 바로 역사교육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라고 개최 취지를 설명했다.
[김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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