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후의 명작 '400번의 구타'(1959) '줄 앤 짐'(1961)을 연출한 영화 감독 프랑수아 트뤼포(1932~1984)는 생전에 이런 말을 남겼다.
"영화를 사랑하는 첫 번째 방법은 영화를 두 번 보는 것이고, 그 다음은 영화평을 쓰는 것이며, 마지막은 영화를 직접 찍는 것이다."
온몸으로 영화적 사랑을 실천하는 이들이라면 이 한 문장은 가슴 깊이 새겨야 할 정언명령이다. 21세기의 프랑수아 트뤼포를 꿈꾸는 예비 영화인이라면 더욱이.
때마침 한국의 시네아스트를 육성하기 위한 독립영화 마스터클래스가 내달부터 열린다. 서울 종로구 '복합문화공간 에무(emu)'에서 6월 15일~8월 3일(매주 목요일 저녁 7시)까지 진행되는 독립영화·다큐 마스터 클래스 '찬란한 독립'을 통해서다.
영화를 너무나 사랑하여, 당장이라도 카메라를 들고 길밖으로 나가고 싶으나 왜인지 자꾸만 막막하기만 한 이들에게 흔치 않은 기회다. 우여곡절 끝에 시나리오 한 편을 완성해 영화를 찍었어도, 배급과 마케팅 벽에 곧잘 부딪히고 마는 이들에게는 일말의 돌파구가 되어줄 지 모른다.
마스터클래스에는 영화 제작부터 마케팅을 아우르는 각 분야 전문가들이 참여한다. 첫 강의로 영화제작사 아토 소속의 김순모 프로듀서가 '기획에서 배급까지 프로듀서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강연을 펼친다. 김 프로듀서는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 수상작인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 프로듀서 등으로 참여한 김기덕 사단 일원이다. 다큐멘터리 '버블패밀리'를 연출한 마민지 감독도 참여해 '다큐 감독의 영역은 어디까지인가'라는 주제로 수강생을 맞는다. '버블패밀리'는 지난 6일 폐막한 제18회 전주국제영화제의 화제작 중 하나였다.
지난해 한예리·이와세 료가 주연 출연하며 독특한 로맨스 영화로 각광받은 '최악의 하루'의 김종관 감독도 강연자 대열에 합류한다. '길 위에서 영화 찍기'라는 주제로 예비 영화 감독들을 위한 알찬 강의를 준비해놨다. 이밖에 독립영화 배우 겸 감독 남연우가 '배우와 감독, 그 사이'라는 주제의 강의를, 지난해 평단의 격찬을 이끌어낸 영화 '우리들' 숨은 공신 김지현 촬영 감독 등의 강의도 마련돼 있다.
2011년 11월 개관한 복합문화공간 에무는 서울 종로구 서울역사박물관 뒷길을 따라 올라가면 찾을 수 있다. 지하 2층에는 전시장 에무갤러리가 있으며, 지하 1층에는 공연장 에무팡타개라지, 지상 2·3층에는 각각 영화관 에무시네마, 교육장 아트비아에무가 자리해 있다. 독립영화·다큐 마스터 클래스 '찬란한 독립' 등록기간은 5월 15일~ 6월 14일.
[김시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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