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해성사는 천주교에서 신부가 죄를 지은 사람을 용서해 주는 것으로 신부는 그 죄에 대해 절대 함구해야 할 종교적 의무가 있습니다.
만일 당신이 신부라면 자신의 의붓딸을 수차례 성폭행한 새아빠의 범죄사실을 끝까지 비밀에 부쳐 의무를 다 하겠습니까? 아니면 경찰에 신고해 가엾은 어린아이를 구하겠습니까?
이런 딜레마에 빠진 신부가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 있었습니다.
아르헨티나의 이름을 밝힐 수 없는 신부는 고해성사를 통해 한 남자의 충격적인 범죄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그 남자가 자신의 13세 의붓딸을 수차례 성폭행한 사실을 털어놓은 것입니다.
고해성사를 통해 들은 사실은 절대 함구해야 한다는 의무와 죄 없는 어린 여자아이를 두고 볼 수 없는 갈림길 사이에서 신부는 어느 길을 택할지 깊은 고민에 빠졌습니다.
마침내 생각을 마친 신부는 아이의 어머니를 찾아가 새아빠의 범죄사실을 알리는 선택을 했습니다.
충격을 받은 어머니는 딸에게 사실관계를 확인한 후 바로 신고해 딸에 대한 보호조치를 받았습니다.
체포영장이 청구된 새아빠는 파라과이로 도주했지만 현지에서 검거돼 재판을 받게 됐습니다.
새아빠의 변호인은 고해성사 비밀 의무를 지키지 않은 신부를 고발했지만 아르헨티나 재판부는 신부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재판부는 "어린 여자아이가 위험한 상황에 처한 상황에서 비밀 의무를 저버리고 친모에게 범죄사실을 알린 것을 범죄행위로 볼 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MBN 뉴스센터 / mbnreporter01@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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