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수지의 화보집을 제작한 오선혜 작가가 악플러를 상대로 고소장을 접수했다.
오 작가는 23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고소인 의사 확인 안내문 사진을 게재하며 "오늘(23일) 고소장 접수했습니다. 저작권 침해 외 허위사실 유포로 인한 명예훼손 및 모욕죄 명목입니다"라고 알렸다.
이어 오 작가는 "본인이 생각하기에 도를 넘은 비약이 아닌 정당하고 합리적인 비판을 토대로 의견을 개진했다면 아무 걱정하실 필요 없습니다. 같은 사진을 보고 다른 의견 낼 수 있죠. 내가 맞으니 너는 틀렸어라고 얘기한 적 없습니다. 다만 그 수위나 논지가 너무 비상식적인 방향으로 흘러가기에 목소리를 낸 겁니다"라고 고소장 접수의 이유를 밝혔다.
또 그는 "논란이 된 사진이 불편하고 수준 미달이라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건 개인의 자유니까요. 그런데 로리타 클리셰 혹은 로리타 콤플렉스 요소가 짙으니 인정하고 그 점에 대해 사과해달라. 이건 대체 무슨 억지 논리인가요?"라며 "사안이 사안이니만큼 많은 분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거 압니다. 그렇지만 정도는 지켜야죠. 이때다 싶어 현 사태에 편승해 본질을 흐리고 남 흠집 내기에만 혈안이 된 일부 악플러들의 행태에 실로 기가 찹니다"라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이번 일 수지씨와 저를 믿고 지지해주는 분들을 위해서라도 유야무야 아니면 말고 식의 태세 전환으로 그냥 넘어가게 두진 않을 겁니다. 본인이 섣불리 내뱉은 말에 책임은 져야 할 겁니다. 선처 없습니다"라고 전했다.
한편 최근 수지 화보집 'suzy? suzy.' 사진 중 일부가 로리타 콤플렉스를 연상시킨다는 의견이 제기돼 논란을 불거진 바 있다.
논란이 지속되자 수지의 소속사 JYP는 지난 20일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본 화보집의 직·간접적 무단 유포 또한 저작권 및 초상권 침해이며 악의적인 의도로 작성된 게시글 및 악성 댓글, 이와 관련된 모든 인신 공격성 발언에 대해 당사는 가용한 법적 조치를 동원하여 강력 대응할 것이다"고 밝혔다.
◆ 이하 오선혜 작가 인스타그램 글 전문
오늘 고소장 접수했습니다. 저작권 침해 외 허위사실 유포로 인한 명예훼손 및 모욕죄 명목입니다.
본인이 생각하기에 도를 넘은 비약이 아닌 정당하고 합리적인 비판을 토대로 의견을 개진했다면 아무 걱정하실 필요 없습니다. 같은 사진을 보고 다른 의견 낼 수 있죠. 내가 맞으니 너는 틀렸어,라고 얘기한 적 없습니다. 다만 그 수위나 논지가 너무 비상식적인 방향으로 흘러가기에 목소리를 낸 겁니다.
논란이 된 사진이 불편하고 수준 미달이라 생각할 수 있습니다. 그건 개인의 자유니까요. 그런데 로리타 클리셰 혹은 로리타 콤플렉스 요소가 짙으니 인정하고 그 점에 대해 사과해달라. 이건 대체 무슨 억지 논리인가요?
그게 뭐든 당사자가 안했다는데 누군가 보기에 그럴 여지가 있으니 적당히 사과하면 모든 일이 해결 되나요. 바로 이런 어거지가 대중예술 탄압의 시발점입니다.
저는 분명히 그런 의도가 아니라고 밝혔고 불법 유포된 사진 컨셉에 대해서는 수지씨 소속사의 공지만 봐도 복고, 키치의 기획의도를 부각시키기 위함이라 명시되어 있습니다.
이미 '작가가 의도하지 않았어도 대중이 그렇게 해석하게 만든 네 잘못이다'로 결론을 낸 사람들에게 제 기존의 사진이나 작업 방향성, 화보집의 전체적인 맥락이 보일리 없겠지만요.
그러나 가장 화가 나는 건 로리타의 개념 외에 제가 그걸 연상케 하는 구도나 신체적 포즈, 요소들의 의미를 모른다는 이유로 비난을 받는 겁니다. 제가 그걸 왜 알아야만 하나요. 그리고 그에 관한 특정한 가이드나 기준은 누가 정한 건가요? 예술가라 해서 로리타 클리셰에 대해 잘 알거란 확신은 뭐구요. 정보의 선택적 수용은 제 자유에요. 모르면 공부하라니. 대체 어디서 뭘 봐야 그런 사고방식이 가능한 겁니까.
사안이 사안이니만큼 많은 분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거 압니다. 그렇지만 정도는 지켜야죠. 이때다 싶어 현 사태에 편승해 본질을 흐리고 남 흠집내기에만 혈안이 된 일부 악플러들의 행태에 실로 기가 찹니다. 사진을 찍을 때도 셀렉을 할 때도 사진집이 출간되고 난 이후에도 상식의 범주를 벗어나는 해석이나 견해를 낸 이가 제 주변에는 단 한 명도 없었기에 더욱이요.
보는 이에 따라 이발소 사진의 분위기가 음울하고 음침하게 느껴질 수 있고 그건 저도 인지하고 있습니다. 역광에서 찍거나 원본 파일에 비해 전체적으로 어둡게 인쇄된 화보집 색감이 그런 분위기를 풍기는 요소들로 작용하고요. 거기다 유투브에 떠도는 저화질의 영상을 캡처한 사진 위주로 논란이 점화되다보니 오해의 소지가 없다고 볼 순 없죠.
그렇다 해도 그들이 제기하는 반론이나 주장들은 일반적인 선에서 통용되기에는 너무 과하고 도가 지나칩니다.
당당하면 제 딸도 그렇게 찍으라고요? 네. 지금은 없지만 미래에 제게 딸이 생긴다면 아이가 좋아하는 옷을 입고 자유롭게 포즈를 취하고 놀도록 내버려 둘 생각입니다. 다리를 쫙 벌리고 앉든, 손을 어디에 얹든 그냥 본인이 하고 싶은 대로 마음껏 어떤 제재없이요.
더불어 그렇게 원하시는 해명을 안 한 것 역시 제 선에서의 역할은 이미 끝났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제 사진이 대중에게 공개된 이상 그걸 보고 판단하는 건 대중의 몫이죠. 어떤 해석을 하든지요. 그래서 내내 감수했고요. 제가 입을 열면 오히려 여러분의 고유한 작품 해석의 자유와 사유를 침해하는 꼴 아닌가요. 저와 다른 의견 역시 무조건 외면하고 입막음한 적 없습니다.
다 떠나서 애초에 제가 해명을 했으면 아, 그런거구나. 동조하고 납득하실 건가요? 그 전에 제 사진을 보고 스스로 느낀 바가 있어 그런 해석을 내놓으신거 아닌가요? 제 해명 몇 줄에 돌아설 마음이라면 표현의 자유 들먹이는 건 자제해 주세요.
다수가 그렇다. 대중이 다 그렇게 생각하는데 왜 네가 아니라고 하느냐. 관련 기사의 댓글만 봐도 찬반 대립이 확연한데 어떻게 본인이 속한 쪽이 다수고 대중이라 확신하죠? 저와 같은 입장의 개인들은 대중이 아닌가요? 해명을 어느 한 쪽에 치우치게 할 순 없잖아요.
이번 일 수지씨와 저를 믿고 지지해주는 분들을 위해서라도 유야무야 아니면 말고 식의 태세 전환으로 그냥 넘어가게 두진 않을 겁니다.
진짜 제 해명이 듣고 싶은 거라면 직접 대면해서 디테일하게 모두 설명해 드릴께요. 제가 2년전 작성한 촬영 기획안 및 참조 레퍼런스, 아이디어 노트까지 싹 다 공개하겠습니다. 단, 본인이 섣불리 내뱉은 말에 책임은 져야 할 겁니다. 선처 없습니다.
[디지털뉴스국 신영은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