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김진선 기자] ‘국민 첫사랑’ ‘여동생’이라 불리는 스타들이 많아지는 요즘이지만, 그 원조는 바로 문근영이다. 동그란 두 눈이 그렁그렁해지면 보는 이들의 마음을 저미지만, 또 해맑게 웃을 때는 더없이 사랑스럽다. 여릿여릿한 몸이지만, 누구보다 열연을 펼쳐 시청자들의 마음을 동요시키기 때문이다. 어린 나이부터 대중들과 만난 그이기에, 문근영이라는 이름이 가진 힘 또한 크다. 그가 지금껏 쌓아놓은 연기력이 동반한 기대치는, ‘국민 여동생’을 뛰어넘어 ‘믿고 보는 배우’라는 수식까지 더했다.
하지만 문근영의 행보는 늘 새롭다. 다수 작품에서 만났지만, 틀에 박힌 모습이 아닌, 그 틀을 깨고 나온다. 이는 단순히 ‘잘 자란 아역’이 아닌, 문근영이라는 한 배우가 성장하고 있다는 반증이 되기도 한다. 그런 문근영이 연극 무대에 섰다.
작년 셰익스피어의 서거 400주년을 맞아 셰익스피어의 다수 작품이 연극, 뮤지컬로 탄생됐다. 전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셰익스피어 작품은 다양하게 변주되면서 색다른 매력을 드러낸다. ‘로미오와 줄리엣’ 또한 마찬가지다. 문근영 무대에서 원수의 집안임에도, 자신의 목숨을 뛰어넘는 사랑을 하는 줄리엣으로 무대에 올랐다.
드라마와 영화로 대중을 만난 그가 연극무대에 오른다는 소식은 작품의 매진행렬로 이어졌다. 하지만 영화와 드라마와 다르게 라이브로 진행되는 무대는 연기력으로만 채워질 수 없는 공간. 수많은 변수가 따르며 작은 실수까지 고스란히 노출되는 위험천만한 곳이다. 편집과 NG가 가능하지 않은 무대라는 곳을 선택한 문근영의 용기에 박수를 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무대는 쉽지 않은 곳이죠. 힘들고 그러면 자괴감도 들고, 또 위안을 얻기도 하는데 울 시간도 없어요. 그 시간 대본을 한 번 더 보고 고민하고, 더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생각이에요. 변태 같지만 이런 불안감도 저를 미치도록 즐겁게 하지만요.”
불안감까지도 즐기고 있다는 천상배우 문근영. 하지만 그는 동시에 운명적인사랑을 믿는 순수한 영혼의 소유자이기도 했다. 마치 줄리에서럼.
“아직 운명적인 사랑 믿어요. 제가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다 버릴 수 있다는 생각이에요. 근데 줄리엣처럼 집안의 반대가 있다면요? 근데 살아보니 어른들 말씀은 틀린 것이 없는 것 같아요(웃음). 저희 어머니가 ‘바다를 헤엄치다 중간까지 가는데 폭풍을 만났다면, 다시 되돌아오는 사람이 있고, 계속가는 사람이 있다. 계속 가든지 돌아오던지 어차피 폭풍 속이니 가고 싶은 길을 가면 된다’라고 하셨거든요.”
아직 어린 것 같지만 말 한마디에도 강단이 느껴진다. 마냥 어릴 것만 같던 문근영이 성장하고 또 변모하고 있다.
“원래 연말, 연초에 계획 잘 안 세우는 편이에요. 특별한 것을 모르겠더라고요(웃음). 작년은 좀 치열하게 살았던 것 같아요. 변화하고 싶고 많은 것이 변했죠. 미미한 시도였지만요. 제가 집순이라 밖에도 안 나가고 사람들도 잘 안 만나는 편인데 우물 밖을 나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사람들도 만나고 싶고 주체적으로 살아보고 싶기도 하고요. 제 딴에는 변화하고 나아가고 있어요.”
그런 마음으로 선택하고 오른 무대가 ‘로미오와 줄리엣’이다. 문근영에게 특별할 수밖에 없는 시간이다.
“솔직한 마음으로 무서운 건 사실이에요. 제 능력치가 이것밖에 안되나? 라는 강박도 있었죠. 이정도 밖에 못하지만 이정도 쏟고 있다 보여드리고 싶어요.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고 있어요.”
이제 막 30대에 접어들었지만, 경력은 중견배우들과 나란히 한다. 그렇기에 배우로서의 마음가짐이나 태도 역시 또래 배우들과 달리 더 깊고 명확하다.
“일찍 철이 든 것 같아요. 하지만 제 나이에 맞는 철이 또 들 것이라고 생각해요. 20대를 똑같이 보냈지만, 내 주변 사람들은 대학교 졸업하고 취업을 해서 직급에 맞게 성장하는 것이 보인다면 오히려 저는 머물러 있다는 생각도 들어요. 30, 40에 맞는 감정이 또 생길 거예요. 그 전까지는 철없이도 지내보려고 해요.”
이 같은 감정에 대해 문근영은 계절을 비유했다. 또래보다 좀 더 이른 봄과 여름을 지내고 있는 문근영이지만, 그가 맞을 가을과 겨울 또 다른 봄이 기대되는 이유가 함축적으로 담겨있었다.
“제 철이 다 있는 것 같아요. 봄이 지나면 여름이 오고, 또 가을이 가면 여름이 오는 거죠. 가을이 좀 늦게 오면 겨울은 빨리 오고. 제게 봄이나 여름이 빨리 왔다면 가을은 아직 안 온 느낌이에요. 일찍 시작했다고 무언가를 얻거나 이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저만 템포가 다른 느낌이죠. 저에게도 가을, 겨울이 오고 또 봄이 오지 않을까요.”
한편 ‘로미오와 줄리엣’은 오는 15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 극장에서 공연된다.
김진선 기자 amabile1441@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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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문근영의 행보는 늘 새롭다. 다수 작품에서 만났지만, 틀에 박힌 모습이 아닌, 그 틀을 깨고 나온다. 이는 단순히 ‘잘 자란 아역’이 아닌, 문근영이라는 한 배우가 성장하고 있다는 반증이 되기도 한다. 그런 문근영이 연극 무대에 섰다.
작년 셰익스피어의 서거 400주년을 맞아 셰익스피어의 다수 작품이 연극, 뮤지컬로 탄생됐다. 전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셰익스피어 작품은 다양하게 변주되면서 색다른 매력을 드러낸다. ‘로미오와 줄리엣’ 또한 마찬가지다. 문근영 무대에서 원수의 집안임에도, 자신의 목숨을 뛰어넘는 사랑을 하는 줄리엣으로 무대에 올랐다.
드라마와 영화로 대중을 만난 그가 연극무대에 오른다는 소식은 작품의 매진행렬로 이어졌다. 하지만 영화와 드라마와 다르게 라이브로 진행되는 무대는 연기력으로만 채워질 수 없는 공간. 수많은 변수가 따르며 작은 실수까지 고스란히 노출되는 위험천만한 곳이다. 편집과 NG가 가능하지 않은 무대라는 곳을 선택한 문근영의 용기에 박수를 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무대는 쉽지 않은 곳이죠. 힘들고 그러면 자괴감도 들고, 또 위안을 얻기도 하는데 울 시간도 없어요. 그 시간 대본을 한 번 더 보고 고민하고, 더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생각이에요. 변태 같지만 이런 불안감도 저를 미치도록 즐겁게 하지만요.”
불안감까지도 즐기고 있다는 천상배우 문근영. 하지만 그는 동시에 운명적인사랑을 믿는 순수한 영혼의 소유자이기도 했다. 마치 줄리에서럼.
“아직 운명적인 사랑 믿어요. 제가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다 버릴 수 있다는 생각이에요. 근데 줄리엣처럼 집안의 반대가 있다면요? 근데 살아보니 어른들 말씀은 틀린 것이 없는 것 같아요(웃음). 저희 어머니가 ‘바다를 헤엄치다 중간까지 가는데 폭풍을 만났다면, 다시 되돌아오는 사람이 있고, 계속가는 사람이 있다. 계속 가든지 돌아오던지 어차피 폭풍 속이니 가고 싶은 길을 가면 된다’라고 하셨거든요.”
아직 어린 것 같지만 말 한마디에도 강단이 느껴진다. 마냥 어릴 것만 같던 문근영이 성장하고 또 변모하고 있다.
“원래 연말, 연초에 계획 잘 안 세우는 편이에요. 특별한 것을 모르겠더라고요(웃음). 작년은 좀 치열하게 살았던 것 같아요. 변화하고 싶고 많은 것이 변했죠. 미미한 시도였지만요. 제가 집순이라 밖에도 안 나가고 사람들도 잘 안 만나는 편인데 우물 밖을 나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사람들도 만나고 싶고 주체적으로 살아보고 싶기도 하고요. 제 딴에는 변화하고 나아가고 있어요.”
그런 마음으로 선택하고 오른 무대가 ‘로미오와 줄리엣’이다. 문근영에게 특별할 수밖에 없는 시간이다.
이제 막 30대에 접어들었지만, 경력은 중견배우들과 나란히 한다. 그렇기에 배우로서의 마음가짐이나 태도 역시 또래 배우들과 달리 더 깊고 명확하다.
“일찍 철이 든 것 같아요. 하지만 제 나이에 맞는 철이 또 들 것이라고 생각해요. 20대를 똑같이 보냈지만, 내 주변 사람들은 대학교 졸업하고 취업을 해서 직급에 맞게 성장하는 것이 보인다면 오히려 저는 머물러 있다는 생각도 들어요. 30, 40에 맞는 감정이 또 생길 거예요. 그 전까지는 철없이도 지내보려고 해요.”
이 같은 감정에 대해 문근영은 계절을 비유했다. 또래보다 좀 더 이른 봄과 여름을 지내고 있는 문근영이지만, 그가 맞을 가을과 겨울 또 다른 봄이 기대되는 이유가 함축적으로 담겨있었다.
“제 철이 다 있는 것 같아요. 봄이 지나면 여름이 오고, 또 가을이 가면 여름이 오는 거죠. 가을이 좀 늦게 오면 겨울은 빨리 오고. 제게 봄이나 여름이 빨리 왔다면 가을은 아직 안 온 느낌이에요. 일찍 시작했다고 무언가를 얻거나 이뤘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저만 템포가 다른 느낌이죠. 저에게도 가을, 겨울이 오고 또 봄이 오지 않을까요.”
한편 ‘로미오와 줄리엣’은 오는 15일까지 국립극장 달오름 극장에서 공연된다.
김진선 기자 amabile1441@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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