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N스타 김진선 기자] 배우 윤형렬이 올해 데뷔 10년을 맞았다. 2006년 ‘기억의 나무’로 활동을 시작해, 깊은 울림을 전하는 목소리에, 탄탄한 연기력으로 ‘뮤지컬 배우’로 입지를 다졌다.
윤형렬은 앞서 ‘노트르담 드 파리’ ‘햄릿’ ‘아킬라’ ‘모차르트’ ‘두 도시 이야기’ ‘더 데빌’ ‘마리 앙투아네트’ ‘아가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아랑가’ ‘에드거 앨런 포’ 등의 뮤지컬 뿐 아니라, 드라마 ‘나쁜 녀석들’ ‘처용2’ 등의 OST로 작품의 감성을 더했다. 뿐만 아니라 MBC 예능프로그램 ‘복면가왕’에 출연해 색다른 매력을 내보이기도 했다.
10년이라는 시간이 무색하게 윤형렬은 늘 열심이다. 이미 실력을 인정받았고, 누구나 제목만 대도 알만한, 이미 작품으로서 인정받은 대형 뮤지컬에만 출연할 법도 하다. 하지만 윤형렬은 창작 뮤지컬, 혹은 라이선스 초연 작품에 이름을 자주 올리는 대표적인 배우다. 최근 ‘아랑가’ ‘에드거 앨런 포’에 ‘페스트’, 그리고 곧 막이 오를 ‘록키’까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야 하는, 배우가 만들어가야 할 부분이 엄청난 작품들 뿐이다,
“물론 라이선스로 유명한 작품도 하고 싶죠. ‘레미제라블’처럼 메시지도 강하고 감동적이고 노래가 있는 작품도 많잖아요. 아직 기회가 안 됐던 것 같아요. 하지만 배우로서도 창작 초연에 출연하는 것은 굉장히 의미 있는 거 같아요.”
특히 더블, 트리플 배역(한 역할을 두, 세 배우가 함께 맡는 것)임에도 유독 윤형렬의 이름이 꼽힌다. 윤형렬과 다른 배우의 합(合)이 좋다는 평이 늘 따라다니기 때문. 작품마다 상대 배우가 달라지긴 하지만, 새롭게 만들어 지는 무대에 한 배우가 손꼽혀 관객들 입에 오르내리는 것은 결코 ‘잘한다’라는 실력으로만 채울 수 없는 ‘무언가’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상대 배우를 보면 생각하는 것이나, 원하는 것, 보이고 싶은 것이 있어요. 제가 그것 맞춰주면 상호작용이 나는 것 같아요. 그러다보면 극 자체가 쫀쫀해지죠. 서로 벽을 치고 자신이 하고 싶은 것만 하는 것보다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극이 더 리얼해지기도 하고요. 상대방 호흡이 길면 전 당겨주는 식이에요. 관객들도 지루하지 않게요.”
결국 상대방과의 호흡이었다. 윤형렬은 혼자가 아닌 ‘우리’가 ‘함께’ 만드는 극에 집중했다.
“공연은 결국 모두가 감동해야 하는 거니까요. 배우는 어떻게 보면, 매개체잖아요. 맡은 바 한 역할이 톱니바퀴처럼, 잘 맞았을 때 시너지가 나죠. 그러기 위해 충실해야 하고요.”
윤형렬은 솔직했고, 표현도 거침없었다. 자신을 멋있게 표현하기 위한 미사여구가 아닌, 배우로서의 마음가짐이나, 고민 등에 대해 현실적이고, 직관적인 그의 태도일 뿐이었다. 남들에게 막연히 ‘보여주기 식’이 아닌,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윤형렬의 힘이 드러났다.
“실제로, 좀 이성적이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꼼꼼하지 못하기도 하고요. 우직하고 어리바리하기도 하고, 그러고 보니 록키와 좀 닳은 것 같아요.”
‘페스트’에서 윤형렬은 ‘변화하는 자’ 랑베르를 맡았다. 극중 미래도시 오랑시에서는 인간의 기억을 지우는 등 행복을 제어한다. ‘인간다움’ ‘행복’ 등의 감정에 재고할 수 있는 작품이다.
“똑같은 절망, 희망을 갖는다고 해도, 자신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생각하느냐나 중요한 거죠. 어떻게 대하고, 얼마나 사랑하고 아끼는지, 모두 상황도 다르지만 그 안에서 행복의 기준이 되지 않을까요.”
극 중 오랑시에서처럼, 윤형렬에게도 지우고 싶은 기억도 있을까.
“지나간 공연이요(웃음). 작품을 하면서 사상도 바뀌니까, 3년 전 작품도 떠올리면 ‘더 잘할 수 있는데’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만큼 성장한 것이겠죠? 지금 작품도 나중에는 또 아쉬운 마음이 들지 않을까요. 사실 첫 공연도 생각하면 다시 하고 싶은 생각도 들 때가 있어요. ‘왜 이 지점을 못 짚었지’라면서요.”
올해 데뷔 10년을 맞았지만, 마음은 신인보다 더 신인답다. 단 한 번의 무대도 잊지 못하는 모습에서 무대에 대한 열정과 애정이 묻어났다.
“‘두 도시 이야기’ 시드니 칼튼은 지금 더 잘 할 수 있는 인물이고, 유다도 한 번 더 하고 싶어요. 콰지모도도 다시 해야죠. ‘노트르담 드 파리’는 숙명 같은 느낌이에요.”
다시 하고 싶은 작품을 물었더니, 해맑은 표정이 드러난다. 창작이나 라이선스 초연 작품에 출연하는 이유 역시 마찬가지.
“연기력으로 발전하고 싶었어요. ‘아랑가’도 도움이 많이 됐어요. 중극장 작품도 하면서 발전하고 싶은 것을 보여드리고 싶었죠. 노래도 잘하는 부분으로 더 많이 보이고 싶고, 무언가를 입증하고 싶어서 힘든 길을 가는 것 같아요.”
다수 배역을 맡았기 때문일까. 윤형렬은 인간의 내면을 꿰뚫어 보는 힘이 있었다. 작품이나 역할에 대해 설명하는 그의 모습은, 여간 고민이 없고서야 나올 수 없는 면모였다.
“저도 상처를 받는 사람인지라(웃음). 10년 즈음의 시간을 지내면서 스스로가 단단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 견뎌야 한다는 부분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 성장한 것 같아요. 또 배우로서 인간의 심리를 마주하면서 부닥치고, 보여주는 것 외에 에너지 흐름이나 전사(前事)에 대해 고민하다 보니. 단순한 인물이나 대사가 아니라는 것도 깨달았고요. 이런 고민이 배우로서 기본적인 덕목이겠지만요.”
10년 전 10년 후 윤형렬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묻자 똑같은 대답이 돌아왔다.
“같은 말을 할 거 같아요. ‘낭비하지 말고 열심히 하라’고요. 지금만큼 고민하면 무대에서 더 잘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에요. 정체돼 있으면 안 돼요. 걸어 나가야 함께 할 수 있어요. 아무생각 없이 서서 즐기는 순간 내 작품 관객들을 사라지는 거라고 생각해요. 무대는 계속 종횡무진 해야죠! 초심을 잃지 않으면서요.”
김진선 기자 amabile1441@mkculture.com
윤형렬은 앞서 ‘노트르담 드 파리’ ‘햄릿’ ‘아킬라’ ‘모차르트’ ‘두 도시 이야기’ ‘더 데빌’ ‘마리 앙투아네트’ ‘아가사’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 ‘아랑가’ ‘에드거 앨런 포’ 등의 뮤지컬 뿐 아니라, 드라마 ‘나쁜 녀석들’ ‘처용2’ 등의 OST로 작품의 감성을 더했다. 뿐만 아니라 MBC 예능프로그램 ‘복면가왕’에 출연해 색다른 매력을 내보이기도 했다.
10년이라는 시간이 무색하게 윤형렬은 늘 열심이다. 이미 실력을 인정받았고, 누구나 제목만 대도 알만한, 이미 작품으로서 인정받은 대형 뮤지컬에만 출연할 법도 하다. 하지만 윤형렬은 창작 뮤지컬, 혹은 라이선스 초연 작품에 이름을 자주 올리는 대표적인 배우다. 최근 ‘아랑가’ ‘에드거 앨런 포’에 ‘페스트’, 그리고 곧 막이 오를 ‘록키’까지, 고민에 고민을 거듭해야 하는, 배우가 만들어가야 할 부분이 엄청난 작품들 뿐이다,
“물론 라이선스로 유명한 작품도 하고 싶죠. ‘레미제라블’처럼 메시지도 강하고 감동적이고 노래가 있는 작품도 많잖아요. 아직 기회가 안 됐던 것 같아요. 하지만 배우로서도 창작 초연에 출연하는 것은 굉장히 의미 있는 거 같아요.”
특히 더블, 트리플 배역(한 역할을 두, 세 배우가 함께 맡는 것)임에도 유독 윤형렬의 이름이 꼽힌다. 윤형렬과 다른 배우의 합(合)이 좋다는 평이 늘 따라다니기 때문. 작품마다 상대 배우가 달라지긴 하지만, 새롭게 만들어 지는 무대에 한 배우가 손꼽혀 관객들 입에 오르내리는 것은 결코 ‘잘한다’라는 실력으로만 채울 수 없는 ‘무언가’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
“상대 배우를 보면 생각하는 것이나, 원하는 것, 보이고 싶은 것이 있어요. 제가 그것 맞춰주면 상호작용이 나는 것 같아요. 그러다보면 극 자체가 쫀쫀해지죠. 서로 벽을 치고 자신이 하고 싶은 것만 하는 것보다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극이 더 리얼해지기도 하고요. 상대방 호흡이 길면 전 당겨주는 식이에요. 관객들도 지루하지 않게요.”
결국 상대방과의 호흡이었다. 윤형렬은 혼자가 아닌 ‘우리’가 ‘함께’ 만드는 극에 집중했다.
“공연은 결국 모두가 감동해야 하는 거니까요. 배우는 어떻게 보면, 매개체잖아요. 맡은 바 한 역할이 톱니바퀴처럼, 잘 맞았을 때 시너지가 나죠. 그러기 위해 충실해야 하고요.”
윤형렬은 솔직했고, 표현도 거침없었다. 자신을 멋있게 표현하기 위한 미사여구가 아닌, 배우로서의 마음가짐이나, 고민 등에 대해 현실적이고, 직관적인 그의 태도일 뿐이었다. 남들에게 막연히 ‘보여주기 식’이 아닌, ‘마음을 움직이게 하는’ 윤형렬의 힘이 드러났다.
“실제로, 좀 이성적이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꼼꼼하지 못하기도 하고요. 우직하고 어리바리하기도 하고, 그러고 보니 록키와 좀 닳은 것 같아요.”
‘페스트’에서 윤형렬은 ‘변화하는 자’ 랑베르를 맡았다. 극중 미래도시 오랑시에서는 인간의 기억을 지우는 등 행복을 제어한다. ‘인간다움’ ‘행복’ 등의 감정에 재고할 수 있는 작품이다.
“똑같은 절망, 희망을 갖는다고 해도, 자신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생각하느냐나 중요한 거죠. 어떻게 대하고, 얼마나 사랑하고 아끼는지, 모두 상황도 다르지만 그 안에서 행복의 기준이 되지 않을까요.”
극 중 오랑시에서처럼, 윤형렬에게도 지우고 싶은 기억도 있을까.
“지나간 공연이요(웃음). 작품을 하면서 사상도 바뀌니까, 3년 전 작품도 떠올리면 ‘더 잘할 수 있는데’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만큼 성장한 것이겠죠? 지금 작품도 나중에는 또 아쉬운 마음이 들지 않을까요. 사실 첫 공연도 생각하면 다시 하고 싶은 생각도 들 때가 있어요. ‘왜 이 지점을 못 짚었지’라면서요.”
“‘두 도시 이야기’ 시드니 칼튼은 지금 더 잘 할 수 있는 인물이고, 유다도 한 번 더 하고 싶어요. 콰지모도도 다시 해야죠. ‘노트르담 드 파리’는 숙명 같은 느낌이에요.”
다시 하고 싶은 작품을 물었더니, 해맑은 표정이 드러난다. 창작이나 라이선스 초연 작품에 출연하는 이유 역시 마찬가지.
“연기력으로 발전하고 싶었어요. ‘아랑가’도 도움이 많이 됐어요. 중극장 작품도 하면서 발전하고 싶은 것을 보여드리고 싶었죠. 노래도 잘하는 부분으로 더 많이 보이고 싶고, 무언가를 입증하고 싶어서 힘든 길을 가는 것 같아요.”
다수 배역을 맡았기 때문일까. 윤형렬은 인간의 내면을 꿰뚫어 보는 힘이 있었다. 작품이나 역할에 대해 설명하는 그의 모습은, 여간 고민이 없고서야 나올 수 없는 면모였다.
“저도 상처를 받는 사람인지라(웃음). 10년 즈음의 시간을 지내면서 스스로가 단단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 견뎌야 한다는 부분이 있다는 것을 알면서 성장한 것 같아요. 또 배우로서 인간의 심리를 마주하면서 부닥치고, 보여주는 것 외에 에너지 흐름이나 전사(前事)에 대해 고민하다 보니. 단순한 인물이나 대사가 아니라는 것도 깨달았고요. 이런 고민이 배우로서 기본적인 덕목이겠지만요.”
10년 전 10년 후 윤형렬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묻자 똑같은 대답이 돌아왔다.
“같은 말을 할 거 같아요. ‘낭비하지 말고 열심히 하라’고요. 지금만큼 고민하면 무대에서 더 잘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에요. 정체돼 있으면 안 돼요. 걸어 나가야 함께 할 수 있어요. 아무생각 없이 서서 즐기는 순간 내 작품 관객들을 사라지는 거라고 생각해요. 무대는 계속 종횡무진 해야죠! 초심을 잃지 않으면서요.”
김진선 기자 amabile1441@mkcultur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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