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메이저 투자 배급사인 워너브러더스가 7일 개봉한 김지운 감독의 신작 ‘밀정’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한국 진출에 나선다.
‘밀정’은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 중 하나인 워너브러더스가 오랫동안 공들인 첫 작품이다. 평단과 시사회를 통해 나온 반응들이 나쁘지 않다.
특히 밀정은 내년 아카데미 외국어 영화부문 한국 출품작으로 선정돼 기대감을 높인다.
1920년대 말, 일제의 주요시설을 파괴하기 위해 상하이에서 경성으로 폭탄을 들여오려는 의열단과 이를 쫓는 일본 경찰 사이의 숨 막히는 암투와 회유, 교란 작전을 그린 작전이 미학적 성취 뿐만 아니라 감독 및 배우의 인지도, 해외 배급 및 마케팅 능력 부문에서 두루 높은 점수를 얻어 아카데미 한국 출품작으로 결정됐다.
앞서 워너브러더스는 한국영화에 적극적으로 투자할 뜻을 밝혔다. 워너브러더스 TV 그룹의 크레이그 휴네그스 사업전략 부문 사장은 지난달 31일 열린 아시아 최대 규모의 방송·영상콘텐츠 마켓인 ‘국제방송영상견본시(BCWW) 2016’에서 “한국의 창조적인 인재와 우수한 스토리텔링에 대한 투자를 진행했다. 장기적으로 한국 콘텐츠의 발전과 성공에 확신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영화 ‘밀정’이 개봉하는 등 우리가 투자한 영화 2편이 올해 개봉한다. 내년에는 4편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다른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인 20세기폭스는 지난 2010년 영화 ‘황해’에 부분투자하는 것을 시작으로 한국영화 시장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런닝맨’과 ‘슬로우 비디오’ ‘나의 절친 악당들’은 흥행 실패를 겪었으나 최근 나홍진 감독의 ‘곡성’으로 흥행 맛을 봤다. 폭스 인터내셔널 토마스 제게이어스 대표는 ‘곡성’이 언론에 처음 소개되는 자리에 직접 참석해 한국 시장의 성공가능성을 점치며 향후에도 수편의 영화 제작 계획을 전하기도 했다.
외국 배급사들의 활발한 한국 시장 진출은 한국 영화 산업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한국 영화계는 CJ엔터테인먼트, 롯데엔터테인먼트, 쇼박스, 넥스트엔터테인먼트월드(NEW) 등 4대 대형 배급사가 90% 이상의 시장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불공정 경쟁으로 인한 영화산업의 양극화 문제 등이 계속 제기되는 이유다.
영화계는 외국 배급사들이 직접 영화제작에 나서게 됨으로써 4대 대형 배급사의 독과점 구조 변화와 시장 전체의 활기를 기대하는 눈치다. 작은 영화에도 관심을 가져 선순환적 구조가 이뤄졌으면 하는 희망도 존재한다.
영화계 관계자는 “외국 스튜디오의 한국 시장 진출이 당장은 아니지만 길게 보면 한국영화산업에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짚었다.
[디지털뉴스국 박상원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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