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위대한 작곡가 로베르트 슈만과 결코 떼려야 뗄 수 없는 단어가 ‘낭만’이다. 전통과 형식보다 인간 본연의 절절한 감정을 음악으로 표현하는 데 주력하며 19세기 서양음악의 ‘낭만주의’를 완성했던 그다. 개중 슈만의 가곡은 그만의 낭만적 분위기를 가장 짙게 담고 있다. 주변의 거센 반대를 무릅쓰고 스승의 딸 클라라와 뜨거운 사랑을 키워 나가던 시기 작곡한 연가곡 ‘시인의 사랑’이 대표적이다.
우리 시대 최고의 서정적 테너로 칭송 받는 마크 패드모어가 오는 21일 슈만의 낭만적 세계를 한국 관객들에게 펼쳐 보인다. 올해 미국의 저명한 클래식 음악지 ‘뮤지컬 아메리카’에서 ‘올해의 성악가’로 선정한 마크 패드모어는 오페라와 가곡, 바로크 음악 스페셜리스트로 꼽히는 영국 출신 성악가로, 특유의 청아한 발성과 서정적인 음색으로 유명하다. 클라리넷 연주자로 음악가의 길을 걷기 시작한 그는 남들보다 늦은 나이에 성악계에 진출, 1990년대 초 대작 오페라 주역으로 발탁되며 스타로 떠올랐다.
지난 두 차례 내한공연에서 바흐의 수난곡과 슈베르트의 가곡 ‘겨울나그네’를 선보여 관객을 매료시킨 그는 이번 무대에서 슈만을 집중 탐구한다. 슈만이 사랑의 열병에 빠져 있던 시기 독일 시인 하인리히 하이네의 시를 재료로 작곡한 ‘시인의 사랑’과 ‘5개의 가곡’, 또 슈만이 생전 가장 사랑한 소설을 토대로 현대 작곡가 한스 젠더가 새로 완성한 가곡 ‘산속 동굴에서’ 등을 선보인다. 젠더의 작품은 한국 초연이다.
패드모어와 함께 무대에 설 피아니스트는 오스트리아 출신의 틸 펠너다. 1993년 스위스 클라라 하스킬 콩쿠르에서 우승하며 명성을 얻은 그는 클라우디오 아바도, 블라디미르 아쉬케나지, 쿠르트 마주어 등 거장 음악가들과 호흡을 맞췄으며 패드모어와 함께 암스테르담 콘세르트허바우, 빈 무지크페라인 등 유수 공연장에서 가곡 리사이틀을 가진 바 있다. 한국에서 공연이 처음인 펠너는 21일에 이어 23일 단독으로 피아노 리사이틀을 연다. 그는 슈만의 피아노곡 ‘나비’와 ‘판타지 C장조’,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13번 등을 연주한다.
공연은 21일 마크 패드모어& 틸 펠너 가곡 리사이틀, 23일 틸 펠너 피아노 리사이틀. 장소는 모두 성남아트센터 콘서트홀. 1544-8117
[오신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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