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온라인 패션 쇼핑몰 ‘내스티 갤(NASTY GAL)’ 설립자인 소피아 아모루소(31)는 암울한 청춘이었다. 10대 시절 주의력 결핍과 우울증 진단을 받고 고등학교를 중퇴했다. 20대에는 쓰레기통을 뒤져 음식을 먹는 프리건이었다. 히치하이킹과 도둑질로 생계를 유지했다. 어쩌다 아르바이트를 해도 2주일 만에 그만두는 일이 허다했다.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던 이 여성은 도대체 어떻게 연간 매출 1000억원대를 올리는 사업가가 됐을까. 그 비결로 내성적인 성격과 나태한 직원 ,알바를 전전한 이력을 꼽는다.
사람 만나는 것을 싫어한 그는 혼자 집에 처박혀 할 수 있는 일을 찾다가 온라인 쇼핑몰 사업을 선택했다. 중고 옷을 유난히 좋아해 SNS ‘마이스페이스’ 친구들과 거래를 하면서 창업에 눈떴다. 온라인 경매·쇼핑 사이트 ‘이베이’에 패션숍 ‘내스티 갤 빈티지’를 오픈했다. 8달러에 건진 샤넬 재킷을 999달러에 팔아치울 정도로 잘 나가는 셀러였다.
그 여세를 몰아 2008년 온라인 쇼핑몰 ‘내스티 갤 빈티지’를 개설했다. 오픈 첫 날 모든 상품이 품절됐다. 그는 홈페이지에 달리는 모든 댓글에 빠짐없이 답글을 달았다. 그게 사람을 대하는 기본 예의라는 생각이 들어서다. 그렇게 친구처럼 고객을 대한 덕분에 회사가 급성장했다. 로스앤젤리스(LA)에 1400평 규모 본사와 직원 350명을 거느린 중견 기업체가 됐다. 아모루소의 개인자산은 3500억원에 달한다. 처음에는 구제 옷만 팔았으나 이제 자체 디자인한 옷까지 선보이고 있다.
지금도 그는 SNS를 가장 잘 활용하는 전문경영인(CEO)이다. 인스타그램에 27만명에 달하는 팔로워를 거느리고 있으며 그들과 소통하고 있다.
부유한 집안과 학벌, 인맥의 도움 없이 자수성가한 그의 사업 이야기는 어떤 성공 스토리보다 흥미진진하다.
[전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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