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포터'라는 이름을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사람이 전 세계에 얼마나 있을까. 공전의 히트를 한 해리포터 시리즈는 총 4억 부가 팔렸다. 월세도 잘 내지 못하던 이혼녀 조앤 롤링은 해리포터 하나로 세계에서 가장 큰 돈을 번 작가가 되었다. 귀족의 칭호까지 받았다. 우리나라에서도 조앤 롤링 같은 작가, 해리포터 같은 작품이 나올 수는 없을까.
무협소설 작가로 30여년을 살아온 '금강' 김환철 작가는 한국의 해리포터를 만들기 위해 지금도 동분서주하고 있다. 만화방에서 무협소설 좀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금강'은 장르소설 계에서는 알아주는 인물이다. '영웅천하' '대풍운연의' '발해의 혼' 등 그가 집필한 작품들은 열거하기가 힘들 정도다. 첫 작품부터 소위 대박이 났기에 그는 항상 업계 최고의 대우를 받아왔다. 그러던 그가 집필 활동을 소홀히 하면서까지 매달리고 있는 일이 있다. 바로 '문피아'다.
문피아, 하면 요즘 적폐 청산의 일환으로 주목받고 있는 관피아‧해피아 등이 생각난다. 이런 부정적인 언어들 사이에서 유일하게 긍정의 힘을 발휘하고 있는 곳. 바로 '문피아'다. 문피아는 장르소설 작가들이 자유롭게 자신의 작품을 연재하고, 독자들과 소통할 수 있는 사이트다. 블로그와 비슷한 시스템인 작가만의 '서재'가 마련되어 있다. 빠른 피드백을 받을 수 있고 조회수도 바로 확인할 수 있으니 작가들에게 최적화된 시스템이라 할 수 있다. 또 특이한 점은 작가 본인이 작품 유료 결제를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정 연재분부터는 100원씩 내야 글을 볼 수 있는데, 이 모든 것이 작가 본인의 의지에 달려있다. 그야말로 '작가주의'다.
이는 김환철 대표가 문피아를 시작했던 취지에서 출발했다. 그는 출판사가 갑이고, 작가들이 약할 수밖에 없는 출판시장에서 불합리한 대우를 받을 수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까웠다고 했다. 또 처음에는 작가를 위한 사업을 하겠다던 사람들도 성공을 하고 나면 달라지는 모습을 보며 실망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정말로 작가를 도울 수 있는 사람이 되겠다고 다짐했다.
문피아에 올라오는 작품들을 김환철 대표는 작가의 마음에서 돌봐주고 있다. '이렇게 고쳐라'고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작가들만의 개성을 살리면서 작품성과 인기를 높일 수 있게 조언해준다. 그냥 고친다면 지금은 더 잘 팔릴지 모르겠지만 다음 작품에서 자신의 개성이 없다면 작가의 생명이 줄어들게 된다는 그의 지론 때문이다.
작가들을 챙기다보니 작품의 질도 자연스레 향상됐고, 문피아를 찾는 독자들도 늘어났다. 올해 1월 문피아에서 인기가 가장 많은 작가가 원고료로 600만원을 받았다. 6개월이 지난 7월, 인기 1위 작가는 2200만원의 수익을 가져갔다. 시장이 죽어 강제 은퇴를 당했던 사람들도 서서히 문피아에 문을 두드리고 있다. "이제 희망이 보인다"고 말하는 김환철 대표.
매경닷컴도 이 희망에 동참했다. 매경닷컴 사이트를 통해 문피아를 방문할 수 있게 된 것. 매경 아이디 만으로도 문피아에 접속해 다양한 종류와 양질의 소설들을 접할 수 있다. 김환철 대표는 이번 제휴를 통해 "작가에게 열광하던 독자가 작가로, 그 작가가 다시 독자에게 환호를 받는 곳이 문피아다. 그리고 문피아가 작가들을 도울 준비가 되어있다는 점을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작가가 대접받는 세상을 위해 김환철 대표와 문피아는 지금도 희망을 노래하고 있다.
이가영 기자[2ka0@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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