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 논객으로 알려진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내란음모 혐의를 받고 있는 통진당 사태와 관련해 "사이비 종교화가 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진중권 교수는 2일 MBN '김미화의 공감' 프로그램에 출연해 "'아직도 이러고 있나' 한심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진 교수는 그러면서 "'북한이 정전 협정을 폐기하겠다'고 말만 한 건데 이 사람들은 ‘미국이 북한을 폭격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린 어떻게 할 것이냐’ 하고 ‘국민보도연맹과 같은 사건이 일어날 것이다’"라고 하는 등 "피해망상과 과대망상으로 똘똘 뭉쳐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새롭게 시작하는 김미화의 공감, 오늘 그 첫 시간을 함께 해주기 위해 나온 분입니다. 동양대 진중권 교수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진중권 교수님 너무 반갑습니다. 저희 프로그램에서 섭외했을 때 깜짝 놀란 게 한 치도 주저도 없이 나오겠다고 하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어떻게 그렇게 선뜻 나와 주시기로.
-원래는 나와서 축하하고 덕담해주는 것으로 알고 나왔는데요. 질문지가 들어와 있는데 이석기 사태, 이러더라고요. 그래서 트위터에 ‘속았다, 방송쟁이들을 믿으면 안 된다’
▶ 덕담부터 해주시고 넘어가죠.
-멘트를 준비해왔죠. 사실 실물로 보면 훨씬 미녀시고 프로그램 하시는 걸 지켜봤는데 굉장히 공부 많이 하시더라. 이런 걸 준비했는데 이석기..
▶ 말씀 나온 김에 이석기 사태를 어떻게 보시는지부터 얘기를 나눠보도록 할까요? 진중권 교수도 우려의 눈으로 바라보고 계시는 거죠?
-저는 2003년부터 계속 경고를 했고 그것 때문에 당시 민주노동당에서 싸우다가 항의하기 위해서 탈당도 했었고. 그 다음에 민노당에서 진보신당이 갈려나올 때 싸웠고 통합진보당에서 정의당이 갈려나올 때 싸웠고. 사실 제가 정치적 글쓰기를 한 게 주체사상에 대한 비판부터 시작했습니다. 25년 전에. 그런데 ‘아직도 이러고 있나’ 한심하단 생각이 들고요. 그러니까 사이비 종교화가 된 것 같아요. 이 분들의 멘털리티를 들여다보면 정상이 아니잖아요. 예를 들어서 북한이 정전 협정을 폐기하겠다고 말만 한 건데 이 사람들은 ‘미국이 북한을 폭격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린 어떻게 할 것이냐’ 하고. 또 ‘예비 검속이 일어나서 국민보도연맹과 같은 사건이 일어날 것이다’ 이런 피해망상과 과대망상으로 똘똘 뭉쳐있는 거죠. 그래서 저는 그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정당운동을 한다고 하면.. 이제는 민주주의 절차가 확보 되었거든요. 그리고 정당운동을 한다고 하면 옛날 방법으로 혁명과 변혁.. 이것은 20대 애들 판타지이지 40~50대 아줌마 아저씨들이 할 것은 아니다. 그래서 정치적인 지체 현상이 나타났고. 그 다음으로 놀랐던 것이 80년대에도 그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없었거든요. 딱 보니까 이 사람들의 증세가 심한 겁니다. 그걸 보고 저는 놀랐고요. 사실 그 분들이 이른바 NL이라는 세력의 주력이 아니라 반개 세력이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자기들끼리 똘똘 뭉치면서 소수 극렬화 되는, 그러니까 대중으로부터 끊겨버린 거죠. 그런 현상이 발생한 거라고 봅니다.
▶ 진중권 교수님이 지금 하신 말씀은 국정원의 발표가 사실이라는 전제 하에서 얘길 하시는 거죠?
-저는 통진당 해명의 70% 이상이 거짓이라고 봐요.
▶ 어떤 점에서요?
-녹취록이 나오지 않았습니까. 녹취록을 읽어보면 아시겠지만. 물론 전체 중에서 문제가 되는 부분만 뽑아서 과장된 부분이 있을지 몰라도 발언들만 보더라도 우리사회에서 용납되기 힘든 발언이거든요. 또 다른 한편으론 그런 것도 있습니다. 국정원에서 왜 이것을 내란음모로 걸었을까. 읽어보면 이 분들이 심각한 위험이라기 보단 약간 정신병이거든요. 비비탄 총을 개조하고 80~90만 원 짜리 장난감 총을 개조하고 이런 얘기를 한단 말이죠. 그래서 이것을 왜 그렇게 걸었을까 했을 때는 국정원의 의도가 있는 거죠. 나중에 기소단계에서 이것이 유지가 안 될 경우 사실 국정원이 비난받아야죠. 왜냐하면 국가안보에 관한 사안까지도 자기들이 정치적으로 이용한 것이고. 사실 이런 것은 기다려야 되거든요. 정말 현실적인 위협이라면. 무기를 사거나 이럴 때까지 기다렸다가 키웠다가 덮쳐야 되는데 지금 보니까 강령이고 규약이고 하나도 나온 게 없어요. 오로지 녹취록 세 개 인데 그 중에 이것이 가장 심한 거라고 하잖아요. 그런데 그것도 읽어보면 황당하거든요. 저도 조직운동 같은 것을 해봤지만 130명 모아놓고서 그런 얘기를..
▶ 조직운동으로 뭐해보셨어요?
-저도 밑에서 별 것 아닌..그런데 우리도 2년 동안 하면서 총의를 하거나 이런 것을 한 적이 한 번도 없는데 성격 자체가 전위조직이거나 이런 성격은 아니라는 거죠. 상식적으로도. 그래서 무리가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 진 교수님, 내부에서 많이 싸우면서 종북세력의 실체가 어떤 지 많이 보셨잖아요. 지금 나오는 것을 보았을 때 교수님이 싸우셨던 것과 행태가 유사합니까?
-이 정도는 아니었다고 생각해요. 그 사람들이 아직까지도 옛날의 민주기지론 이라고 하죠. 50년대 60년대까지만 해도 북한이 우리보다 체제가 앞선 부분이 있었거든요. 그러나 70년대 들어와서 완전히 역전되었는데 아직도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상당히 황당했고요. 또 하나는 ‘우리가 지금 합법운동을 하지 않느냐.’ 전당 운동을 했으면 이 전당 자체를 전략단위로 생각해야 하는데 이 사람들은 계속 전술단위로 생각하는 거예요. 자기네들은 조직을 가지고 있고 이것을 합법 공간에서 활용하겠다. 그런 마인드라면 들어와선 안 된다고 제가 싸웠던 거고요. 이 정도는 제가 볼 땐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 진중권 교수님도 종북 세력이라고 비난받으신 적 많으셨죠?
-그 사람들이 비난할 땐 항상 그러죠. 새누리당 아니면 다 종북 아닙니까? 김미화 씨도 종북 이잖아요. 낸시랭도 종북인데요 뭘.
▶ 지금 야권 전체를 싸잡아서 종북이냐 진보냐 우리사회에서 논란이 굉장히 많잖아요.
-걱정스러운 부분은 그런 부분입니다. 예를 들어서 세 당이 합쳐서 진보정당을 만든 거 아닙니까. 일단 그 쪽을 공격하고. 그 다음에 그들과 연대했던 민주당을 공격하고. 이런 것은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더 나아가서 촛불과 시민까지도 공격할 거예요. ‘사실은 얘들이 뒤에서 조종하는 거다.’ 이런 것을 잘못되었다고 생각하고요. 당시에 저도 삼당 합당에 찬성했거든요. 왜냐하면 당시만 해도 민주노동당이 달라진 모습을 보였어요. 어떤 체제였느냐면 강기갑 하고 이정희 체제였어요. 그런데 이정희 씨가 작년 분당 과정에서 저도 놀랬거든요. ‘저런 사람이었나.’ 의원 상 까지 받았던 모범적인 의원이었거든요. 그 사람들이 선거하는 사람이라면 괜찮겠다 싶은 생각이 있었는데 그것이 드러난 게 갈라질 때.. 총선 끝나고 나서 분당 과정 속에서 보니까 이 사람들이 한 번도 대중적으로 검증받지 않은 사람들을 올려놓았고.. 사퇴하라는 것이 범국민적 요구였는데 안하는 것을 보면서 저 사람들이 도대체.. 원래 의원이라는 게 그렇잖아요. 국민을 대변하는 거거든요. 자기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뜻을 대의하는데, 국민이 그만 두라는데 끝까지 밀어붙이는 것을 보고 정상은 아니다.. 그리고 우려했던 사태가 이런 식으로 터져 버린 거죠. 저는 다른 것을 우려했거든요. 예를 들어서 기밀열람권이 있으니까 이걸 어디로 빼두었다, 보좌관이 걸려 들어가고 이런 것을 했는데 내란 음모라고 하니까 황당하더라고요.
▶ 우리사회에 진보와 종북세력이 있다면 선을 그었으면 좋겠는데 둥그렇게 다 돌려서 진보는 종북이다. 어떻게 선을 그을 수 있을까요?
-선을 긋긴 했어요. 왜냐하면 그 사람들이 외톨이가 되어 버린 거잖아요. 정의당이 나와 버리면서 이 사람들이 순망치한, 입술을 잃어버린 거예요. 그러니까 이게 그대로 드러나는 겁니다. 그리고 옛날에 같이 있었을 때는 걔네들이 이상한 짓을 하면 통제가 되거든요. 견제가 들어오는데 이제는 이것조차 없으니까 막 가 버린 거죠. 그러다 사건이 터져버린 거고. 또 하나 통진당 자체도 달라요. 예를 들어서 이석기 씨가 이정희 씨를 비판했더라고요. 희미하다고. 그 다음에 이상규 씨나 오병윤 의원 같은 경우 자기들도 보고 황당했다고 얘기하거든요. 그래서 그 내에서 갈라지는 부분이 있는데 미묘한 부분입니다. 외과의사가 수술하듯이 미묘하게 접근해야지.. 가장 좋은 것은 다 잘라내는 거죠.
▶ 지금 홍성규 통합진보당 대변인이 긴급기자회견을 한다고 하는데요. 통합진보당 대변인이 국정원 수사에 대해서 여러 가지 해명과 반박을 했는데 진 교수님은 어떻게 보셨습니까?
-일부 맞는 말도 있겠지만 전세보증금은 계좌로 이체하면 되는데 왜 현금으로 갖고 있느냐 하는 기본적인 의문이 있고요. 그리고 공당이라고 한다면 공당의 위치에 서서 발언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서 지금 분명히 문제가 되는 발언들을 했거든요. 공당이라면 쳐내야 합니다. 자기들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고 국정원에서 뭔가를 잘못했다면 그건 따로 지적을 해야 하는 건데 지금 일방적으로 옹호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이들의 해명에 설사 옳은 부분이 있다 하더라도 전체적으로 신뢰가 안 가는 부분이 있죠.
▶ 언론에서도 자극적인 것을 뽑아서 보도 하는 측면도 있잖아요.
-저는 굉장히 잘못되었다고 보거든요. 옛날부터 그랬는데 수사상황을 흘리죠. 그런데 이번에는 녹취록이 통째로 나왔습니다. 그 다음에 어느 일간 신문에서 통으로 오늘부터 보도가 된다고 하거든요. 이런 예는 없었거든요. 이게 뭐하는 겁니까? 쉽게 말하면 피의사실을.. 그 자료가 어디서 나왔겠습니까, 당연히 국정원에서 나왔죠. 만약 국정원에서 이것을 잃어버렸다면 큰일 나는 문제죠. 그리고 언론들도 문제입니다. 피의사실이거든요. 기본적인 인권의 문제고 자유의 문제거든요. 이것을 보도하면서 국민의 알 권리라고 얘기하는데 물론 그런 부분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분명히 놀아나는 부분이 있거든요. 거기에 대해서 단지 판매부수를 높이는 차원에서 해도 되느냐.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법적 논리거든요. 법정에서 어떤 것이 나오느냐. 증거라든지 이런 부분에 주목해야 되는데 지금 보면 너무 부풀리는 부분들이 있고.. 그런데 이번에는 녹취록이 통째로 나왔다는 것. 예를 들어 이런 내용이 있다더라, 저런 내용이 있다더라, 이렇게 흘리는 게 아니라 통째로 나왔다는 건 유출했다는 거죠.
▶ 체포동의안 문제로 넘어가보겠습니다. 오늘 국회에 체포동의안이 온다고 하는데 양당을 보니까 서둘러 처리하자는 분위기 인 것 같아요. 아까 진 교수님이 외과수술로 다 잘라내야 된다는 말씀을 하셨는데요.
-이분들은 지하에서 움직이기 때문에 밖에선 보이지 않는다는 거예요. 그런데 만약에 아무런..
▶ 몇 백 명이 모여서 회의를 했는데 그게 지하일까요?
-그러니까 녹취록이라는 게 중요하죠. 이 분들이 마을회관에서 경로잔치를 했습니까? 그런 건 아니잖아요. 그런 회의를 했다는 거 자체가 충격인거고. 보통은 잘 보이지 않고 들어왔는데 근거는 없는 거죠. 분명히 의심은 되는데 자를 부분은 없고..그런 부분도 있는 거죠.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이석기 의원 같은 경우는 사퇴해야죠. 왜냐하면 자기가 했다는 발언이 있지 않습니까. 그것만 가지고도 이미 사퇴를 했어야 했고 자기 스스로 수사를 받아야 된다고 생각하고요. 그 다음에 통합진보당이 정말 자기가 하나의 정당이라고 한다면 저런 식으로 행동해선 안 된다고 봅니다. 자기들이 잘라내야죠. ‘우리도 몰랐다, 하지만 우리가 봐도 이건 너무나 심각하다.’ 실제로 그런 반응들이 내부에도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게 공식 입장이 되면 또 저렇게 된단 말이죠. 황당한 겁니다.
▶ 새누리당에서 목소리 크신 분들은 정당해산 얘기도 하시던데 그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저는 과하다고 생각하고요. 왜냐하면 히틀러입니까? 우리는 저런 정당을 없앨 수 있는 아주 민주적인 방법이 있습니다. 다음선거에서 안 찍어주면 저절로 해산되거든요. 그 당에서 소속되어 있는 몇 몇 사람들이 잘못한 건데 이것을 전체 당의 책임으로 몰아갈 수 있느냐 부분도 있고 법리적으로도 문제가 될 것 같고요. 저는 그런 과격함이 싫어요. 예를 들어 언론에 먼저 흘려서 여론의 재판을 받는 것이 인민재판이거든요. 우리는 그런 것을 하면 안 되는 거죠. 법리로 확실히 따져서 그 사람들이 잘못한 부분까지만 책임을 묻게 하면 되는데. 이 사람들이 잘못했는데 이 들과 당의 연관 같은 것이 하나도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당 전체를 없애자고 나가면 헌정사상 유래가 없는 거잖아요. 하나의 예가 만들어진다면 이게 또 다른 정당으로 갈지 누가 알겠습니까.
▶ 실제로 통합진보당도 상당히 곤혹스러워 하는 모습을 볼 수 있고 민주당 조차도 상당히 힘들어하고 있거든요.
-전화위복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 전까지만 해도 큰 근거가 없었기 때문에 공격하면 사실 헛발이었거든요. 자꾸 피해 다녔단 말이에요. 그런데 이번에 딱 드러났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진보진영에선 굉장히 큰 부담이 되는 사건이긴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잘되었다, 도려낼 거 확실히 도려내고 넘어가자. 이런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진중권 교수는 2일 MBN '김미화의 공감' 프로그램에 출연해 "'아직도 이러고 있나' 한심하다는 생각이 든다"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진 교수는 그러면서 "'북한이 정전 협정을 폐기하겠다'고 말만 한 건데 이 사람들은 ‘미국이 북한을 폭격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린 어떻게 할 것이냐’ 하고 ‘국민보도연맹과 같은 사건이 일어날 것이다’"라고 하는 등 "피해망상과 과대망상으로 똘똘 뭉쳐있다"고 덧붙였습니다.
새롭게 시작하는 김미화의 공감, 오늘 그 첫 시간을 함께 해주기 위해 나온 분입니다. 동양대 진중권 교수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진중권 교수님 너무 반갑습니다. 저희 프로그램에서 섭외했을 때 깜짝 놀란 게 한 치도 주저도 없이 나오겠다고 하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어떻게 그렇게 선뜻 나와 주시기로.
-원래는 나와서 축하하고 덕담해주는 것으로 알고 나왔는데요. 질문지가 들어와 있는데 이석기 사태, 이러더라고요. 그래서 트위터에 ‘속았다, 방송쟁이들을 믿으면 안 된다’
▶ 덕담부터 해주시고 넘어가죠.
-멘트를 준비해왔죠. 사실 실물로 보면 훨씬 미녀시고 프로그램 하시는 걸 지켜봤는데 굉장히 공부 많이 하시더라. 이런 걸 준비했는데 이석기..
▶ 말씀 나온 김에 이석기 사태를 어떻게 보시는지부터 얘기를 나눠보도록 할까요? 진중권 교수도 우려의 눈으로 바라보고 계시는 거죠?
-저는 2003년부터 계속 경고를 했고 그것 때문에 당시 민주노동당에서 싸우다가 항의하기 위해서 탈당도 했었고. 그 다음에 민노당에서 진보신당이 갈려나올 때 싸웠고 통합진보당에서 정의당이 갈려나올 때 싸웠고. 사실 제가 정치적 글쓰기를 한 게 주체사상에 대한 비판부터 시작했습니다. 25년 전에. 그런데 ‘아직도 이러고 있나’ 한심하단 생각이 들고요. 그러니까 사이비 종교화가 된 것 같아요. 이 분들의 멘털리티를 들여다보면 정상이 아니잖아요. 예를 들어서 북한이 정전 협정을 폐기하겠다고 말만 한 건데 이 사람들은 ‘미국이 북한을 폭격할 것이다, 그렇다면 우린 어떻게 할 것이냐’ 하고. 또 ‘예비 검속이 일어나서 국민보도연맹과 같은 사건이 일어날 것이다’ 이런 피해망상과 과대망상으로 똘똘 뭉쳐있는 거죠. 그래서 저는 그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정당운동을 한다고 하면.. 이제는 민주주의 절차가 확보 되었거든요. 그리고 정당운동을 한다고 하면 옛날 방법으로 혁명과 변혁.. 이것은 20대 애들 판타지이지 40~50대 아줌마 아저씨들이 할 것은 아니다. 그래서 정치적인 지체 현상이 나타났고. 그 다음으로 놀랐던 것이 80년대에도 그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없었거든요. 딱 보니까 이 사람들의 증세가 심한 겁니다. 그걸 보고 저는 놀랐고요. 사실 그 분들이 이른바 NL이라는 세력의 주력이 아니라 반개 세력이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자기들끼리 똘똘 뭉치면서 소수 극렬화 되는, 그러니까 대중으로부터 끊겨버린 거죠. 그런 현상이 발생한 거라고 봅니다.
▶ 진중권 교수님이 지금 하신 말씀은 국정원의 발표가 사실이라는 전제 하에서 얘길 하시는 거죠?
-저는 통진당 해명의 70% 이상이 거짓이라고 봐요.
▶ 어떤 점에서요?
-녹취록이 나오지 않았습니까. 녹취록을 읽어보면 아시겠지만. 물론 전체 중에서 문제가 되는 부분만 뽑아서 과장된 부분이 있을지 몰라도 발언들만 보더라도 우리사회에서 용납되기 힘든 발언이거든요. 또 다른 한편으론 그런 것도 있습니다. 국정원에서 왜 이것을 내란음모로 걸었을까. 읽어보면 이 분들이 심각한 위험이라기 보단 약간 정신병이거든요. 비비탄 총을 개조하고 80~90만 원 짜리 장난감 총을 개조하고 이런 얘기를 한단 말이죠. 그래서 이것을 왜 그렇게 걸었을까 했을 때는 국정원의 의도가 있는 거죠. 나중에 기소단계에서 이것이 유지가 안 될 경우 사실 국정원이 비난받아야죠. 왜냐하면 국가안보에 관한 사안까지도 자기들이 정치적으로 이용한 것이고. 사실 이런 것은 기다려야 되거든요. 정말 현실적인 위협이라면. 무기를 사거나 이럴 때까지 기다렸다가 키웠다가 덮쳐야 되는데 지금 보니까 강령이고 규약이고 하나도 나온 게 없어요. 오로지 녹취록 세 개 인데 그 중에 이것이 가장 심한 거라고 하잖아요. 그런데 그것도 읽어보면 황당하거든요. 저도 조직운동 같은 것을 해봤지만 130명 모아놓고서 그런 얘기를..
▶ 조직운동으로 뭐해보셨어요?
-저도 밑에서 별 것 아닌..그런데 우리도 2년 동안 하면서 총의를 하거나 이런 것을 한 적이 한 번도 없는데 성격 자체가 전위조직이거나 이런 성격은 아니라는 거죠. 상식적으로도. 그래서 무리가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 진 교수님, 내부에서 많이 싸우면서 종북세력의 실체가 어떤 지 많이 보셨잖아요. 지금 나오는 것을 보았을 때 교수님이 싸우셨던 것과 행태가 유사합니까?
-이 정도는 아니었다고 생각해요. 그 사람들이 아직까지도 옛날의 민주기지론 이라고 하죠. 50년대 60년대까지만 해도 북한이 우리보다 체제가 앞선 부분이 있었거든요. 그러나 70년대 들어와서 완전히 역전되었는데 아직도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상당히 황당했고요. 또 하나는 ‘우리가 지금 합법운동을 하지 않느냐.’ 전당 운동을 했으면 이 전당 자체를 전략단위로 생각해야 하는데 이 사람들은 계속 전술단위로 생각하는 거예요. 자기네들은 조직을 가지고 있고 이것을 합법 공간에서 활용하겠다. 그런 마인드라면 들어와선 안 된다고 제가 싸웠던 거고요. 이 정도는 제가 볼 땐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 진중권 교수님도 종북 세력이라고 비난받으신 적 많으셨죠?
-그 사람들이 비난할 땐 항상 그러죠. 새누리당 아니면 다 종북 아닙니까? 김미화 씨도 종북 이잖아요. 낸시랭도 종북인데요 뭘.
▶ 지금 야권 전체를 싸잡아서 종북이냐 진보냐 우리사회에서 논란이 굉장히 많잖아요.
-걱정스러운 부분은 그런 부분입니다. 예를 들어서 세 당이 합쳐서 진보정당을 만든 거 아닙니까. 일단 그 쪽을 공격하고. 그 다음에 그들과 연대했던 민주당을 공격하고. 이런 것은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더 나아가서 촛불과 시민까지도 공격할 거예요. ‘사실은 얘들이 뒤에서 조종하는 거다.’ 이런 것을 잘못되었다고 생각하고요. 당시에 저도 삼당 합당에 찬성했거든요. 왜냐하면 당시만 해도 민주노동당이 달라진 모습을 보였어요. 어떤 체제였느냐면 강기갑 하고 이정희 체제였어요. 그런데 이정희 씨가 작년 분당 과정에서 저도 놀랬거든요. ‘저런 사람이었나.’ 의원 상 까지 받았던 모범적인 의원이었거든요. 그 사람들이 선거하는 사람이라면 괜찮겠다 싶은 생각이 있었는데 그것이 드러난 게 갈라질 때.. 총선 끝나고 나서 분당 과정 속에서 보니까 이 사람들이 한 번도 대중적으로 검증받지 않은 사람들을 올려놓았고.. 사퇴하라는 것이 범국민적 요구였는데 안하는 것을 보면서 저 사람들이 도대체.. 원래 의원이라는 게 그렇잖아요. 국민을 대변하는 거거든요. 자기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의 뜻을 대의하는데, 국민이 그만 두라는데 끝까지 밀어붙이는 것을 보고 정상은 아니다.. 그리고 우려했던 사태가 이런 식으로 터져 버린 거죠. 저는 다른 것을 우려했거든요. 예를 들어서 기밀열람권이 있으니까 이걸 어디로 빼두었다, 보좌관이 걸려 들어가고 이런 것을 했는데 내란 음모라고 하니까 황당하더라고요.
▶ 우리사회에 진보와 종북세력이 있다면 선을 그었으면 좋겠는데 둥그렇게 다 돌려서 진보는 종북이다. 어떻게 선을 그을 수 있을까요?
-선을 긋긴 했어요. 왜냐하면 그 사람들이 외톨이가 되어 버린 거잖아요. 정의당이 나와 버리면서 이 사람들이 순망치한, 입술을 잃어버린 거예요. 그러니까 이게 그대로 드러나는 겁니다. 그리고 옛날에 같이 있었을 때는 걔네들이 이상한 짓을 하면 통제가 되거든요. 견제가 들어오는데 이제는 이것조차 없으니까 막 가 버린 거죠. 그러다 사건이 터져버린 거고. 또 하나 통진당 자체도 달라요. 예를 들어서 이석기 씨가 이정희 씨를 비판했더라고요. 희미하다고. 그 다음에 이상규 씨나 오병윤 의원 같은 경우 자기들도 보고 황당했다고 얘기하거든요. 그래서 그 내에서 갈라지는 부분이 있는데 미묘한 부분입니다. 외과의사가 수술하듯이 미묘하게 접근해야지.. 가장 좋은 것은 다 잘라내는 거죠.
▶ 지금 홍성규 통합진보당 대변인이 긴급기자회견을 한다고 하는데요. 통합진보당 대변인이 국정원 수사에 대해서 여러 가지 해명과 반박을 했는데 진 교수님은 어떻게 보셨습니까?
-일부 맞는 말도 있겠지만 전세보증금은 계좌로 이체하면 되는데 왜 현금으로 갖고 있느냐 하는 기본적인 의문이 있고요. 그리고 공당이라고 한다면 공당의 위치에 서서 발언해야 된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서 지금 분명히 문제가 되는 발언들을 했거든요. 공당이라면 쳐내야 합니다. 자기들이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고 국정원에서 뭔가를 잘못했다면 그건 따로 지적을 해야 하는 건데 지금 일방적으로 옹호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이들의 해명에 설사 옳은 부분이 있다 하더라도 전체적으로 신뢰가 안 가는 부분이 있죠.
▶ 언론에서도 자극적인 것을 뽑아서 보도 하는 측면도 있잖아요.
-저는 굉장히 잘못되었다고 보거든요. 옛날부터 그랬는데 수사상황을 흘리죠. 그런데 이번에는 녹취록이 통째로 나왔습니다. 그 다음에 어느 일간 신문에서 통으로 오늘부터 보도가 된다고 하거든요. 이런 예는 없었거든요. 이게 뭐하는 겁니까? 쉽게 말하면 피의사실을.. 그 자료가 어디서 나왔겠습니까, 당연히 국정원에서 나왔죠. 만약 국정원에서 이것을 잃어버렸다면 큰일 나는 문제죠. 그리고 언론들도 문제입니다. 피의사실이거든요. 기본적인 인권의 문제고 자유의 문제거든요. 이것을 보도하면서 국민의 알 권리라고 얘기하는데 물론 그런 부분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분명히 놀아나는 부분이 있거든요. 거기에 대해서 단지 판매부수를 높이는 차원에서 해도 되느냐. 가장 중요한 것은 결국 법적 논리거든요. 법정에서 어떤 것이 나오느냐. 증거라든지 이런 부분에 주목해야 되는데 지금 보면 너무 부풀리는 부분들이 있고.. 그런데 이번에는 녹취록이 통째로 나왔다는 것. 예를 들어 이런 내용이 있다더라, 저런 내용이 있다더라, 이렇게 흘리는 게 아니라 통째로 나왔다는 건 유출했다는 거죠.
▶ 체포동의안 문제로 넘어가보겠습니다. 오늘 국회에 체포동의안이 온다고 하는데 양당을 보니까 서둘러 처리하자는 분위기 인 것 같아요. 아까 진 교수님이 외과수술로 다 잘라내야 된다는 말씀을 하셨는데요.
-이분들은 지하에서 움직이기 때문에 밖에선 보이지 않는다는 거예요. 그런데 만약에 아무런..
▶ 몇 백 명이 모여서 회의를 했는데 그게 지하일까요?
-그러니까 녹취록이라는 게 중요하죠. 이 분들이 마을회관에서 경로잔치를 했습니까? 그런 건 아니잖아요. 그런 회의를 했다는 거 자체가 충격인거고. 보통은 잘 보이지 않고 들어왔는데 근거는 없는 거죠. 분명히 의심은 되는데 자를 부분은 없고..그런 부분도 있는 거죠.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이석기 의원 같은 경우는 사퇴해야죠. 왜냐하면 자기가 했다는 발언이 있지 않습니까. 그것만 가지고도 이미 사퇴를 했어야 했고 자기 스스로 수사를 받아야 된다고 생각하고요. 그 다음에 통합진보당이 정말 자기가 하나의 정당이라고 한다면 저런 식으로 행동해선 안 된다고 봅니다. 자기들이 잘라내야죠. ‘우리도 몰랐다, 하지만 우리가 봐도 이건 너무나 심각하다.’ 실제로 그런 반응들이 내부에도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그게 공식 입장이 되면 또 저렇게 된단 말이죠. 황당한 겁니다.
▶ 새누리당에서 목소리 크신 분들은 정당해산 얘기도 하시던데 그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저는 과하다고 생각하고요. 왜냐하면 히틀러입니까? 우리는 저런 정당을 없앨 수 있는 아주 민주적인 방법이 있습니다. 다음선거에서 안 찍어주면 저절로 해산되거든요. 그 당에서 소속되어 있는 몇 몇 사람들이 잘못한 건데 이것을 전체 당의 책임으로 몰아갈 수 있느냐 부분도 있고 법리적으로도 문제가 될 것 같고요. 저는 그런 과격함이 싫어요. 예를 들어 언론에 먼저 흘려서 여론의 재판을 받는 것이 인민재판이거든요. 우리는 그런 것을 하면 안 되는 거죠. 법리로 확실히 따져서 그 사람들이 잘못한 부분까지만 책임을 묻게 하면 되는데. 이 사람들이 잘못했는데 이 들과 당의 연관 같은 것이 하나도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당 전체를 없애자고 나가면 헌정사상 유래가 없는 거잖아요. 하나의 예가 만들어진다면 이게 또 다른 정당으로 갈지 누가 알겠습니까.
▶ 실제로 통합진보당도 상당히 곤혹스러워 하는 모습을 볼 수 있고 민주당 조차도 상당히 힘들어하고 있거든요.
-전화위복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 전까지만 해도 큰 근거가 없었기 때문에 공격하면 사실 헛발이었거든요. 자꾸 피해 다녔단 말이에요. 그런데 이번에 딱 드러났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진보진영에선 굉장히 큰 부담이 되는 사건이긴 하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잘되었다, 도려낼 거 확실히 도려내고 넘어가자. 이런 기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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