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량 테이크아웃 닭강정 전문점’으로 창업 1년 만에 가맹점 100개, 연 매출 45억 원이라는 성과를 올린 (주)SN인더스트리 이상준 대표. 그가 처음 사업에 뛰어든 것은 10여 년 전 등록금을 벌기 위해서였다고 합니다.
첫 사업을 연 매출 100억 원의 규모로 키운 후, 그가 새롭게 뛰어든 사업이 바로 지금의 닭강정 사업입니다. 34살의 젊은 나이, 그의 성공 비결을 묻기 위해 ‘정완진의 The CEO’ 제작진이 이상준 대표의 사무실을 직접 찾았습니다.
아래는 인터뷰 전문입니다.
Q. 대표님의 어린 시절, 어땠습니까?
어렸을 때부터 미술에 대한 관심이 많았습니다. 늘 버릇처럼 무언가를 그리곤 했죠. 필통, 액자, 시계, 바다 등 도처에 보이는 것들 모두가 저의 그리기 대상이었습니다. 이런 말씀 제 입으로 하기에 민망하긴 하지만, 제법 재능도 있었습니다. (웃음) 중학교 때 담임선생님은 제게 예술계 고등학교에 진학하라고 권유까지 하셨죠. 하지만 아시다시피, 예술 쪽을 배운다는 게 돈이 많이 들잖아요. 그래서 그냥 일반 고등학교에 진학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꿈이란 게 쉽게 포기가 안 되더군요. 어머니께 대학 등록금은 제 손으로 벌 테니, 미대 입시학원에 보내달라고 졸랐습니다. 어머니도 결국은 허락을 해주셨고요. 열심히 공부한 끝에, 장학생으로 부산대학교 미술학과에 입학할 수 있었습니다.
Q. 그런데 대표님의 지금은 예술가가 아닌 사업가인데요. 사업에 뛰어든 계기는 무엇인지요?
돈 때문이요. (웃음) 첫 입학은 장학생으로 별 걱정 없이 입학을 했지만, 문제는 그 다음이었습니다. 등록금도 비쌌거니와, 미술 재료비도 상당했습니다. 조각 작품 같은 경우에는 재료비가 더 많이 들었죠. 적게는 50만 원, 많게는 200만 원까지 들었습니다. 과외 아르바이트, 커피숍 아르바이트 등 닥치는 대로 돈을 벌었지만, 역부족이었습니다. 그 당시 시급이 약 1800원 정도였거든요. 그래서 궁여지책으로 생각해낸 것이 바로 ‘장사’였습니다. 그 때 했던 장사가 초밥집이었고, 그게 첫 사업의 시작이었죠.
Q. 왜 아이템을 초밥으로 정하셨나요?
일단 제가 일식 쪽에 대한 관심이 많습니다. 굉장히 좋아하기도 하고요. 당시 회전초밥집이 유행했었는데, 1인분에 만 오천 원에서 이만 원 정도로 대학생이 먹기에는 상당히 부담스러운 가격이었습니다. 그런데 대형마트에 파는 초밥 도시락은 약 5천 원 정도로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이었죠. 어디서 이런 가격 차이가 올까 곰곰이 생각해보니, ‘고정비용’에 있더군요. 인건비, 월세, 보증금 등 고정비용을 절감한다면 초밥을 싸게 팔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에 ‘테이크아웃 스시 전문점’을 창업하게 되었습니다.
Q. 잘 되던가요?
네, ‘대형마트 내 초밥가게를 길거리로 끌고 나오자.’라는 컨셉은 소비자들에게 정확히 통했습니다. 첫 날 매출은 30만 원을 넘었고, 몇 달 후에는 100만 원도 훌쩍 넘었죠. 매일 2~3시간 씩 자면서, 정말 정신없이 살았습니다. 그래도 힘든 줄 몰랐습니다. 장사가 잘 되다보니 프랜차이즈를 해보면 어떻겠냐 하는 제안도 들어왔고, 친형과 함께 당시 초밥집을 프랜차이즈화 시켰습니다. 마침 저희 사업에 투자하겠다는 분도 계셨고요. 덕분에 4~5년 정도가 지나니 가맹점은 약 250여 개로 늘어났고, 연 매출도 100억 원을 훌쩍 넘는 기업으로 성장했어요. 엄청난 성장이었죠.
Q. 그런데 지금 회사는 ‘닭강정’이 주력 아이템이잖아요. 사업 아이템을 바꾸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기업이 커지다보니 이런 저런 문제가 생기더군요. 누구의 원인이라고 말씀드리기는 힘들지만, 창업 초창기 여러 멤버들과의 갈등, 투자자와의 관계에서의 갈등 등 여러 가지 힘든 상황들이 많았습니다. 다 내려놓는 심정으로 일본으로 건너가 외식 산업에 대해 처음부터 다시 공부하기 시작했습니다. 한 2년 동안 일본에 머물면서 여러 가지 많이 보고 듣고 배웠습니다.
Q. 그때가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시기로군요?
네. 그렇죠. 하지만 그 때 내려놓고, 저를 돌이켜보는 시간을 가짐으로써 ‘겸손’이란 걸 배울 수 있었습니다. 가와사키 비즈니스 학교에 입학해 비즈니스 일본어를 배우는 한편, 저녁에는 일식당, 한식당 등 각종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습니다. 서비스 정신부터 하나하나씩 체계적으로 습득해나가자는 생각에 허드렛일도 마다 않고 직접 나섰죠. 서빙부터 설거지, 바닥 청소, 쓰레기통 비우기 등 무슨 일이든 닥치는 대로 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다시 밑바닥부터 시작할 수 있었던 이유는 그 당시 아직 20대라는 패기, 그리고 젊음이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덕분에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용기도 얻고, 재기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Q. 닭강정이라는 아이템을 본격적으로 사업화하자고 마음 먹은 것도 그 때인가요?
일본 우에노 시장을 걷다가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 있는 모습이 눈에 띄었어요. 연예인이 왔나, 사인회가 열린 건가... 하고 긴 줄을 따라가 봤더니, ‘닭강정’ 가게가 보였어요. 저 또한 줄을 기다려서 맛을 봤는데 상당히 맛있었습니다. 그런데 맛보다 인상에 깊이 남았던 것은 닭강정을 1인분씩 소량으로 테이크아웃 해주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보통 치킨하면 반 마리, 한 마리 생각하잖아요. 이 틈새시장을 잘 활용하면 한국에서 충분히 성공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의 ‘꿀삐닭강정’의 탄생 배경이죠.
Q. 런칭한 지 단 1년 만에 100여개 가맹점을 모은 것은 대단한 성과인 것 같습니다. 그 비결을 살짝 귀띔해주신다면?
프랜차이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맛은 기본이고, 맛있는 음식을 만들기 위한 시스템입니다. 이 시스템을 확립하기 위해서 3년이란 개발 기간이 필요했습니다. 첫째로 닭을 누가 튀기느냐에 따라 맛이 다르기 때문에 맛의 통일화가 필요했고, 둘째로 튀김 냄새나 연기를 걸러내기 위해 덕트 공사를 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 부분도 비용을 절감시키기 위한 방법도 필요했습니다.
이 때 생각한 것이 바로 ‘최첨단 자동 튀김기’입니다. AOF(Auto Operation Fryer System)라고 불리는 시스템이죠. 이 기계를 활용하면 조리를 따로 할 필요 없이 기계가 알아서 조리해준다는 장점이 있고, 또한 특수 필터를 내장해서 튀김 냄새나 연기를 걸러줌으로써 덕트 공사도 따로 할 필요가 없습니다. 완벽한 1인 시스템으로 가게를 운영할 수 있는 시스템이죠. 지금 굉장히 쉽게 들리지만, 이 시스템을 생각하기까지, 그리고 또 개발하기까지 3년 동안 정말 많이 고생했습니다.
Q. 미술에 대한 미련은 안 남으시나요?
아예 없다면 거짓말이겠죠. 대신에 홈페이지 디자인, 전단지 작업, 인테리어 등 사업을 하면서 미술적 감각이 요구되는 일들에는 제가 두 손 두 발 벗고 직접 나섭니다. 덕분에 인건비 절감도 되고요. (웃음) 이런 부분들에서 미술의 꿈을 대신 실현할 수 있고, 사업에 시너지 효과도 많이 나기 때문에 오히려 지금이 더 좋습니다. 미술과 사업,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았다고 생각해요.
Q. 이제부터 시작인 것 같은데요.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올해 2012년 1월 ‘꿀삐닭강정’ 직영점 오픈을 시작으로 지난 달 기준으로 가맹점 100개가 넘었습니다. 매출도 약 45억 정도 달성했고요. 곧 중국, 필리핀에 지점 오픈도 준비 중에 있습니다. 너무 급속도로 성장한 것 아니냐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리지만, 이 사업을 위해 일본에서 공부했던 기간, 그리고 AOF 시스템을 개발하기까지 걸렸던 시간까지 고려하면 굉장히 준비를 많이 한 사업입니다. 앞으로 지금의 성장세를 더 확대하기 위해 지금의 프랜차이즈 시스템을 좀 더 고도화시키는 작업을 할 거고요. 중장기적으로는 지금의 프랜차이즈 사업을 국내 1위, 해외 1위 브랜드로 성장시킬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요즘 이상준 대표는 소설 읽기에 푹 빠졌다고 합니다. ‘정완진의 The CEO' 제작진이 이상준 대표를 찾은 날도 그는 소설책을 읽고 있었습니다. 사업을 하다 보면 감성을 죽이고 이성과 냉정을 되찾아야 할 때가 굉장히 많은데, 그러다 보니 직원들과 감성적으로 교류하는 능력이 떨어진 것 같다는 것이 그 이유입니다. CEO로서 직원들의 마음을 더 잘 알고, 읽게 되면 직원들이 일하기 좋은 직장, 즐거운 직장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 그의 생각이라고 합니다. 34살 젊은 CEO, 이상준 대표의 미래는 그래서 더 밝은 것 같습니다.
- 정완진의 The CEO 제작팀 -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