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들의 ‘팔자’ 행진, 이제는 멈출 수 있을까.
거침없이 팔아 치우던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도 행진이 11거래일 만에 간신히 멈췄다. 24일 외국인 투자자들은 장중에서 539억원어치를 사들이면서 지난 10일부터 10거래일 동안 계속된 순매도에서 벗어났다. 미국 경제성장률 호조에 기대를 걸면서 호전된 시각을 반영했다. 덕분에 코스피(1946.61)도 전 거래일보다 7.59포인트(0.39%) 올랐다. 금융투자업계는 이 같은 반전을 계기로 외국인 투자심리가 내년까지 이어져 코스피를 지속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국내 증시에서 연말 ‘산타랠리’가 실종된 것은 계속된 외국인 순매도 영향이 컸다. 연속 순매도 기간을 따져보면 지난 10월 1일부터 17일까지 11거래일 동안 지속된 이래 올해 들어 두 번째 최장 기간이다. 순매도액 규모는 오히려 이번이 더 컸다. 외국인들이 이 기간 팔아 치운 총금액은 2조9849억원으로 3조원에 육박한다. 10월 당시 순매도액 2조4269억원을 능가한 액수다.
특히 외국인들은 매도 기간에 대형 종목 위주로 팔아 치웠다. 삼성전자를 1조618억원어치 매도했고 제일모직(5158억원) 현대차(2763억원) 삼성SDS(2311억원) 등 시가총액이 큰 종목을 위주로 차익 실현에 나서면서 코스피를 크게 끌어내렸다.
외국인 순매도는 러시아 금융 불안과 그리스 정쟁 우려, 국제유가 급락 등으로 인한 신흥국 자금 이탈이 큰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연말 차익실현 등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 투매는 미국 달러화 강세가 지속되면서 신흥국 시장에서 자금을 빼내는 작업의 일환”이라며 “삼성전자 등 우량 종목을 많이 판 것은 우리 증시에서 자금을 빼내가면서 단기적으로 성적이 괜찮은 대표 종목을 판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증시에 복귀하지 않는 한 코스피가 내년에도 상승흐름을 타지 못할 것으로 전망한다. 실제로 외국인들은 코스피지수에 큰 영향을 끼쳐왔다. 지난 외국인 순매도 기간(10~23일) 동안 코스피는 31.93포인트 하락했고 무려 5242억원을 팔아 치운 18일에는 1900선이 무너져 1897.50까지 급락하기도 한 것이 방증이다. 전문가들은 이날 외국인이 매수세로 돌아서면서 연속 순매도 행진을 멈췄지만 추세적인 매수로 보기는 힘들다고 판단한다. 외국인 자금 이탈 속도는 느려질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 트렌드가 계속될 것이라는 얘기다. 특히 내년 초에 미국이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달러 강세가 예상되고, 기업 실적 회복도 더디게 진행되면서 장기간 순매수를 지속할 만한 모멘텀이 없다는 것이다. 올해 4분기 기업 실적에 대한 우려도 더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오승훈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매도세를 잠시 멈추고 자금 이탈 속도를 늦출 수는 있겠지만 미국 달러 강세로 신흥국 자금이 계속 이탈하는 지금의 프레임을 깨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나마 삼성전자 등의 연말 배당 투자 기대감과 미국 경제 호전, 유럽 투자심리 개선 등을 기대할 만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코스피 매도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12월 중순만 해도 40%에 육박했는데 25% 정도까지 많이 내려왔다”며 “앞으로 특별한 악재가 나오지 않는 한 배당에만 주목하더라도 수급 쪽에서 지수를 지탱하는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병득 기자 / 손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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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침없이 팔아 치우던 외국인 투자자의 순매도 행진이 11거래일 만에 간신히 멈췄다. 24일 외국인 투자자들은 장중에서 539억원어치를 사들이면서 지난 10일부터 10거래일 동안 계속된 순매도에서 벗어났다. 미국 경제성장률 호조에 기대를 걸면서 호전된 시각을 반영했다. 덕분에 코스피(1946.61)도 전 거래일보다 7.59포인트(0.39%) 올랐다. 금융투자업계는 이 같은 반전을 계기로 외국인 투자심리가 내년까지 이어져 코스피를 지속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국내 증시에서 연말 ‘산타랠리’가 실종된 것은 계속된 외국인 순매도 영향이 컸다. 연속 순매도 기간을 따져보면 지난 10월 1일부터 17일까지 11거래일 동안 지속된 이래 올해 들어 두 번째 최장 기간이다. 순매도액 규모는 오히려 이번이 더 컸다. 외국인들이 이 기간 팔아 치운 총금액은 2조9849억원으로 3조원에 육박한다. 10월 당시 순매도액 2조4269억원을 능가한 액수다.
특히 외국인들은 매도 기간에 대형 종목 위주로 팔아 치웠다. 삼성전자를 1조618억원어치 매도했고 제일모직(5158억원) 현대차(2763억원) 삼성SDS(2311억원) 등 시가총액이 큰 종목을 위주로 차익 실현에 나서면서 코스피를 크게 끌어내렸다.
외국인 순매도는 러시아 금융 불안과 그리스 정쟁 우려, 국제유가 급락 등으로 인한 신흥국 자금 이탈이 큰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연말 차익실현 등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김학균 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 투매는 미국 달러화 강세가 지속되면서 신흥국 시장에서 자금을 빼내는 작업의 일환”이라며 “삼성전자 등 우량 종목을 많이 판 것은 우리 증시에서 자금을 빼내가면서 단기적으로 성적이 괜찮은 대표 종목을 판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한국 증시에 복귀하지 않는 한 코스피가 내년에도 상승흐름을 타지 못할 것으로 전망한다. 실제로 외국인들은 코스피지수에 큰 영향을 끼쳐왔다. 지난 외국인 순매도 기간(10~23일) 동안 코스피는 31.93포인트 하락했고 무려 5242억원을 팔아 치운 18일에는 1900선이 무너져 1897.50까지 급락하기도 한 것이 방증이다. 전문가들은 이날 외국인이 매수세로 돌아서면서 연속 순매도 행진을 멈췄지만 추세적인 매수로 보기는 힘들다고 판단한다. 외국인 자금 이탈 속도는 느려질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 트렌드가 계속될 것이라는 얘기다. 특히 내년 초에 미국이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달러 강세가 예상되고, 기업 실적 회복도 더디게 진행되면서 장기간 순매수를 지속할 만한 모멘텀이 없다는 것이다. 올해 4분기 기업 실적에 대한 우려도 더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오승훈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매도세를 잠시 멈추고 자금 이탈 속도를 늦출 수는 있겠지만 미국 달러 강세로 신흥국 자금이 계속 이탈하는 지금의 프레임을 깨기는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나마 삼성전자 등의 연말 배당 투자 기대감과 미국 경제 호전, 유럽 투자심리 개선 등을 기대할 만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경수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코스피 매도에서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12월 중순만 해도 40%에 육박했는데 25% 정도까지 많이 내려왔다”며 “앞으로 특별한 악재가 나오지 않는 한 배당에만 주목하더라도 수급 쪽에서 지수를 지탱하는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병득 기자 / 손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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