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재건축 숨통 ◆
21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진행된 오세훈 서울시장, 박형준 부산시장 초청 간담회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오 시장은 재건축 정책을 둘러싸고 입장차를 드러내며 평행선을 달렸다. 오 시장은 취임 이후 공시가격 개선, 민간 재건축 활성화, 종합부동산세의 지방세 전환 등을 쏟아내며 정부와 부동산 정책을 두고 '엇박자'를 보여왔다.
오 시장은 최근 방문한 여의도 시범아파트 단지를 예로 들며 "50년 된 아파트인데 집 안이나 상가를 가면 생활이나 장사가 불가능할 정도"라며 "재건축이 주변 집값을 자극한다는 우려로 막고 있는데 안전진단 배점을 20%에서 50%로 높여서 사실상 재건축을 원천봉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시범아파트와 같은 재건축 현장을 대통령이 한번 찾아달라"고 건의했다. 오 시장은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완화를 요청하는 공문을 이미 국토교통부에 전달한 상태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쉽게 재건축할 수 있게 하면 아파트 가격 상승을 부추길 수 있고 부동산 이익을 위해 멀쩡한 아파트도 재건축할 수 있으니 낭비가 아니냐"며 우려를 나타냈다. 다만 문 대통령은 "공공재개발을 추진하지만 신임 국토부 장관도 민간 재개발을 억제하고 못 하게 막으려는 게 아니다"며 "시장 안정 조치만 담보되면 얼마든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날 문 대통령이 야당 소속 지자체장만을 초청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그만큼 문 대통령의 소통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임기 말 부동산 정책, 코로나19 대응 등에서 1·2위 도시인 서울·부산시장의 협조가 절대적인 상황이다. 문 대통령이 지자체장을 청와대로 초청한 것은 2019년 2월 전국 215명의 시·군·구청장 등 기초자치단체장을 초청해 오찬을 한 이후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오 시장의 재건축 현장 방문 요청에 대해서도 "국토부로 하여금 서울시와 더 협의하게 하고 필요하면 현장을 찾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나아가 두 시장과 청와대 간 소통 '채널'을 구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에선 정무수석이 창구 역할을 맡는다.
부진한 백신 도입과 접종으로 국민 불안감이 커진 가운데 백신을 둘러싼 논의도 오갔다. 문 대통령은 "11월 집단면역이 가능하다고 보고 상반기 1200만명 플러스알파에 대해 차질 없이 접종할 것으로 본다"고 자신했다. 다만 초반 질병관리청에서 부작용을 감안해 신중하게 접근하는 통에 접종 속도가 늦어진 게 문제라는 입장을 보였다. 이 때문에 문 대통령은 "이젠 지자체가 자율성을 갖고 명단을 선정하면 방역당국은 물량을 공급하는 식으로 바꾸겠다"며 접종 방식 개선을 시사했다. 이어 "수급 불안보다는 백신을 속도감 있게 접종하지 못하는 게 문제"라며 "두 시장이 협조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초 계획한 백신 도입 일정이 줄줄이 늦어지는 가운데 문 대통령이 백신 수급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백신 수급도 여러 차례 독려하고 단단히 챙기라고 했다"며 "현장에서 접종률이 안 올라서 안타까워했다"고 전했다.
특히 최근 임명된 기모란 청와대 방역기획관을 둘러싼 논란에도 문 대통령은 "전혀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국민의힘 등 야권은 기 기획관이 그동안 K방역을 앞세우며 백신 도입에 미온적인 발언을 해왔고 남편이 더불어민주당 낙선자란 점에서 '코드·보은 인사'라며 임명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남편이 야당 국회의원인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 부인이 대법관이 된 문병호 전 의원, 처남이 이영훈 교수인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 사례를 들었다.
이날 문 대통령은 경색된 남북관계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서울시가 추진해온 2032년 서울·평양 공동올림픽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오 시장의 지원 요청에 문 대통령은 "아직 포기하기엔 이르다"며 "북한이 도쿄올림픽에 최종 불참하면 사실상 어려운 것으로 봐야 하지만 아직까진 북한의 최종 선택을 보고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또 조만간 포화상태가 되는 인천 서구 쓰레기 매립지 문제와 관련해 "용지를 미리 조성하기 위해 5년이 걸리기 때문에 조만간 환경부·서울시·경기도·인천시 4자 협의를 할 것이며 청와대가 중재와 지원을 해달라고 요청드렸다"고 밝혔다.
[임성현 기자 / 박승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1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진행된 오세훈 서울시장, 박형준 부산시장 초청 간담회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오 시장은 재건축 정책을 둘러싸고 입장차를 드러내며 평행선을 달렸다. 오 시장은 취임 이후 공시가격 개선, 민간 재건축 활성화, 종합부동산세의 지방세 전환 등을 쏟아내며 정부와 부동산 정책을 두고 '엇박자'를 보여왔다.
오 시장은 최근 방문한 여의도 시범아파트 단지를 예로 들며 "50년 된 아파트인데 집 안이나 상가를 가면 생활이나 장사가 불가능할 정도"라며 "재건축이 주변 집값을 자극한다는 우려로 막고 있는데 안전진단 배점을 20%에서 50%로 높여서 사실상 재건축을 원천봉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시범아파트와 같은 재건축 현장을 대통령이 한번 찾아달라"고 건의했다. 오 시장은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 완화를 요청하는 공문을 이미 국토교통부에 전달한 상태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쉽게 재건축할 수 있게 하면 아파트 가격 상승을 부추길 수 있고 부동산 이익을 위해 멀쩡한 아파트도 재건축할 수 있으니 낭비가 아니냐"며 우려를 나타냈다. 다만 문 대통령은 "공공재개발을 추진하지만 신임 국토부 장관도 민간 재개발을 억제하고 못 하게 막으려는 게 아니다"며 "시장 안정 조치만 담보되면 얼마든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날 문 대통령이 야당 소속 지자체장만을 초청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그만큼 문 대통령의 소통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임기 말 부동산 정책, 코로나19 대응 등에서 1·2위 도시인 서울·부산시장의 협조가 절대적인 상황이다. 문 대통령이 지자체장을 청와대로 초청한 것은 2019년 2월 전국 215명의 시·군·구청장 등 기초자치단체장을 초청해 오찬을 한 이후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오 시장의 재건축 현장 방문 요청에 대해서도 "국토부로 하여금 서울시와 더 협의하게 하고 필요하면 현장을 찾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나아가 두 시장과 청와대 간 소통 '채널'을 구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청와대에선 정무수석이 창구 역할을 맡는다.
부진한 백신 도입과 접종으로 국민 불안감이 커진 가운데 백신을 둘러싼 논의도 오갔다. 문 대통령은 "11월 집단면역이 가능하다고 보고 상반기 1200만명 플러스알파에 대해 차질 없이 접종할 것으로 본다"고 자신했다. 다만 초반 질병관리청에서 부작용을 감안해 신중하게 접근하는 통에 접종 속도가 늦어진 게 문제라는 입장을 보였다. 이 때문에 문 대통령은 "이젠 지자체가 자율성을 갖고 명단을 선정하면 방역당국은 물량을 공급하는 식으로 바꾸겠다"며 접종 방식 개선을 시사했다. 이어 "수급 불안보다는 백신을 속도감 있게 접종하지 못하는 게 문제"라며 "두 시장이 협조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초 계획한 백신 도입 일정이 줄줄이 늦어지는 가운데 문 대통령이 백신 수급에는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백신 수급도 여러 차례 독려하고 단단히 챙기라고 했다"며 "현장에서 접종률이 안 올라서 안타까워했다"고 전했다.
특히 최근 임명된 기모란 청와대 방역기획관을 둘러싼 논란에도 문 대통령은 "전혀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국민의힘 등 야권은 기 기획관이 그동안 K방역을 앞세우며 백신 도입에 미온적인 발언을 해왔고 남편이 더불어민주당 낙선자란 점에서 '코드·보은 인사'라며 임명 철회를 촉구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남편이 야당 국회의원인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 부인이 대법관이 된 문병호 전 의원, 처남이 이영훈 교수인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 사례를 들었다.
이날 문 대통령은 경색된 남북관계에도 불구하고 정부와 서울시가 추진해온 2032년 서울·평양 공동올림픽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오 시장의 지원 요청에 문 대통령은 "아직 포기하기엔 이르다"며 "북한이 도쿄올림픽에 최종 불참하면 사실상 어려운 것으로 봐야 하지만 아직까진 북한의 최종 선택을 보고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또 조만간 포화상태가 되는 인천 서구 쓰레기 매립지 문제와 관련해 "용지를 미리 조성하기 위해 5년이 걸리기 때문에 조만간 환경부·서울시·경기도·인천시 4자 협의를 할 것이며 청와대가 중재와 지원을 해달라고 요청드렸다"고 밝혔다.
[임성현 기자 / 박승철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에 대해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