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숨 막히는 폭염에도 그저 이번 여름도 무사히 지나가기만을 기다려야 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바로 창문 없는 단칸방에서 여름을 나야 하는 쪽방촌 주민들과 야외 건설 현장의 노동자들입니다.
심가현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 기자 】
뙤약볕이 내리쬐는 오후 2시, 서울 영등포의 쪽방촌입니다.
시원한 생수를 실은 손수레가 좁은 골목을 분주히 움직입니다.
넘겨받은 물병을 몸에 대보고, 주위 아스팔트에 연신 물을 뿌려봐도 찌는 듯한 열기는 쉽게 가시지 않습니다.
▶ 스탠딩 : 심가현 / 기자
- "이곳 주민 대부분이 이렇게 다닥다닥 붙어 있는 1.2평 남짓한 방에서 이번 여름을 나야 합니다."
에어컨은 커녕 창문도 없는 방안에는 낡은 선풍기 한 대만이 뜨거운 공기를 내뿜습니다.
▶ 인터뷰 : 이광휴 / 쪽방촌 주민
- "올해 더 덥구먼, 작년보다. 참아야지 더워도 참아야 해. 하루에 목욕을 두 번씩은 해야지."
야외 건설 현장에서도 폭염과의 전쟁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최은섭 / 건설노조 대전충북지역본부장
- "기상청이 발표한 낮 최고기온이 31도라면 건설현장에서는 이미 40도에 육박한다. 뜨거운 냄비 같은 안전모를 쓰고 땀이 배 물이 뚝뚝 떨어지는 마스크를 하고 …."
고용노동부의 열사병 예방 수칙 을 보면, 사업장의 체감온도가 33도 이상이 이틀 이상 이어지면 오후 2시~5시엔 옥외 작업을 줄이고, 이틀 이상 35도를 넘어가면 작업을 아예 멈춰야 합니다.
하지만, 현장에서 실제로 작업 시간이 단축되거나 중단되는 경우는 많지 않습니다
폭염에 무방비로 노출되는 사회 취약계층과 옥외 노동자들에 대한 강화된 정책과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는 지적입니다.
MBN뉴스 심가현입니다. [gohyun@mbn.co.kr]
[영상취재 : 김병문 기자·전범수 기자, 영상편집 : 이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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