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자흐·아제르가 공동조사 중…원하면 조사 도울 준비 돼 있어"
존 커비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 (사진=연합뉴스)
미국 백악관은 현지시간 27일 카자흐스탄에서 발생한 아제르바이잔 여객기 추락사건과 관련, 초기 조사 결과 러시아의 방공 시스템에 오인 격추됐다는 징후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온라인 브리핑에서 "우리는 해당 여객기가 러시아의 방공 시스템에 의해 격추됐을 가능성을 확실히 가리키는 몇 가지 초기 조사의 징후를 확인했다"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어 "현재 (추락 원인에 대한) 조사가 진행 중이고, 카자흐스탄과 아제르바이잔이 공동으로 조사를 수행하고 있다"며 "우리는 그들이 원하고 필요하다면 조사를 지원하겠다고 했다"고 강조했습니다.
커비 보좌관은 또 "조 바이든 대통령은 계속 진행 상황을 파악 중이고, 최신 정보를 받아보고 있다"며 "대통령은 외교관이나 NSC 당국자를 통해 미국이 기꺼이 그들을 도울 준비가 돼 있다는 것을 아제르바이잔 정부에 확실히 전달했으면 한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아제르바이잔 항공 J2 8243편 여객기는 지난 25일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출발해 러시아 그로즈니로 향하던 중 갑자기 항로를 변경했고, 카자흐스탄 서부 악타우에서 착륙을 시도하다가 추락했습니다. 여객기에는 아제르바이잔인 37명, 러시아인 16명 등 67명이 탑승했는데 이 중 38명이 숨졌습니다.
사고 당시 추락 원인으로 새 떼와의 충돌이 거론됐으나, 이후 미국 등 서방 언론은 추락 후 여객기 꼬리 부분의 지대공 미사일 방어 시스템에 맞아 생긴 듯한 충돌 자국과 작은 구멍들, 이를 분석한 전문가 의견을 토대로 러시아의 오인 격추설을 제기했습니다.
AFP 통신에 따르면 라샤드 나비예프 아제르바이잔 교통장관 역시 기자들에게 "전문가 의견과 목격자 진술에 기반해 '외부 방해'가 있었다는 결론을 내릴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아제르바이잔 현지 매체도 아제르바이잔 정부의 예비 조사 결과 추락 여객기가 그로즈니에 접근하는 도중 러시아 방공시스템의 공격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고, 해당 여객기가 그로즈니 상공을 비행할 때 러시아 방공망이 우크라이나 드론 격추를 시도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커비 보좌관은 브리핑에서 미국 정부의 '징후'가 전문가 등의 분석보다 더 많은 정보에 의해 포착한 것인지를 묻자 "짧게 답하면 그렇다"고 밝혔습니다.
[ 안보람 기자 ggarggar@mbn.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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