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푸아뉴기니서 금광 놓고 부족 간 대규모 총격전…수십 명 사망

지난 5월 대규모 산사태로 혼란한 틈타 금광 차지하기 위한 부족 다툼 거세져
파푸아뉴기니, 호주 북쪽 뉴기니섬 동쪽 지역으로 다양한 부족 거주

파푸아뉴기니 산악 지역에서 대규모 금광을 놓고 부족 간 총격전이 벌어지면서 수십명이 사망했습니다.

17일(현지시간) 현지 매체 포스트 쿠리어와 외신 등에 따르면 최근 파푸아뉴기니 서부 엥가주 포르게라 계곡 인근에서 두 부족이 금광을 놓고 대규모 총격전을 벌였고 이 과정에서 최소 20명이 사망했습니다.

유엔 파푸아뉴기니 인도주의 고문인 마테 바고시는 파푸아뉴기니 경찰이 정확한 사망자 수를 밝히지 않고 있지만, 현지 당국과 지역 주민 말에 따르면 최소 20명, 최대 50명이 숨진 것으로 보인다며 "전투가 계속되고 있다"고 AP 통신에 말했습니다.

데이비드 매닝 파푸아뉴기니 경찰청장은 전투가 계속되면서 지난 14일 이 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금광 운영도 중단시켰다면서 "불법 광부와 불법 정착민들이 금광을 관리하는 전통적인 부족을 공격하면서 벌어진 일"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파푸아뉴기니 정부는 이번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보안군을 투입했으며, 유엔도 부족민들을 지원하기 위한 재난 관리팀을 파견 할 계획입니다.

엥가주 포르게라 계곡은 대규모 금광이 있는 지역입니다. 이 때문에 이 지역을 차지하려고 부족 간 전투도 끊임없이 벌어집니다.

특히 지난 5월 최대 2천명이 매몰된 대규모 산사태가 발생한 뒤 혼란을 틈타 이 지역을 차지하려는 부족 간 다툼이 더 거세지고 있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습니다.

파푸아뉴기니는 호주 북쪽 뉴기니섬 동쪽 지역입니다. 산악지역과 열대우림 지역에는 중앙 정부의 영향력이 거의 미치지 않아 다양한 부족이 자신들의 방식으로 살아갑니다.

이들은 문화나 언어가 서로 달라 부족 간 전쟁도 자주 벌어집니다. 최근에는 창이나 칼과 같은 무기를 쓰던 과거와 달리 소총이나 폭탄 등이 사용되면서 대규모 유혈 사태가 벌어지는 일들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때문에 지난 7일 프란치스코 교황은 파푸아뉴기니를 찾은 자리에서 "부족 간 폭력은 많은 희생자를 낳고 사람들이 평화롭게 사는 것을 방해하며 발전을 저해하기 때문에 종식되기를 특별히 희망한다"고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김유민 디지털뉴스부 인턴 기자 mikoto230622@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