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 비행기 놓쳐 생존...해당 여객기 10여명 못 탔던 듯
당국, 블랙박스 회수·조사 개시…사고 원인으로 결빙 등 지목
현지시간 9일 브라질 상파울루 주택가에 여객기가 추락해 탑승자 전원이 숨진 가운데, 탑승구를 잘못 찾았다가 비행기를 놓치는 바람에 화를 피한 승객들의 사연이 전해졌습니다.당국, 블랙박스 회수·조사 개시…사고 원인으로 결빙 등 지목
이날 CNN방송에 따르면 이날 정오쯤 브라질 파라나주(州) 카스카베우를 떠나 상파울루주 과룰류스로 출발하려던 여객기에 타려던 승객 10여명이 잘못된 탑승구로 가 결국 탑승하지 못했습니다.
이날, 이 여객기에 탑승하지 못한 한 남성 승객은 브라질 현지 매체 글로부TV에 최소 10명이 다른 탑승구에서 대기하다가 이륙 직전에 비행기를 놓쳤다고 말했습니다.
이 승객은 직원들이 "'이미 탑승 시각을 지나서 이 비행기에 탈 수 없다'라고 말했다"라며 "'나를 이 비행기에 태워달라'라고 그들을 압박하기도 했지만, 그들은 '방법이 없다. 해줄 수 있는 건 비행기표를 다시 예약하는 것"이라고 했다"고 전했습니다.
다른 승객들도 탑승구를 잘못 찾았다는 것을 깨닫고 공항 직원들에게 비행기에 탈 수 있게 해달라고 했지만, 안 된다는 말을 들은 것으로 알려졌씁니다.
그러나 이들이 놓친 비행기는 이륙한 지 약 1시간 20분 뒤 상파울루주 비녜두 지역의 주택가 인근 지상에 추락했고, 탑승자 전원이 사망했습니다.
이 소식을 접한 승객은 "다리가 떨린다. 내 기분은 오직 신만이 아실 것이다. 우리는 다행히도 그 비행기에 타지 않았다"라고 말하며 가슴을 쓸어내렸습니다.
이날 추락한 비행기는 상파울루에 본사를 둔 '보이패스'(Voepass) 항공사의 ATR-72 기종 쌍발 터보프롭 여객기입니다. 68명 정원의 이 항공기에는 당시 승객 57명과 승무원 4명 등 61명이 타고 있었는데, 탑승자 모두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현재까지 지상에 있던 주민 중 인명 피해 보고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대통령은 이번 사고의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해 3일간의 애도 기간을 선포한다고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밝혔습니다.
브라질 당국은 현장에서 수거한 블랙박스를 토대로 정확한 경위를 조사할 예정입니다.
[오지예 기자/calling@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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