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9년 빌려간 아서 코난 도일 소설 '피난민'…연체료는 없어
지난달 27일 핀란드 수도 헬싱키의 중앙 도서관에 '셜록 홈즈' 작가로 유명한 아서 코난 도일의 소설책이 무려 84년 만에 반납된 일이 일어났습니다.
지난달 31일 CNN방송은 1939년에 누군가가 빌려 갔던 도일의 소설 '피난민' 핀란드어 번역본이 헬싱키 중앙 도서관에 반납됐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소설은 프랑스 왕 루이 14세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습니다.
반납된 책 뒤표지 안쪽에는 도서 대출 카드가 들어있었고, 반납 기한은 1939년 12월 27일 이었습니다. 직원들은 대출 카드를 근거로 1939년 이 책을 빌려 간 사람이 헬싱키 푸르시미에헹카투 지역에 살던 사업가라고 추측했습니다.
다만 책을 반납한 사람과 당초 대출한 사람이 어떤 관계인지 직원들은 파악할 수 없었고 반납자에게도 이에 관해 묻지 않았다고 합니다.
해당 도서관 사서인 헤이니 스트란트는 "가끔 수십 년이 지나서 책이 돌아오는 경우가 있는데 대체로 사망한 사람의 유품에서 가족이나 친구가 발견한 경우가 많다"며 "이 책도 그런 경우일지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CNN은 이 책이 대출됐던 시점이 소련이 핀란드를 공격한 1939년이라는 점을 들며, 이러한 사실이 오랜 기간 책이 미납된 이유와 연관이 있을 수 있다고 추정했습니다.
1939년 11월 30일 소련의 핀란드 침공으로 발발한 일명 '겨울 전쟁'은 1940년 3월 13일까지 이어졌습니다.
스트란트 사서는 "반납 기일 불과 한 달 전에 전쟁이 시작됐기 때문에 해당 일자에 대출자들은 책 반납을 생각할 여력이 없었을 것"이라고 추측했습니다.
도서관 측은 반납된 도서가 다시 대출이 가능할 만큼 상태가 양호하다고 밝혔습니다.
헬싱키 중앙 도서관의 연체료는 최대 6유로(9,000원)이다. 하지만, 이번에 반납된 책의 경우 시간이 많이 흘러 도서관 시스템에 연체 기록이 남아있지 않은 까닭에 연체료가 부과되지 않는다고 도서관은 설명했습니다.
[김경태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dragonmoon20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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