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차량이 자율주행 하는 것 아냐…운전자의 적극적인 감독 필요"
미국에서 '완전 자율 주행' 시스템 FSD(Full-Self Driving)를 켜고 달리던 테슬라 차량이 열차와 충돌할 뻔한 아찔한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차량이 전방의 철로와 건널목 신호등을 감지하지 못한 것인데, 사고 영상이 확산하면서 안전성 논란도 불거지고 있습니다.
28일(현지시간) 미 NBC 뉴스에 따르면, 테슬라 FSD 사고 동영상의 주인인 운전자 크레이그 도티는 테슬라의 FSD 기술에 문제가 있거나, 최소한 자신의 차량에 탑재된 FSD 소프트웨어에 결함이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해당 사고 영상을 보면 전방에 위치한 철로 위로 기차가 지나가고 있는 가운데, 차량이 속도를 줄이지 않고 기차를 향해 그대로 달리다가 충돌 직전 오른쪽으로 방향을 틀어 건널목 차단기에 부딪힌 뒤에야 멈췄습니다.
이 영상은 온라인에서 수백만 건의 조회수를 기록했습니다.
열차 건널목과 충돌해 파손된 테슬라 차량 / 사진=NBC뉴스 유튜브 채널 게시물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도티는 이 사고가 지난 8일 오하이오주에서 발생했으며, 당시 차량은 시속 60마일(96㎞)로 주행 중이었다고 전했습니다.
경찰의 사고 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안개가 자욱한 상태였지만, 사고 시점 기준 최소 5초 전에 건널목 신호등의 빨간불이 깜박이는 것이 차량 내 블랙박스 영상에도 담겼습니다.
도티는 당시 FSD 시스템을 이용 중이었으며, 차량이 건널목의 신호등을 보고 멈출 것으로 예상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차량이 속도를 줄이지 않고 그대로 직진하자, 자신이 직접 브레이크를 밟고 운전대를 옆으로 돌렸다고 전했습니다.
그는 "내가 차 안에 있던 유일한 사람이니 사고는 당연히 내 잘못"이라면서도 "하지만 그 망할 차가 기차를 인식하지 못한 것이 더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불평했습니다.
사고를 조사한 경찰은 도티에게 차량 제어 실패를 문제 삼아 175달러(약 24만 원)의 벌금을 부과했습니다.
테슬라의 FSD는 그 이름에 '완전히 스스로 주행한다'는 뜻을 담고 있지만, 실상은 운전자의 상시 개입이 필요한 주행 보조 기능입니다. 차량 시스템에 운전대를 맡겼다가 위급 상황에서 운전자가 바로 개입하지 못할 경우, 자칫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테슬라는 홈페이지에 "차량은 최소한의 운전자 개입으로 거의 모든 곳에서 스스로 주행할 수 있으며 지속해서 개선될 것"이라면서도 "현재 사용할 수 있는 오토파일럿과 FSD 기능은 운전자의 적극적인 감독이 필요하며 차량이 자율적으로 주행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테슬라는 이 제품을 일시불 8천 달러(약 1,090만 원) 또는 월 99달러에 구독형으로 판매하고 있습니다.
[박혜민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floshmlu@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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