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문 흔적 테러범 만신창이로 법정에…"비상구 잠겨 있어 탈출 어려웠다"

【 앵커멘트 】
모스크바 공연장에서 테러를 저지른 핵심 용의자 4명이 러시아 법원에 출석했습니다.
이들은 고문의 흔적으로 보이는 멍과 상처가 가득한 얼굴로 나타났습니다.
러시아 당국과 밀접한 SNS에는 고문 영상까지 올라오면서 불필요한 잔혹 행위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최희지 기자입니다.


【 기자 】
모스크바 공연장 테러의 핵심 피의자 4명의 모습이 러시아 법정에서 공개됐습니다.

얼굴에 피가 묻은 상처가 그대로 굳어 있거나 눈 주위가 부어 눈을 제대로 뜨지 못하고 시퍼런 멍 자국도 보입니다.

한쪽 귀에 커다란 붕대를 감거나, 휠체어를 탄 채 출석한 테러범도 있습니다.

러시아 친정부 성향 SNS에 이들을 구타하고 전기충격기와 망치 등을 이용해 고문하는 영상이 올라온 점에 비춰, 조사 과정에서 고문을 당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들은 모두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고, 모스크바 바스마니 지방법원은 약 2개월 구금을 명령했습니다.

▶ 인터뷰 : 옐레나 렌즈카야 / 판사
- "구금 기간은 1개월 28일입니다. 2024년 5월 22일까지."

범죄 혐의가 유죄로 판결되면 피의자들은 최대 종신형에 처할 수 있습니다.

테러로 인한 사망자가 최소 137명으로 늘어난 가운데 공연장의 비상구가 잠겨 있어 인명피해가 커졌다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실제로 한 생존자가 촬영한 영상에는 비상구가 잠겨 있자 사람들이 우왕좌왕하며 탈출을 시도하는 모습이 담겨 있습니다.

▶ 인터뷰 : 파벨 샴파노프 / 테러 생존자
- "사람들은 탈출구를 찾고 있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지붕으로 올라가려고 했고, 어떤 사람들은 머물기로 했습니다."

러시아 현지 매체들은 비상구 계단에 시신 여러 구가 쌓여 있었다며 연기 흡입으로 숨진 사람이 더 많을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자신들이 테러를 벌였다고 주장한 이슬람국가, IS는 총격을 가하는 90초 분량의 테러 현장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MBN뉴스 최희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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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편집: 이우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