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테 '신곡'에 등장했던 두 개의 탑, 붕괴 위험으로 폐쇄 조치

이탈리아 북부 도시 볼로냐의 상징이자 단테의 '신곡'에도 등장했던 이탈리아의 명물 '두 개의 탑'이 붕괴 위험으로 주말 동안 폐쇄됐습니다.

23일(현지시간) 루차 보르곤초니 문화부 차관은 지역 일간지 쿼티디아노 나치오날레를 통해, 가리센다 탑에 설치된 센서에 비정상적인 흔들림이 감지돼 폐쇄 조처를 했다고 전했습니다.

보르곤초니 차관은 "최근 이 탑에서 나온 과학적 데이터는 우려스럽다"며 "아마도 탑의 보존을 담당하는 시립 과학위원회가 상황을 과소평가한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가리센다 탑은 1109년에서 1119년 사이에 지어진 탑으로, 아시넬리 탑과 함께 볼로냐의 랜드마크 역할을 해왔습니다.

볼로냐의 중세 귀족 가문들에서 자신의 힘을 과시하기 위한 목적으로 75개의 탑을 세웠으나, 이중 20개만 남은 상태입니다. 남은 탑들 중 가장 높은 아시넬리 탑(97m)과 가리센다 탑(48m)이 일명 "쌍둥이 탑", "두개의 탑"으로 불리는 등 인기가 가장 많습니다.

가리센다 탑은 중심축에서 4도 정도 기울어져 있는 상태입니다. 연약한 지반 위에 기초 공사를 충실히 하지 않고 지어 지반이 탑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기울어진 것입니다.

가리센다 탑은 건축 직후부터 기울기 시작해 1350년에는 무너질 것을 우려해 꼭대기 10ｍ가 철거되기도 했습니다.

최근 가리센다 탑이 더 기울어진 것으로 파악되자, 구조 전문가들은 안전성 진단에 나섰습니다. 붕괴를 예고할 수 있는 균열 신호가 감지되자 볼로냐 시 당국은 탑과 그 주변 지역을 폐쇄해 시민들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차단했습니다.

현지 언론매체들은 가리센다 탑 역시 붕괴를 막기 위해 지반 강화 작업이 진행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브로곤초니 차관은 "탑을 보강하고 더 안전하게 만들기 위한 조치가 취해질 것"이라며 유럽연합(EU)으로부터 지원받은 코로나19 회복 기금에서 500만 유로(약 72억 원)를 떼어내 여기에 사용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최혜원 디지털뉴스부 인턴기자 befavoriteone@gmail.com]